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혁과 김희애. 그리고 이덕화와 천호진까지. SBS 는 두 사람의 이름만으로도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격전지가 될 작품이었다. 그러나, 가 중반에 이른 지금 가장 화제에 오른 연기자는 네 사람 중 누구도 아니다. 오히려 김희애는 이 사람에게 “소름끼치는 연기력”이라는 격찬을 보냈다. 바로 극 중 유성준을 연기하는 윤제문이다. 이복동생 유인혜(김희애)와 유인혜를 비롯한 인진그룹 사람들에게 복수하려는 김도현(장혁) 양쪽과 모두 대립하는 유성준은 자칫하면 단순한 악역으로 비춰질 수 있는 배역이었다. 그러나 윤제문은 상황에 따라 유성준을 다양한 모습으로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미친 연기력’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조연 배우가 어떻게 이런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게 됐을까. 윤제문의 연기력을 증명하는 다섯 장면을 준비했다.
1. 욕망 덩어리 유성준
유성준은 욕망으로 똘똘 뭉친 ‘파이터’다. 유인혜와 김도현부터 인진그룹을 맡고 있는 변호사 최국환(천호진)까지 그가 상대하는 적은 너무나 많다. 그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와도 싸우고, 그 과정에서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오직 욕망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그는 다른 사람과 달리 예측 불가능한 일을 벌이기 때문이다. 7회에서 그는 김도현과 손을 잡고 자신을 전 방위적으로 공격하는 유인혜 앞에서 험한 말로 협박을 하면서도 애써 화를 참는다. 자신의 욕망은 주체할 수 없이 끓어오르지만, 화를 내는 것만으로 어떤 것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주름까지 부들부들 떨리는 그의 얼굴은 오히려 분노보다 더 큰 긴장감을 주면서 극 중 분위기를 휘어잡는다.
2. 효자 유성준
욕망이 끓어 넘치는 사람은 그만큼 단순해지기 마련이다. 윤제문은 유성준의 단순한 일면을 아버지 유필상(김성겸)에 대한 감정으로 풀어낸다. 10회에서 유성준이 유인혜를 이겼다고 생각했을 때, 그는 아버지에게 “아버지 아들, 유성준이 해냈다”고 말한다. 그가 아버지에게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주는 부분. 윤제문은 이 부분에서 평소의 유성준처럼 포악하고 강한 느낌으로 소화하는 대신 마치 아이처럼 순수한 느낌을 담아낸다. 유성준에게 그나마 남아있는 인간미를 확인시키면서 그의 끝없는 욕망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장면.
3. 팔랑귀 유성준
에서 유성준의 가장 큰 약점은 타인의 말에 지나치게 쉽게 영향 받는다는 점이다. 특히 아버지 유필상(김성겸)과 최국환처럼 자신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말에는 항상 귀가 솔깃해진다. 어찌 보면 ‘단순 무식’한 캐릭터가 될 수도 있지만, 윤제문은 과장되게 멍청한 느낌 보다는 자신의 욕심 때문에 상대방의 말을 믿고 싶어 하는듯한 모습으로 소화한다. 단지 멍청해서가 아니라 마치 욕심 많은 아이처럼 자신의 손에 들어오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성격이 유성준을 속게 만든다. 이런 장면들은 시청자에게 유성준의 탐욕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욕심만 앞서는 그의 가벼운 모습에 웃음 짓게 만든다.
4. 귀요미 유성준
시종일관 진지한 에서 유성준은 웃음을 주는 감초 역할을 동시에 소화한다. 앙숙인 유인혜가 만나자고 하면 툴툴대면서도 쪼르르 달려가고, 잠깐의 승리에 도취돼 타인을 신경 쓰지 않고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그의 모습은 심지어 귀엽게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윤제문은 특정 장면을 웃기기 위한 과장된 코미디 연기를 하지 않는다. 대신 한껏 비열한 모습으로, 자신의 욕심을 채웠을 때 느끼는 순수한 희열을 보여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위험했던 사람이 갑자기 아이처럼 웃는 모습은 당황스럽지만, 윤제문은 욕심 가득한 얼굴로 상반된 모습을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위험하지만 귀엽고, ‘귀요미’이지만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른다. 윤제문의 역량이 빛나는 부분이다.
