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이제훈. 임금 제(帝)에 공 훈(勳) 자를 쓴다. ‘임금이 되어 공을 세워라’ 라는 뜻으로 아버지께서 지어 주셨는데 큰일이다. (에서 순종 역을 했지 않나) 아, 그렇구나. 하하!
1984년 7월 4일 서울 효자동에서 태어났다. 누나가 하나 있고, 여섯 살 때 의정부로 이사해 초중고등학교를 다 나왔으니 의정부 토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08학번이다. 우리 학교에는 현역도 있고 다른 일을 하다가 오는 학생들도 많지만 내가 우리 학번 중에선 나이가 제일 많다. (웃음)
내 가장 화려했던 시절은 초등학교 때다. 수학여행 가면 친구들과 함께 당시 인기 있던 H.O.T., 젝스키스, 터보의 춤과 노래를 연습해 장기자랑에 나갔는데 솔직히 난리 났다. 편지도 많이 받았고. 그런데 자라면서 점점 내가 노래를 참 못 부르고 춤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하하.
중학교 때까지는 학교 가는 게 너무 즐거워서 주말을 싫어했다. 빨리 학교 가서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공부하고 선생님들 만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인생의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했지만.
송현 고등학교 2회 졸업생이다. 당시 남녀공학인 고등학교가 많지 않아서 그에 대한 설렘을 안고 입학했다. 게다가 합반이기까지 했는데, 현실은…그냥 다 똑같더라. 여자 친구들이 남자보다 더하면 더 했지, 그래서 참 허물없이 지냈다. 하하.
첫 번째 단편영화를 찍은 뒤 내 모습을 봤을 땐 한숨이 나왔다. 잘생기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보고 좋아할 만한 비주얼이나 스스로 인정할 만한 뭔가가 있다면 힘이 되었을 텐데 외모도 목소리도 너무 이상했다. ‘연기를 해선 안 되겠구나’ 라는 결심까지 했었다.
연기는 혼자 노력하고 습득하고 고민하는 것은 물론 사람들과 협력하고 상대 배우와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야 하는 분야라는 걸 학교에서 배웠다. 가장 중요한 건, 상대방이 있어야 내가 존재한다는 거다.
윤성현 감독님께서 기태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세 장면 중 세 번째는 사실 편집됐다. 희준이 전학간 뒤 기태가 학교를 완전히 뒤집어 놓는 건데 굉장히 섬뜩할 만큼 과격한 장면이라 거의 탈진하다시피 해서 찍었다. 감정의 최고점을 찍은 장면이라 영화에 들어가지 못한 점이 좀 아쉽지만 연기한 것만으로도 뭔가 해소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기태 역 때문에 처음 담배를 배울 땐 ‘겉담배’만 주구장창 피워댔는데 그러면 ‘속담배’와 내뿜는 연기부터 다르기 때문에 표가 난다고 들었다. 큰일이다 싶었는데 촬영 1주일 전 간신히 담배 피우면서 호흡하는 걸 터득했다. 아직 내 손으로 담배를 사 본 적은 없지만 혼자 있을 때 가끔 생각나는 걸 보니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는 것 같다.
신해철 씨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좋아했다. TV에 나오는 사람들이 다 사랑노래만 부르고 춤만 춰서 지겹다고 느끼던 시절 유일하게 달랐던 사람이다. 신해철, 넥스트는 물론 그분이 프로듀스하거나 공동 작업한 앨범까지 다 샀다. 희귀음반인 도 있다. 특히 좋아하는 노래는 넥스트 4집의 ‘먼 훗날 언젠가’, 한 오디션에서는 ‘나에게 쓰는 편지’의 초반 내레이션을 독백으로 바꿔 연기한 적도 있다.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곡은, ‘안녕’이다.
해태-기아 타이거즈의 열성팬이다. 올해 성적 예상? 음, 올해는 전력이 크게 보강돼서 6선발 체제에다 이범호 선수까지 데려왔기 때문에 성적이 안 나오면 욕을 많이 먹을 거다. 포스트 시즌까지 못 가도 질타를 받아야 하고, 아무튼 우승해야 된다!
박찬호 선수를 정말 좋아하고 존경한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면에서 닮고 싶은 분이다. 고등학교 땐 박찬호 선수의 메이저리그 경기가 승이냐 패냐에 따라 하루 컨디션과 기분이 달라졌다. 이겼다 하면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공부도 잘 되고 정말 난리나는 거다. 그런데 졌다 하면 그냥 침울하고. 만약 박찬호 선수는 잘 던졌는데 주변에서 점수를 못 내거나 방어를 못 해서 진 날은 얼마나 그 선수들을 원망하고 미워했던지. (웃음)
얼마 전 촬영을 마친 영화 은 함양, 전주, 고흥 등에서 찍었다. 새벽 5시에 스탠바이를 해서 오후 4시에 끝났다. 장소가 산이다 보니 해가 지면 더 찍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 저녁 6시 반에 밥을 먹었다. 반주와 함께. (웃음)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일찍 자는 생활습관을 갖게 됐는데, 덕분에 신하균 선배님은 오히려 더 건강해지셨다고 한다. 하하.
은 제목 그대로 고지에서 전투를 치르는 내용이라 가파른 산에서 싸우는 게 관건이었다. 주위에선 폭탄이 터지고 모래바람이 불고, 더구나 겨울에 여름 장면을 찍느라 얇은 의상을 입어야 해서 고생을 좀 했는데 찍다 보니 득도한 것 같다. 사실 나보단 선배님들이 오죽 힘드셨겠나.
