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들은 가끔 한 줄의 대사에 세상의 무게를 다 실어내곤 한다. 자신을 키운 유모가 실은 생모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귀동이 번민 끝에 힘겹게 어머니를 용서하며 내뱉는 대사 “어머니 먼저 가십시오”처럼. MBC 의 초반이 몰래 글을 배우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우는 거지 소년 천둥의 드라마였다면, 후반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귀동의 좌절과 애환에 대한 드라마다. 누구나 탐을 내겠지만 아무나 쉽게 넘볼 수는 없는 배역, 귀동 역할을 선뜻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상윤에게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사극을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내가 가진 연기 밑천이 어디까지인지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언뜻 자신 안에 더 많은 것을 채워 넣기 바쁜 게 당연할 것만 같은 경력 4년 차의 배우는 자기 안에 쌓아 둔 밑천의 두께를 재고 있었다.
어쩌면 그것이 이상윤이 오르막길을 오르는 방법일지 모른다. SBS 때는 새카만 신인이 대작가 김수현의 작품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있었고, MBC 을 선택했을 때도 경력이 곱절이 넘어가는 선배들 틈에서 선 굵은 형사 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마다 이상윤은 매번 연기로 불신과 우려를 불식시켜냈다. ‘남자 김태희’, ‘서울대 출신 배우’와 같은 수식어의 홍수 속에서 배우로서 스스로를 증명하는 방법은 끊임없이 무리일 것만 같은 목표치를 설정하고, 자신이 지닌 밑천을 모두 걸어 그것을 달성해 내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이상윤은 팬으로부터 대사가 어린아이 말투 같다는 지적을 듣고, 귀동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최우식과의 비교를 온전히 감수해낸 끝에 비로소 “어머니 먼저 가십시오”라는 아홉 자짜리 대사를 던질 수 있었다. 가진 밑천을 모두 걸어 얻어낸 아홉 자는 결코 작지 않다.
스스로 감성이 풍부한 편은 아니라고 말하는 이상윤은 를 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찾았다. “전작들에서는 배우가 가져야 하는 객관적인 덕목들에 많이 신경을 썼어요. 발성이라거나 호흡법 같은 것들요. 그런데 를 찍으며 충분히 느끼는 사람이 되어야 연기가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더 충분히 느끼고 깊게 표현해 내겠다는 목표를 찾은 이상윤이, 연기를 앞두고 감정을 이입하면서 듣는 노래들을 추천했다. 다음은 이상윤이 더 잘 느끼고, 더 깊게 느끼기 위해 듣는 노래들이다. 1. 임재범의 ‘낙인’이 수록된
는 제작 단계부터 유난히 와 비교된 작품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전혀 다른 작품이었지만 그 시간을 살아가는 민중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만큼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임재범이 부른 의 주제가 ‘낙인’은 절절한 사랑 노래지만, 동시에 신분제 조선을 살아가는 이들의 고통의 시간을 그린 노래이기도 하다. 그 시간은 의 귀동과 천둥이, 그리고 의 대길과 태하가 살아낸 시간이다. 귀동이 “내가 미친 건지, 세상이 미친 건지” 술로 가늠하며 멍이 든 속내를 짝패 천둥에게만 고백하는 대목은, ‘가슴을 데인 것처럼 눈물에 베인 것처럼 지워지지 않는 상처들이 괴롭다. 내가 사는 것인지, 세상이 나를 버린 건지. 하루가 일 년처럼 길’다고 노래하는 임재범의 목소리와 근사한 대구를 이룬다. “남자다운 목소리의 애절한 발라드를 들으면 감정 몰입이 잘 되더라고요.” 2. 여명의