5. 나쁜 동생 유성준
항상 사고를 치는 유기준(최정우)과 유성준 형제가 아웅다웅하는 모습은 에서 이제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유성준에게 형 유기준이란 유일하게 ‘같은 핏줄’이면서 가장 한심한 사람이다. 그는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고 사고만 저지르는 유기준이 평소에 말만 하면 듣지도 않거나 짜증을 낸다. 한마디로 그저 나쁜 동생이다. 하지만 사고치는 것은 유성준 또한 못지않다. 15화에서 유성준이 크게 사고 쳤을 때 형제는 서로 한심하다며 자극하다 멱살을 잡기까지 했지만 배 다른 동생 유명준(노민우)에 의해 싸움을 멈춘다. 누가 보더라도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형을 무시하면서 자신은 어른인 양 연기하는 윤제문은 비열하지만 아이 같은 유성준 캐릭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1. 욕망 덩어리 유성준
유성준은 욕망으로 똘똘 뭉친 ‘파이터’다. 유인혜와 김도현부터 인진그룹을 맡고 있는 변호사 최국환(천호진)까지 그가 상대하는 적은 너무나 많다. 그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와도 싸우고, 그 과정에서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오직 욕망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그는 다른 사람과 달리 예측 불가능한 일을 벌이기 때문이다. 7회에서 그는 김도현과 손을 잡고 자신을 전 방위적으로 공격하는 유인혜 앞에서 험한 말로 협박을 하면서도 애써 화를 참는다. 자신의 욕망은 주체할 수 없이 끓어오르지만, 화를 내는 것만으로 어떤 것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주름까지 부들부들 떨리는 그의 얼굴은 오히려 분노보다 더 큰 긴장감을 주면서 극 중 분위기를 휘어잡는다.
2. 효자 유성준
욕망이 끓어 넘치는 사람은 그만큼 단순해지기 마련이다. 윤제문은 유성준의 단순한 일면을 아버지 유필상(김성겸)에 대한 감정으로 풀어낸다. 10회에서 유성준이 유인혜를 이겼다고 생각했을 때, 그는 아버지에게 “아버지 아들, 유성준이 해냈다”고 말한다. 그가 아버지에게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주는 부분. 윤제문은 이 부분에서 평소의 유성준처럼 포악하고 강한 느낌으로 소화하는 대신 마치 아이처럼 순수한 느낌을 담아낸다. 유성준에게 그나마 남아있는 인간미를 확인시키면서 그의 끝없는 욕망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장면.
3. 팔랑귀 유성준
에서 유성준의 가장 큰 약점은 타인의 말에 지나치게 쉽게 영향 받는다는 점이다. 특히 아버지 유필상(김성겸)과 최국환처럼 자신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말에는 항상 귀가 솔깃해진다. 어찌 보면 ‘단순 무식’한 캐릭터가 될 수도 있지만, 윤제문은 과장되게 멍청한 느낌 보다는 자신의 욕심 때문에 상대방의 말을 믿고 싶어 하는듯한 모습으로 소화한다. 단지 멍청해서가 아니라 마치 욕심 많은 아이처럼 자신의 손에 들어오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성격이 유성준을 속게 만든다. 이런 장면들은 시청자에게 유성준의 탐욕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욕심만 앞서는 그의 가벼운 모습에 웃음 짓게 만든다.
4. 귀요미 유성준
시종일관 진지한 에서 유성준은 웃음을 주는 감초 역할을 동시에 소화한다. 앙숙인 유인혜가 만나자고 하면 툴툴대면서도 쪼르르 달려가고, 잠깐의 승리에 도취돼 타인을 신경 쓰지 않고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그의 모습은 심지어 귀엽게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윤제문은 특정 장면을 웃기기 위한 과장된 코미디 연기를 하지 않는다. 대신 한껏 비열한 모습으로, 자신의 욕심을 채웠을 때 느끼는 순수한 희열을 보여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위험했던 사람이 갑자기 아이처럼 웃는 모습은 당황스럽지만, 윤제문은 욕심 가득한 얼굴로 상반된 모습을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위험하지만 귀엽고, ‘귀요미’이지만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른다. 윤제문의 역량이 빛나는 부분이다.
5. 나쁜 동생 유성준
항상 사고를 치는 유기준(최정우)과 유성준 형제가 아웅다웅하는 모습은 에서 이제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유성준에게 형 유기준이란 유일하게 ‘같은 핏줄’이면서 가장 한심한 사람이다. 그는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고 사고만 저지르는 유기준이 평소에 말만 하면 듣지도 않거나 짜증을 낸다. 한마디로 그저 나쁜 동생이다. 하지만 사고치는 것은 유성준 또한 못지않다. 15화에서 유성준이 크게 사고 쳤을 때 형제는 서로 한심하다며 자극하다 멱살을 잡기까지 했지만 배 다른 동생 유명준(노민우)에 의해 싸움을 멈춘다. 누가 보더라도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형을 무시하면서 자신은 어른인 양 연기하는 윤제문은 비열하지만 아이 같은 유성준 캐릭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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