코미디 연기를 굉~장히 하고 싶고 좋아한다. 평소 남들을 웃기거나 재미있게 해 주는 스타일은 못 되는데 연기로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일 어려운 과제겠지만 꼭 해내고 싶다.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1984년 7월 4일 서울 효자동에서 태어났다. 누나가 하나 있고, 여섯 살 때 의정부로 이사해 초중고등학교를 다 나왔으니 의정부 토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08학번이다. 우리 학교에는 현역도 있고 다른 일을 하다가 오는 학생들도 많지만 내가 우리 학번 중에선 나이가 제일 많다. (웃음)
내 가장 화려했던 시절은 초등학교 때다. 수학여행 가면 친구들과 함께 당시 인기 있던 H.O.T., 젝스키스, 터보의 춤과 노래를 연습해 장기자랑에 나갔는데 솔직히 난리 났다. 편지도 많이 받았고. 그런데 자라면서 점점 내가 노래를 참 못 부르고 춤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하하.
중학교 때까지는 학교 가는 게 너무 즐거워서 주말을 싫어했다. 빨리 학교 가서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공부하고 선생님들 만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인생의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했지만.
송현 고등학교 2회 졸업생이다. 당시 남녀공학인 고등학교가 많지 않아서 그에 대한 설렘을 안고 입학했다. 게다가 합반이기까지 했는데, 현실은…그냥 다 똑같더라. 여자 친구들이 남자보다 더하면 더 했지, 그래서 참 허물없이 지냈다. 하하.
첫 번째 단편영화를 찍은 뒤 내 모습을 봤을 땐 한숨이 나왔다. 잘생기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보고 좋아할 만한 비주얼이나 스스로 인정할 만한 뭔가가 있다면 힘이 되었을 텐데 외모도 목소리도 너무 이상했다. ‘연기를 해선 안 되겠구나’ 라는 결심까지 했었다.
연기는 혼자 노력하고 습득하고 고민하는 것은 물론 사람들과 협력하고 상대 배우와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야 하는 분야라는 걸 학교에서 배웠다. 가장 중요한 건, 상대방이 있어야 내가 존재한다는 거다.
윤성현 감독님께서 기태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세 장면 중 세 번째는 사실 편집됐다. 희준이 전학간 뒤 기태가 학교를 완전히 뒤집어 놓는 건데 굉장히 섬뜩할 만큼 과격한 장면이라 거의 탈진하다시피 해서 찍었다. 감정의 최고점을 찍은 장면이라 영화에 들어가지 못한 점이 좀 아쉽지만 연기한 것만으로도 뭔가 해소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기태 역 때문에 처음 담배를 배울 땐 ‘겉담배’만 주구장창 피워댔는데 그러면 ‘속담배’와 내뿜는 연기부터 다르기 때문에 표가 난다고 들었다. 큰일이다 싶었는데 촬영 1주일 전 간신히 담배 피우면서 호흡하는 걸 터득했다. 아직 내 손으로 담배를 사 본 적은 없지만 혼자 있을 때 가끔 생각나는 걸 보니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는 것 같다.
신해철 씨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좋아했다. TV에 나오는 사람들이 다 사랑노래만 부르고 춤만 춰서 지겹다고 느끼던 시절 유일하게 달랐던 사람이다. 신해철, 넥스트는 물론 그분이 프로듀스하거나 공동 작업한 앨범까지 다 샀다. 희귀음반인 도 있다. 특히 좋아하는 노래는 넥스트 4집의 ‘먼 훗날 언젠가’, 한 오디션에서는 ‘나에게 쓰는 편지’의 초반 내레이션을 독백으로 바꿔 연기한 적도 있다.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곡은, ‘안녕’이다.
해태-기아 타이거즈의 열성팬이다. 올해 성적 예상? 음, 올해는 전력이 크게 보강돼서 6선발 체제에다 이범호 선수까지 데려왔기 때문에 성적이 안 나오면 욕을 많이 먹을 거다. 포스트 시즌까지 못 가도 질타를 받아야 하고, 아무튼 우승해야 된다!
박찬호 선수를 정말 좋아하고 존경한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면에서 닮고 싶은 분이다. 고등학교 땐 박찬호 선수의 메이저리그 경기가 승이냐 패냐에 따라 하루 컨디션과 기분이 달라졌다. 이겼다 하면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공부도 잘 되고 정말 난리나는 거다. 그런데 졌다 하면 그냥 침울하고. 만약 박찬호 선수는 잘 던졌는데 주변에서 점수를 못 내거나 방어를 못 해서 진 날은 얼마나 그 선수들을 원망하고 미워했던지. (웃음)
얼마 전 촬영을 마친 영화 은 함양, 전주, 고흥 등에서 찍었다. 새벽 5시에 스탠바이를 해서 오후 4시에 끝났다. 장소가 산이다 보니 해가 지면 더 찍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 저녁 6시 반에 밥을 먹었다. 반주와 함께. (웃음)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일찍 자는 생활습관을 갖게 됐는데, 덕분에 신하균 선배님은 오히려 더 건강해지셨다고 한다. 하하.
은 제목 그대로 고지에서 전투를 치르는 내용이라 가파른 산에서 싸우는 게 관건이었다. 주위에선 폭탄이 터지고 모래바람이 불고, 더구나 겨울에 여름 장면을 찍느라 얇은 의상을 입어야 해서 고생을 좀 했는데 찍다 보니 득도한 것 같다. 사실 나보단 선배님들이 오죽 힘드셨겠나.
코미디 연기를 굉~장히 하고 싶고 좋아한다. 평소 남들을 웃기거나 재미있게 해 주는 스타일은 못 되는데 연기로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일 어려운 과제겠지만 꼭 해내고 싶다.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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