“발라드와 흥겨운 노래를 즐겨 듣는다”는 이상윤이 추천한 곡은 홍콩이 낳은 만능 엔터테이너 여명의 ‘사랑한 후에’다. 이 곡이 드라마 의 메인 테마라는 사실과 이상윤이 기회만 닿으면 자신이 학창시절 드라마 광이었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고백하고 다녔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 마지막 추천은 한층 더 흥미롭게 읽힌다. , 등으로 한국 드라마의 한 챕터를 쓴 오종록 감독의 연출과 김남주, 박신양, 한재석, 이태란, 전지현이라는 말도 안 되는 스타 캐스팅이 어우러진 는 지금 다시 봐도 거짓말 같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드라마다. 그러니 방영 무렵 열여덟 소년이었을 이상윤에게 이 드라마가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지는 굳이 묻지 않아도 짐작이 가능하다. 3. 카니발 (Carnival)의
남자들의 우정에 다소 유별난 구석이 있다고는 하지만, 의 귀동과 천둥의 우정은 그 유별남의 정도가 다르다. 애초에 수 일에 걸쳐 주먹다짐을 나눈 끝에 짝패를 맺자고 할 때부터, 천지간에 둘뿐인 듯 모든 것을 거는 두 사람의 우정은 예기되었던 일이다. 각자 패닉과 전람회로 활동을 하던 이적과 김동률이 의기투합한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은 동명의 앨범에 수록된 곡 ‘벗’에서 “언제나 숨이 찰 때면 쉴 곳이 있어 좋”다고 노래한다. 연모하는 여인이 자신이 아닌 짝패를 마음에 담고 있는 걸 바라보면서도, 알고 보니 자신의 짝패와 뒤바뀐 채 평생을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서로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 귀동과 천둥의 우정에 썩 어울리는 곡이다. “작품 속에서 “이렇게 서로 부둥켜안고 또 가자”고 다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게 진짜 우정 같아요.” 4. 토이의
천둥과 귀동, 그리고 한지혜가 연기하는 동녀 사이의 삼각관계는 를 지탱하는 수많은 갈등의 축 가운데 하나다. 동녀는 짝패가 동시에 연모하는 여인이지만, 동시에 짝패 중 누구도 온전히 가질 수 없는 여인이다. 천둥은 양반집 자제 귀동만을 바라보는 동녀의 뒷모습을 보고, 귀동은 “동녀는 내 핏줄인 천둥이와 짝을 맺어 대를 잇게 하고 싶다”는 아버지의 얼굴을 본다. “꿩 잡아갈 테니까 까치처럼 반겨”달라던 수줍은 사랑은 신분제의 굴레 속에서 한없이 초라해진다. 그리고 유희열의 프로젝트 그룹 토이만큼 이별과 좌절의 순간을 능숙하게 노래하는 가수들도 드물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상실감이 김연우의 청명한 목소리에 힘입어 배가 된 ‘거짓말 같은 시간’은 듣는 순간 누구든 자신만의 이별의 기억을 꺼내어 복기하게 만드는 위력을 지닌 트랙이다. “드라마의 내용을 연상시키는 곡을 듣는 게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5. 이소라의
이상윤은 경험을 믿는 배우다. “직접 몸으로 느껴 보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에요. 말썽꾸러기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서 클럽에도 가보고 술주정도 해 봤죠.” 그렇다고 사랑의 좌절을 연기하기 위해 이별까지 경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행히 우리는 한 번의 이별을 경험할 때마다 그 고통을 갈무리해서 앨범으로 기록을 남기는 아티스트 이소라와 동시대를 살고 있다. 사랑을 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크고 작은 기쁨과 아픔과 좌절들을 노래해 온 이소라의 사랑노래들 중 하나만을 추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곡을 뽑아야 한다면 역시 ‘바람이 분다’가 제일 상석에 오를 것이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는데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는 ‘바람이 분다’의 가사는 이별의 본질을 꿰뚫으며 듣는 이들을 압도한다. 졸업을 1년 남겨둔 이상윤은 자신의 학업을 “이성적인 활동”이라고 표현했다. 감성과 본능을 필요로 하는 연기의 세계에 비하면 공식과 실험 데이터가 지배하는 물리학의 세계는 확실히 그렇게 표현할 법 하다. 어쩌면 매 작품 대본을 분석하려 달려들고 경험을 통해 인물 속으로 들어가는 이상윤의 연기 스타일은 그의 전공과 무관하지 않을지 모른다. 더 깊은 연기를 위해 “빨리 졸업한 뒤에 대학원에 진학해 연기를 전공하고 싶다”는 그의 다짐조차 문제점을 분석하고 최적의 해법을 탐구하는 이공계 학생다운 면모다.
