SBS 는 재벌가의 막내딸 모네(정소민)의 첫사랑 이야기로 시작된다. 엄마가 좋아하는 화가로부터 따온 이름과 함께 온실 속 장미처럼 충분한 물과 빛과 영양을 공급받으며 비바람을 모르고 살아온 모네는 정체불명의 남자 건욱(김남길)을 만나면서부터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뿌리부터 흔들림을 느낀다. 순수하지만 순진하지만은 않은, 티 없이 해맑지만 그래서 더 예측할 수 없는 이 소녀와 함께 정소민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소녀로 빚은 얼굴, 어른으로 말하는 입 “모네는 마냥 온실 속 화초라기보다, 자라면서 자기도 예민하게 생각한 부분들이 있었을 거예요. 내가 볼 땐 분명히 아닌 건데도 사람들이 괜히 아부를 하고 가식적으로 대하는 것에 대해, 모르는 것 같지만 다 알고 있고 굉장히 질려 있는 상태였던 거죠. 그런데 건욱이는 그런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에 빠져든 것 같아요. 그리고 모네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성격이니까 한번 푹 빠지면 그것만 보고 가는 거죠. (웃음)” 벌어지기 직전의 꽃봉오리 같은, ‘소녀’ 라는 단어를 형상화해놓은 것처럼 희고 앳된 얼굴이지만 캐릭터의 히스토리에대한 깊이 있는 접근은 가 첫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른스럽다.
사실 “거침없고 뒤돌아보지 않는 모네에 비해 소심한 구석이 많다”는 정소민 역시 자라면서 부모님의 속을 몇 번 썩였다. 초등학교 때 취미로 시작한 발레를 부모님 반대로 그만뒀지만 무용을 계속하기 위해 성적을 올려 가면서 투쟁한 끝에 다시 시작했다. 물만 마셔도 체할 만큼 고된 트레이닝의 연속이었지만 첫 콩쿨 무대에 서는 순간 느꼈다. “그 힘든 연습 과정을 다 잊게 될 만큼 ‘아, 이래서 하는구나’ 싶었어요. 시험받으러 나간 곳인데도.” 그리고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 배우기 시작한 연기를 통해 새로운 무대를 만났다. “처음 연습실에 가서 보는데 뒤통수를 탁 맞은 것처럼 몽롱해지면서 세포 하나하나가 다 살아나는 기분이 드는 거예요!” 또다시 부모님을 설득해 연기로 진로를 바꿨다. 뒤늦게 입시 준비를 시작했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배우라는 말 안에 모든 게 다 들어 있어요” 데뷔와 동시에 주목받으며 신데렐라로 떠올랐지만 정소민은 당황하지도 조급해하지도 않는다.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저에 대한 좋은 글, 나쁜 글 안 가리고 보려고 해요. 눈 감고 귀 막고 안 듣는다고 되는 게 아니란 걸 알기 때문에. 그리고 조금 흔들리더라도 저한테 제일 중요한 게 뭔지 생각하면 흔들릴 이유가 없다는 걸 알거든요.” 아직은 자신을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낯선지 망설이듯 조심스레 이야기하지만 정소민에게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가고자 하는 길을 뚜렷하게 알고 있는 사람 특유의 곧은 태도가 드러난다. 그래서 흐드러지게 웃을 때는 아이 같다가도 카메라를 똑바로 마주할 때의 도발적인 표정에서는 매혹적인 여인이 느껴지는 것처럼 다양한 매력을 지닌 얼굴만큼 이 가냘픈 여배우에게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어떤 화려한 수식어가 붙지 않아도 ‘배우’ 딱 두 글자로 설명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냥 그 말 안에 모든 게 다 들어 있는 것 같아요” 신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러나 좀처럼 이루기 쉽지 않은 꿈으로부터 정소민이 조금 더 가까워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은 얼굴의 배우가, 오랜만에 나타났다.
글. 최지은 five@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이지혜 seven@
소녀로 빚은 얼굴, 어른으로 말하는 입 “모네는 마냥 온실 속 화초라기보다, 자라면서 자기도 예민하게 생각한 부분들이 있었을 거예요. 내가 볼 땐 분명히 아닌 건데도 사람들이 괜히 아부를 하고 가식적으로 대하는 것에 대해, 모르는 것 같지만 다 알고 있고 굉장히 질려 있는 상태였던 거죠. 그런데 건욱이는 그런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에 빠져든 것 같아요. 그리고 모네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성격이니까 한번 푹 빠지면 그것만 보고 가는 거죠. (웃음)” 벌어지기 직전의 꽃봉오리 같은, ‘소녀’ 라는 단어를 형상화해놓은 것처럼 희고 앳된 얼굴이지만 캐릭터의 히스토리에대한 깊이 있는 접근은 가 첫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른스럽다.
사실 “거침없고 뒤돌아보지 않는 모네에 비해 소심한 구석이 많다”는 정소민 역시 자라면서 부모님의 속을 몇 번 썩였다. 초등학교 때 취미로 시작한 발레를 부모님 반대로 그만뒀지만 무용을 계속하기 위해 성적을 올려 가면서 투쟁한 끝에 다시 시작했다. 물만 마셔도 체할 만큼 고된 트레이닝의 연속이었지만 첫 콩쿨 무대에 서는 순간 느꼈다. “그 힘든 연습 과정을 다 잊게 될 만큼 ‘아, 이래서 하는구나’ 싶었어요. 시험받으러 나간 곳인데도.” 그리고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 배우기 시작한 연기를 통해 새로운 무대를 만났다. “처음 연습실에 가서 보는데 뒤통수를 탁 맞은 것처럼 몽롱해지면서 세포 하나하나가 다 살아나는 기분이 드는 거예요!” 또다시 부모님을 설득해 연기로 진로를 바꿨다. 뒤늦게 입시 준비를 시작했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배우라는 말 안에 모든 게 다 들어 있어요” 데뷔와 동시에 주목받으며 신데렐라로 떠올랐지만 정소민은 당황하지도 조급해하지도 않는다.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저에 대한 좋은 글, 나쁜 글 안 가리고 보려고 해요. 눈 감고 귀 막고 안 듣는다고 되는 게 아니란 걸 알기 때문에. 그리고 조금 흔들리더라도 저한테 제일 중요한 게 뭔지 생각하면 흔들릴 이유가 없다는 걸 알거든요.” 아직은 자신을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낯선지 망설이듯 조심스레 이야기하지만 정소민에게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가고자 하는 길을 뚜렷하게 알고 있는 사람 특유의 곧은 태도가 드러난다. 그래서 흐드러지게 웃을 때는 아이 같다가도 카메라를 똑바로 마주할 때의 도발적인 표정에서는 매혹적인 여인이 느껴지는 것처럼 다양한 매력을 지닌 얼굴만큼 이 가냘픈 여배우에게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어떤 화려한 수식어가 붙지 않아도 ‘배우’ 딱 두 글자로 설명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냥 그 말 안에 모든 게 다 들어 있는 것 같아요” 신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러나 좀처럼 이루기 쉽지 않은 꿈으로부터 정소민이 조금 더 가까워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은 얼굴의 배우가, 오랜만에 나타났다.
글. 최지은 five@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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