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호/ 사진 제공 = 포고엔터테인먼트
더 이상 '트롯 밀크남'은 없다. 가수 최수호가 상남자로 변신해 돌아왔다.
최수호가 지난 4일 첫 미니 앨범 '원'(ONE) 발매를 맞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언론 인터뷰를 했다.
'원'은 최수호의 첫 미니 앨범이다. 그는 "앨범 작업이 처음이라 실수와 역경이 있었지만 발매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수호는 "이렇게 많은 곡을 녹음해야 하는지 몰랐다. 한 곡 녹음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경연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목 상태도 좋지 않아 어려운 점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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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호는 '현역가왕2'가 종영하고 한 달이 조금 지난 현시점 새 앨범으로 빠르게 대중 앞에 섰다. 그는 "주변에서 3, 4월에 앨범을 내는 게 기운이 좋다더라. 미신을 조금 믿는 스타일이라 이 조언대로 했다"고 솔직한 매력을 뽐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미스터트롯' 끝나고 바로 앨범을 내고 싶었는데 '현역가왕'에 나가게 되면서 더 미뤄졌다. 기다리는 팬들이 계시니 최대한 빨리 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최수호/ 사진 제공 = 포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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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끝까지 간다'는 인트로에서 펼쳐지는 최수호의 국악 구음이 독창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곡이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색다른 매력이 돋보인다. 스페인의 정열적인 플라밍고 기타 사운드와 중독성 강한 비트 위로 에너제틱한 보컬이 어우러진다.
'트롯 밀크남'이라는 별명을 가진 최수호. 그는 이번 앨범을 계기로 '트롯 밀크남' 대신 '상남자'라는 수식어를 정조준한다. 최수호는 "처음엔 귀여운 게 좋았다. 그런데 공들여서 멋진 무대, 섹시한 무대를 해도 다 귀엽게만 보셔서 조금 달라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들고도 귀여운 캐릭터를 밀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며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고, 무엇보다 멋있어지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상남자가 되기 위한 노력은 '현역가왕2' 때부터 시작됐다. 최수호는 "원래는 덮은 머리를 고집해 왔지만 머리를 까기 시작했다. 거울을 보면서 느끼한 표정도 많이 연습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상남자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은 이유를 묻자 그는 "멋있지 않나"라며 "다른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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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2세에 불과하지만 벌써 입대 계획도 세웠다. 최수호는 "가수가 아닌 그냥 최수호도 완전히 상남자 쪽이다. 군대도 해병대 갈 거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최수호는 "해병대에 지원하려고 헬스장에 다니고 있다. 군가도 다 외웠다. 이미 팬들도 다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말해놔야 진짜 가지 않겠나"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최수호/ 사진 제공 = 포고엔터테인먼트
최수호/ 사진 제공 = 포고엔터테인먼트
국악인 출신인 최수호가 트로트에 발을 들이게 된 데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그는 "저보다는 부모님의 의지가 컸다. 그때 부모님과 많이 다퉜다. 몇 년 동안 열심히 해서 대학교 입시를 앞두고 있었고, 방송과 병행할 자신도 없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부모님 말씀이 맞았다"며 "제가 국악을 할 때보다 트로트를 부를 때 보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더 좋았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제 모습을 보는 부모님의 뿌듯함 정도가 다르더라"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판소리를 관둔 게 아니다. 시간 날 때 틈틈이 배우고 있다"며 열정을 보였다.
이번 앨범에는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노래한 리메이크곡 '엄마의 노래'가 담겼다. 이날 최수호는 "엄마를 주제로 한 노래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며 어머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내비쳤다. 그는 "엄마에게 가장 미안하다. 중학교 때부터 아빠가 기러기 생활을 하셨다. 하필 제가 그때 사춘기가 심하게 와서 어머니와 많이 싸웠다. 통금 시간 때문에 싸우고, 거의 매일 다퉈서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셨다"고 털어놨다.
최수호/ 사진 제공 = 포고엔터테인먼트
최수호/ 사진 제공 = 포고엔터테인먼트
최수호는 "지금은 죄송해하며 효도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에 관한 노래들이 가슴에 와닿고 감정 이입이 잘 되더라. 엄마와 각별하다"고 말했다. 그는 "첫 정산 받자마자 엄마 가방을 사드렸다. 부모님 커플 팔찌도 해드렸다"며 '효도 플렉스'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효도는 돈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찾아뵙고 하는 거라고 들었다"며 "엄마랑 같이 영화를 본다든가 데이트하면서 효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수호는 2023년 종영한 TV조선 '미스터트롯2'에 이어 지난 2월 종영한 MBN '현역가왕2'에 출연했다. 경연 프로그램에 두 번째 출연한 만큼 부담감도 컸다. "다시 돌아가면 경연에 참여하지 못할 거 같다. 대단한 용기였고, 후회 없이 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미스터트롯'과 비교하면 '현역가왕'이 훨씬 힘들었다. '미스터트롯' 때는 일반 참가자였는데, '현역가왕'에는 현역 2년 차란 타이틀을 달고 나갔다. 못하면 정말 '못하는 가수'로 낙인찍히는 무대였고, 그래서 많이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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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호는 방송 초반 심사위원들에게 혹평을 많이 받았다고. 그는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현역가왕2' 나오기 전까진 좋은 말만 듣고 곱게 자랐다"고 고백했다. 그는 "첫 무대를 하고 들은 심사평이 '최수호 씨는 노래를 못해요'였다. 거기서 머리를 띵하고 맞은 것 같았다. 정신이 차려지면서 이 악물고 윤명선 작곡가님에게 칭찬을 들을 때까지 열심히 했다. 결국 배불리 칭찬받았다"고 전했다.
최수호/ 사진 제공 = 포고엔터테인먼트
그는 우여곡절 끝에 '현역가왕2'에서 6위를 기록하며 상위권 멤버인 TOP7 안에 들었다. 최수호는 "초긍정 마인드가 비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연을 한두 달 하는 게 아니라 반년 가까이 잡고 한다. 정신력도, 체력도 강해야 한다"며 "저는 악플을 봐도 큰 타격이 없다. '무슨 말을 하나 보자' 하고 찾아보는 스타일이다. 전혀 상처받지 않고 재밌어한다"고 단단한 면모를 보였다.
최수호의 롤모델은 트로트 가수가 아닌, 댄스 가수 비다. 그는 "한 가지만 잘해서 되는 시대가 아니다. 발라드나 뮤지컬 등 다른 장르도 잘해야 하고, 제가 원래 하던 판소리도 잘해야 하고, 다재다능한 가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호는 "비 선배님의 콘서트를 보러 갔다. 육각형 가수더라.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복근도 멋있고, 잘생겼다. '이렇게 해야 스타가 되는구나' 느꼈다"며 팬심을 내비쳤다.
최수호/ 사진 제공 = 포고엔터테인먼트
새 앨범으로 트로트 차트 순위권 진입 등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2등을 하겠다"라고 답했다. 왜 1위가 아닌 2위인지를 묻자 최수호는 망설임 없이 "1등은 임영웅"이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원'에는 타이틀곡 외에도 '꿈속을 걸어가요', '같이한 우리', '엄마의 노래', TV조선 '미스터트롯2' 신곡 미션을 통해 선보였던 '조선의 남자' 2025년 버전, 타이틀곡 '끝까지 간다'의 인스트루멘탈(반주) 트랙까지, 최수호의 더 깊어진 음색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총 6곡이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