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연예대상 >, KBS 예능의 역사
, KBS 예능의 역사" />< KBS 연예대상 > 토 KBS2 밤 10시 15분
이경규의 KBS 연예대상 수상은 어느 모로 보나 깔끔한 선택이었다. 신동엽은 맡은 프로그램이 줄줄이 폐지됐고 김병만은 박명수의 말을 빌리자면 ‘좀 이른 감이 있는 순’에서 상을 받았다. 강호동, 유재석의 쌍두마차 체제는 여전히 공고해 누가 상을 받아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여전하지만 이경규의 부활만큼 인상적인 영향력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이경규의 수상은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세월의 변화 속에 후배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주고 밀려났던 한 남자가 온몸으로 변화에 부딪히면서 자신을 밀어냈던 리얼 버라이어티에 도전해 성공한 것이기에 깊은 의미와 훈훈함을 남겼다. 30여 년간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이경규 덕분에 < KBS 연예대상 >은 한 해를 정리하는 자리로 그치는 것이 아닌 50대 중년의 또 다른 시작이 보여준 용기와 격려의 휴먼 드라마가 될 수 있었다. 한편 KBS가 타 방송사의 연예대상과 구분 지을 수 있는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의 존재다. 올 한 해 예능이 감동을 좇았다면 는 남녀관계, 정치를 건드리며 풍자 코미디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예능, 코미디 구분 없이 수상자들은 너도나도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쏟았고, 코미디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김병만은 수상소감으로 타 방송국 사장에게 코미디에 투자해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이 깜찍한 도발은 한국 코미디를 이끌어가는 유일무이한 코미디쇼 의 간판 연기자로서 보여준 자긍심이자 절박한 의무였을 것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와 코미디, 거성과 신예,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감격적인 수상 순간이 있으니, 역사를 기록하는 시상식의 가치란 이런 것 아니겠는가.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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