그러나 “연기를 시작한 게 ‘인간’ 이상윤의 인생의 전환점이었다면, 는 ‘배우’ 이상윤의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말하는 그는 작품을 분석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깊게 느끼는 배우가 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얻었다. 가 끝난 뒤 “여행도 다니고 사람들과도 부대끼며 스스로를 많이 채워 오겠”다는 그의 계획을 소박하다고만 볼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매 작품 자신이 지닌 밑천을 모두 걸었던 이 성실한 배우가 막 방금 차원이 다른 연기에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다는 증거인 까닭이다.
글. 이승한 fourteen@
사진. 채기원 ten@
어쩌면 그것이 이상윤이 오르막길을 오르는 방법일지 모른다. SBS 때는 새카만 신인이 대작가 김수현의 작품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있었고, MBC 을 선택했을 때도 경력이 곱절이 넘어가는 선배들 틈에서 선 굵은 형사 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때마다 이상윤은 매번 연기로 불신과 우려를 불식시켜냈다. ‘남자 김태희’, ‘서울대 출신 배우’와 같은 수식어의 홍수 속에서 배우로서 스스로를 증명하는 방법은 끊임없이 무리일 것만 같은 목표치를 설정하고, 자신이 지닌 밑천을 모두 걸어 그것을 달성해 내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이상윤은 팬으로부터 대사가 어린아이 말투 같다는 지적을 듣고, 귀동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최우식과의 비교를 온전히 감수해낸 끝에 비로소 “어머니 먼저 가십시오”라는 아홉 자짜리 대사를 던질 수 있었다. 가진 밑천을 모두 걸어 얻어낸 아홉 자는 결코 작지 않다.
스스로 감성이 풍부한 편은 아니라고 말하는 이상윤은 를 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찾았다. “전작들에서는 배우가 가져야 하는 객관적인 덕목들에 많이 신경을 썼어요. 발성이라거나 호흡법 같은 것들요. 그런데 를 찍으며 충분히 느끼는 사람이 되어야 연기가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더 충분히 느끼고 깊게 표현해 내겠다는 목표를 찾은 이상윤이, 연기를 앞두고 감정을 이입하면서 듣는 노래들을 추천했다. 다음은 이상윤이 더 잘 느끼고, 더 깊게 느끼기 위해 듣는 노래들이다. 1. 임재범의 ‘낙인’이 수록된
는 제작 단계부터 유난히 와 비교된 작품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전혀 다른 작품이었지만 그 시간을 살아가는 민중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만큼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임재범이 부른 의 주제가 ‘낙인’은 절절한 사랑 노래지만, 동시에 신분제 조선을 살아가는 이들의 고통의 시간을 그린 노래이기도 하다. 그 시간은 의 귀동과 천둥이, 그리고 의 대길과 태하가 살아낸 시간이다. 귀동이 “내가 미친 건지, 세상이 미친 건지” 술로 가늠하며 멍이 든 속내를 짝패 천둥에게만 고백하는 대목은, ‘가슴을 데인 것처럼 눈물에 베인 것처럼 지워지지 않는 상처들이 괴롭다. 내가 사는 것인지, 세상이 나를 버린 건지. 하루가 일 년처럼 길’다고 노래하는 임재범의 목소리와 근사한 대구를 이룬다. “남자다운 목소리의 애절한 발라드를 들으면 감정 몰입이 잘 되더라고요.” 2. 여명의
“발라드와 흥겨운 노래를 즐겨 듣는다”는 이상윤이 추천한 곡은 홍콩이 낳은 만능 엔터테이너 여명의 ‘사랑한 후에’다. 이 곡이 드라마 의 메인 테마라는 사실과 이상윤이 기회만 닿으면 자신이 학창시절 드라마 광이었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고백하고 다녔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 마지막 추천은 한층 더 흥미롭게 읽힌다. , 등으로 한국 드라마의 한 챕터를 쓴 오종록 감독의 연출과 김남주, 박신양, 한재석, 이태란, 전지현이라는 말도 안 되는 스타 캐스팅이 어우러진 는 지금 다시 봐도 거짓말 같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드라마다. 그러니 방영 무렵 열여덟 소년이었을 이상윤에게 이 드라마가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지는 굳이 묻지 않아도 짐작이 가능하다. 3. 카니발 (Carnival)의
