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 정책토론>, 그럼에도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 그럼에도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 KBS1, MBC 목 11시 10분
왜 우리는 토론회라는 것을 TV로 볼 때마다 피로감을 느껴야 하는가. 6. 2 지방선거를 앞둔 에서 한 시대를 주름잡던 보수야당의 수장은 햇볕 정책이 파기되고 2년이 넘어 벌어진 천안함 사태에 대해 “햇볕 정책의 실패를 증명”한다 말하고, 현 정부 여당의 수장은 “지금 TV를 보고 있는 천안함 사태의 배후 세력이 비웃을 것”이라며 국가안보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주문했다. 이건, 수준의 문제다.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토론은 날이 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 피곤한 일을 하는 건, 서로의 의견을 하나의 가설로 놓고 그 가설을 검증하는 합리적 의사소통과정을 거치면 가장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천안함 사태에 대한 어떤 진실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필요하다면 전쟁을 해서라도 안보를 확충해야 한다”(이회창)는 살벌한 주장을 펼치고, 핵무기를 통한 전쟁 억제 가능성에 대한 고찰 없이 “핵무기 하에서의 평화는 거짓된 평화”(정몽준)라는 수사로 안보 위기를 강조하는 것은 이미 소통적 행위와는 거리가 멀다. 때문에 두 시간여의 토론이 끝난 뒤 남은 것은 피로감, 그리고 의사소통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이다. 그럼에도 감히, 고된 두 시간을 견디고 이런 프로그램을 봐야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건, 그 피로가 지난 2년 반 동안 느꼈고, 앞으로 2년 반 동안 느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비록 토론은 합리적으로 이뤄지지 않아도 시청자는 이를 반면교사 삼아 합리적 선택에 이를 수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선택은 자유지만 앞으로도 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글. 위근우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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