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100퍼센트] 문제적 딴따라, 문제적 인간 박진영
[강명석의 100퍼센트] 문제적 딴따라, 문제적 인간 박진영
박진영은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오너다. 소속 가수들을 프로듀싱하고, 원더걸스를 미국에 보내며, 배용준과 KBS 를 제작한다. 동시에 그는 매년 콘서트 를 여는 가수다. 그래서 그는 지난 21일 KBS 에서 자신을 “1월부터 11월에는 JYP의 대표지만 12월에는 딴따라”로 소개했고, JYP 대표의 입장을 엔터테이너의 언어로 답했다. 의 제작 과정이나 회사 빚이 58억이 된 사연은 JYP 대표가 답할 질문이지만, 그는 배용준과의 우정을, 58억 빚에 아랑곳하지 않는 자신의 꿈부터 말했다.

본능적인 엔터테이너로서의 태도와 능력
[강명석의 100퍼센트] 문제적 딴따라, 문제적 인간 박진영
[강명석의 100퍼센트] 문제적 딴따라, 문제적 인간 박진영
이수만은 사업 전망을 말한다. 양현석은 팬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감정을 내비치기도 하지만 회사의 입장을 전달하는데 충실하다. 반면 박진영은 엔터테이너의 행동양식으로 JYP를 운영한다. 58억 빚을 내서 다음 사업에 올인하는 건 “다음 게임”에 대한 즐거움으로 몸이 떨리는 엔터테이너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섹스도, 사업도 모두 게임이다. 게임의 목적은 직접 게임을 하며 결국 승리하는 과정의 희열을 느끼기 위해서다. 엔터테이너가 두려워하는 건 야유가 아니라 야유 때문에 무대 위에 오르지 못하는 일이다. 스스로 ‘딴따라’로 남길 원하는 박진영이 안티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다. 야한 노래로 비난을 받으면 더 야한 노래를 만들어서 인기를 끌고, 표절 시비가 붙으면 미국에 진출한다.

는 대규모의 물량을 투입하거나, 아주 선정적이지도 않다. 박진영은 스크린과 무대 장치를 적절히 사용하며 공연 전체를 하나의 스토리라인 속에 포함시킨다. 공연의 흐름 속에서 명민하게 자신의 노래들을 배치하는 솜씨는 본능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고, 결국 관객은 그에게 열광한다. 자신감이 넘쳐흐르고, 비난에 물러서지 않고, 점점 더 큰 게임에 판돈을 건다. 그는 뼛속까지 ‘나쁜 남자’고, 그래서 너무나 매력적이다. 그를 싫어한다 해도 엔터테이너로서 그의 태도와 능력을 거부하기는 힘들다.

호감과 비호감을 넘어 예의의 문제
[강명석의 100퍼센트] 문제적 딴따라, 문제적 인간 박진영
[강명석의 100퍼센트] 문제적 딴따라, 문제적 인간 박진영
그가 KBS 에서 이기광이 JYP를 떠난 것이나 재범의 2PM 탈퇴까지 모두 답한 건 그의 엔터테이너적인 기질 때문일 것이다. 대중이 보는 토크쇼에서 그는 질문으로 만들어진 자신의 무대를 내려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질문이든 받고, 자신의 생각을 대중에게 설득시킨다. 결국 발언은 엄청난 이슈가 됐고, 그에게 모든 시선이 쏠렸다. 엔터테이너의 입장에서는 이번 게임도 승리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생은 게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박진영은 새로운 사랑에 대한 질문에 “(아직) 아프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입장과 별개로 전 아내는 인터넷을 통해 이혼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 아내의 입장을 좀 더 생각했다면, 그 질문은 유연하게 넘겨도 됐을 것이다. 제 3자의 입장에서 그의 발언들은 엔터테인먼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나 그 사람들의 입장에 동조하는 이들에게는 그의 발언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엔터테이너로서 그의 언행은 호감과 비호감의 문제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의 이해관계는 옳다 그르다, 또는 인간적인 예의의 문제다.

재범에 대한 발언도 마찬가지다. 질문이 왔으니 솔직하게 말한다. 하지만 당사자를 배려해 무슨 일인지는 말할 수 없다. 박진영은 엔터테이너로서의 원칙 안에서 최대한 배려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JYP는 재범이 “심각한 사생활 문제”를 저질렀다고 했고, 박진영은 “덮어줄 수 없는 큰 일”이라고 말했다. 결국 재범의 소속사인 사이더스HQ는 JYP에게 재범이 무슨 일을 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심각한 사생활 문제가 있다면 재범은 한국에서 활동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사생활에 문제 있는 아이돌’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상태 역시 활동하기 어렵다. 박진영은 정말 배려를 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식적인 감수성 안에서 그의 발언을 배려라고 보기는 어렵다.

목숨을 건 올인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강명석의 100퍼센트] 문제적 딴따라, 문제적 인간 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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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은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는 과거 김태우에게 심한 말을 하면서도 “나를 미워하더라도 태우가 잘 되길 바랐다”고 했을 만큼 자신의 언행에 확신을 가졌고, 그 중 상당수가 결과적으로 옳았다. 문제는 한 개인의 확신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 몇 년간 작곡가, 프로듀서, 제작자로서 박진영의 성과는 눈부셨다. 그러나 JYP는 지난해 46억의 손실을 포함,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매번 모든 판돈을 걸고 더 큰 게임에 나서는 그의 모습은 제 3자가 보기엔 멋있다. 하지만 자기 소유라도 회사 건물을 저당 잡히며 돈을 투자하는 것은 경영자의 게임에서는 지극히 위험한 일이다. 박진영에게는 이런 상황마저 게임의 한 부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게임에는 이제 여러 사람의 인생이 걸려 있고, 투자자들은 그의 개인적인 매력뿐만 아니라 회사의 안정성을 볼 것이다.

물론, 박진영은 이 모든 문제도 그의 방식대로 풀 것이다. JYP는 코스닥에 우회 상장한 제이튠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역시 우회 상장의 가능성을 얻었다. 가 성공해 JYP의 아이돌이 아시아 전체의 스타가 되면 모든 문제는 간단해질 것이다. 그는 이번에도 올인을 선택했고, 그 와중에 에 출연해 무대 위에서 논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외줄에서 내려오지 않은, 또는 내려오기를 거부했던 이 ‘딴따라’가 이번에도 이길 수 있을까. 좋든 싫든, 그가 재미있는 엔터테이너인 것은 맞는 듯 하다. 다만, 자신의 소속사를 떠나서 잘 된 이기광에 대해 대중이 보는 앞에서 “그때는 절박함이 부족했다”며 실패 이유를 이기광의 문제로만 규정하는 발언은 배려도, 재미도 없었다. 그가 게임에서 이기든 말든 좀 더 일반적인 대중의 감수성을 이해한다면 그가 펼치는 엔터테인먼트를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글. 강명석 two@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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