남자들의 우정에 다소 유별난 구석이 있다고는 하지만, 의 귀동과 천둥의 우정은 그 유별남의 정도가 다르다. 애초에 수 일에 걸쳐 주먹다짐을 나눈 끝에 짝패를 맺자고 할 때부터, 천지간에 둘뿐인 듯 모든 것을 거는 두 사람의 우정은 예기되었던 일이다. 각자 패닉과 전람회로 활동을 하던 이적과 김동률이 의기투합한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은 동명의 앨범에 수록된 곡 ‘벗’에서 “언제나 숨이 찰 때면 쉴 곳이 있어 좋”다고 노래한다. 연모하는 여인이 자신이 아닌 짝패를 마음에 담고 있는 걸 바라보면서도, 알고 보니 자신의 짝패와 뒤바뀐 채 평생을 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서로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 귀동과 천둥의 우정에 썩 어울리는 곡이다. “작품 속에서 “이렇게 서로 부둥켜안고 또 가자”고 다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게 진짜 우정 같아요.” 4. 토이의
천둥과 귀동, 그리고 한지혜가 연기하는 동녀 사이의 삼각관계는 를 지탱하는 수많은 갈등의 축 가운데 하나다. 동녀는 짝패가 동시에 연모하는 여인이지만, 동시에 짝패 중 누구도 온전히 가질 수 없는 여인이다. 천둥은 양반집 자제 귀동만을 바라보는 동녀의 뒷모습을 보고, 귀동은 “동녀는 내 핏줄인 천둥이와 짝을 맺어 대를 잇게 하고 싶다”는 아버지의 얼굴을 본다. “꿩 잡아갈 테니까 까치처럼 반겨”달라던 수줍은 사랑은 신분제의 굴레 속에서 한없이 초라해진다. 그리고 유희열의 프로젝트 그룹 토이만큼 이별과 좌절의 순간을 능숙하게 노래하는 가수들도 드물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상실감이 김연우의 청명한 목소리에 힘입어 배가 된 ‘거짓말 같은 시간’은 듣는 순간 누구든 자신만의 이별의 기억을 꺼내어 복기하게 만드는 위력을 지닌 트랙이다. “드라마의 내용을 연상시키는 곡을 듣는 게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5. 이소라의
이상윤은 경험을 믿는 배우다. “직접 몸으로 느껴 보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에요. 말썽꾸러기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서 클럽에도 가보고 술주정도 해 봤죠.” 그렇다고 사랑의 좌절을 연기하기 위해 이별까지 경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행히 우리는 한 번의 이별을 경험할 때마다 그 고통을 갈무리해서 앨범으로 기록을 남기는 아티스트 이소라와 동시대를 살고 있다. 사랑을 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크고 작은 기쁨과 아픔과 좌절들을 노래해 온 이소라의 사랑노래들 중 하나만을 추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곡을 뽑아야 한다면 역시 ‘바람이 분다’가 제일 상석에 오를 것이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는데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는 ‘바람이 분다’의 가사는 이별의 본질을 꿰뚫으며 듣는 이들을 압도한다. 졸업을 1년 남겨둔 이상윤은 자신의 학업을 “이성적인 활동”이라고 표현했다. 감성과 본능을 필요로 하는 연기의 세계에 비하면 공식과 실험 데이터가 지배하는 물리학의 세계는 확실히 그렇게 표현할 법 하다. 어쩌면 매 작품 대본을 분석하려 달려들고 경험을 통해 인물 속으로 들어가는 이상윤의 연기 스타일은 그의 전공과 무관하지 않을지 모른다. 더 깊은 연기를 위해 “빨리 졸업한 뒤에 대학원에 진학해 연기를 전공하고 싶다”는 그의 다짐조차 문제점을 분석하고 최적의 해법을 탐구하는 이공계 학생다운 면모다.
그러나 “연기를 시작한 게 ‘인간’ 이상윤의 인생의 전환점이었다면, 는 ‘배우’ 이상윤의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말하는 그는 작품을 분석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깊게 느끼는 배우가 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얻었다. 가 끝난 뒤 “여행도 다니고 사람들과도 부대끼며 스스로를 많이 채워 오겠”다는 그의 계획을 소박하다고만 볼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매 작품 자신이 지닌 밑천을 모두 걸었던 이 성실한 배우가 막 방금 차원이 다른 연기에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다는 증거인 까닭이다.
글. 이승한 fourteen@
사진. 채기원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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