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혹시 저에 대해서 글을 쓰지 않으셨어요? 글 잘 읽었습니다.” 명함을 받은 유세윤은 대뜸 얼마 전에 ‘쿨하지 못해 미안해’에 대해 에 쓴 글을 언급했다. 내심 UV의 건방진 팝스타처럼 굴리라 기대한 입장에서 그의 친절한 인사는 약간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유세윤이 기자를 챙기다니, 나의 유세윤은 이렇지 않아!” 얼마 전에 그를 만났던 기자 L은 “오늘은 친한 친구 콘셉트”라며 마치 친구처럼 깨알 같은 대화를 나눴다는데, 나는 목소리부터 그의 친구가 되기엔 부담스러웠던 탓일까. 세윤신, 나도 좀 막 대해 줘요.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한 얼마 뒤부터, 유세윤이 그런 행동을 한 건 결코 ‘접대용’ 콘셉트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정말 자신의 음악에 대해 글을 쓴 사람과 음악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처음에는 혹시 감기가 걸린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낮게 깔리던 유세윤의 목소리는 음악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을 기점으로 특유의 밝은 목소리로 변해 있었다. 유세윤은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에 대해 묻자 쉴 새 없이 많은 뮤지션의 이야기를 했다. 밀리 바닐리와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에 열광하던 고교 시절. 여전히 퍼프 대디나 제이지의 음악을 틀고 다니며 랩을 흥얼거리는 지금. 마치 그의 생활은 모두 음악으로 가득찬 것 같았고, 모든 질문의 결론은 결국 음악에 대한 이야기로 끝났다. “뮤지가 음악적으로 정말 잘 맞는 친구”라거나, “뮤지와 좋아하는 뮤지션이 같아서 금새 친해졌다”라는 말이 몇 번이나 반복됐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동시에 유세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존중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 분위기를 풀기 위해 “비와 이효리와 함께 삼자구도를 이뤘는데 예상한 일이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는 장난기 하나 없는 모습으로 “내 음악은 이벤트 성이라 그들과 나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며 전문 가수와의 차이를 인정했다. 음악에 대해 진지한 뮤지션처럼 답하면서도 자신이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는 유세윤의 모습은 그가 어떻게 UV의 활동을 기획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실마리였다. 유세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 이상의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우리가 (방송)거리를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는 있어도 우리 스스로가 거리가 되고 싶지는 않다”는 말을 담담하게 하면서도, 그 사이에 “우리 CD는 가장 싸게 해주는 공장에서 찍은 거라 아껴 들어야 한다”는 말을 태연하게 한다. 하는 일 하나하나에는 진지하게 달려들지만, 그 목표는 결국 자신과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일이다.
그 때 쯤에야, 유세윤의 오늘 ‘콘셉트’를 알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음악에 대해 물어보러 온 사람에게 음악 이야기를 충실하게 할 수 있는 뮤지션인 UV의 멤버로 나선 것이다. 음악 이야기를 할 때면 수줍게 웃으면서 LA메틀과 하드록에 푹 빠졌던 고교 시절에 대해 말하는 남자가 유세윤이라니. 적어도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웃기는 남자 유세윤이 아니었다. 섬세하게 자신의 음악과 개그에 대해 말하고, 그러면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 보기 드문 소양을 갖춘 남자였다. 마치 광대의 가면을 벗겨보니 그 안에 온화한 예술가의 얼굴이 있었달까. 마지막까지 “음악 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유세윤의 말을 듣고 인터뷰를 마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아, 나도 정말 양상국처럼 그의 전 세계 투어를 따라 다녀야할까.
[스타ON]은 (www.10asia.co.kr)와 네이트(www.nate.com)가 함께 합니다.
글. 강명석 two@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한 얼마 뒤부터, 유세윤이 그런 행동을 한 건 결코 ‘접대용’ 콘셉트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정말 자신의 음악에 대해 글을 쓴 사람과 음악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처음에는 혹시 감기가 걸린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낮게 깔리던 유세윤의 목소리는 음악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을 기점으로 특유의 밝은 목소리로 변해 있었다. 유세윤은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에 대해 묻자 쉴 새 없이 많은 뮤지션의 이야기를 했다. 밀리 바닐리와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에 열광하던 고교 시절. 여전히 퍼프 대디나 제이지의 음악을 틀고 다니며 랩을 흥얼거리는 지금. 마치 그의 생활은 모두 음악으로 가득찬 것 같았고, 모든 질문의 결론은 결국 음악에 대한 이야기로 끝났다. “뮤지가 음악적으로 정말 잘 맞는 친구”라거나, “뮤지와 좋아하는 뮤지션이 같아서 금새 친해졌다”라는 말이 몇 번이나 반복됐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동시에 유세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존중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 분위기를 풀기 위해 “비와 이효리와 함께 삼자구도를 이뤘는데 예상한 일이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는 장난기 하나 없는 모습으로 “내 음악은 이벤트 성이라 그들과 나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며 전문 가수와의 차이를 인정했다. 음악에 대해 진지한 뮤지션처럼 답하면서도 자신이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는 유세윤의 모습은 그가 어떻게 UV의 활동을 기획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실마리였다. 유세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 이상의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우리가 (방송)거리를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는 있어도 우리 스스로가 거리가 되고 싶지는 않다”는 말을 담담하게 하면서도, 그 사이에 “우리 CD는 가장 싸게 해주는 공장에서 찍은 거라 아껴 들어야 한다”는 말을 태연하게 한다. 하는 일 하나하나에는 진지하게 달려들지만, 그 목표는 결국 자신과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일이다.
그 때 쯤에야, 유세윤의 오늘 ‘콘셉트’를 알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음악에 대해 물어보러 온 사람에게 음악 이야기를 충실하게 할 수 있는 뮤지션인 UV의 멤버로 나선 것이다. 음악 이야기를 할 때면 수줍게 웃으면서 LA메틀과 하드록에 푹 빠졌던 고교 시절에 대해 말하는 남자가 유세윤이라니. 적어도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웃기는 남자 유세윤이 아니었다. 섬세하게 자신의 음악과 개그에 대해 말하고, 그러면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 보기 드문 소양을 갖춘 남자였다. 마치 광대의 가면을 벗겨보니 그 안에 온화한 예술가의 얼굴이 있었달까. 마지막까지 “음악 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유세윤의 말을 듣고 인터뷰를 마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아, 나도 정말 양상국처럼 그의 전 세계 투어를 따라 다녀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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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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