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신데렐라 언니>│언니의 잔혹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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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목드라마
극본 김규완 연출 김영조 김원석
출연 : 문근영(송은조 역), 천정명(홍기훈 역), 서우(구효선 역), 택연(한정우 역), 이미숙(송강숙 역), 김갑수(구대성 역), 강성진(양해진 역) 등
tag : 후속, 동화 신데렐라 엔딩 스포, 예비역 병장 천정명 복귀작, 근영악역, 교복서우, 네 발에 유리 구두, 내 귀에 누나
한 마디로 : 불행한 삶을 살아온 신데렐라 언니가 동생인 신데렐라가 가진 것을 빼앗아서라도 행복해지고자 하는 동화 같지 않은 동화.
첫 방송 : 2010년 3월 31일 저녁 9시 55분

“그래서 그들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 문장의 마침표 바로 다음부터, 동화는 현실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동화 속에서는 신데렐라를 재투성이로 만들었던 계모도, 발가락과 발꿈치를 잘라서라도 유리 구두 속에 발을 집어넣으려고 했던 신데렐라 언니의 욕망도 기억되지 않지만, 는 그 기억 되지 않는 인물들에 주목한다. 처음부터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던 신데렐라 언니 은조(문근영)가, 모든 것을 가졌으나 엄마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신데렐라 효선(서우)이 가진 것을 빼앗으려 하면서 피가 섞이지 않은 자매의 운명은 천천히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래서 드라마를 시작하면서 김규완 작가가 던졌다는 “빼앗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이야기가 될까?”라는 질문은 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중요한 힌트가 된다.
KBS <신데렐라 언니>│언니의 잔혹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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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이야기, 이제는 지겨워!
신데렐라 아니고, 언니입니다
KBS <신데렐라 언니>│언니의 잔혹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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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짐이었던 엄마(이미숙)를 버리고 떠나려던 순간에야 은조는, 처음으로 아빠다운 아빠(김갑수)와 착하고 밝은 동생 효선(서우)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효선이 제게는 단 하나뿐인 엄마의 사랑마저 가져가려고 하자, 그런 효선을 용서할 수 없는 은조는 동생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고자 한다. 유리 구두도, 기훈(천정명)이라는 이름을 가진 백마 탄 왕자님도. 이렇듯 늘 악인으로 여겨졌던 인물이 극의 중심에 선 의 세계관은, 그 누구도 완벽하게 착하거나 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인공들을 극단의 사랑으로 몰아갔던 와 의 작가 김규완의 재능은, 행복한 동화 속에 숨겨진 인간성과 잔인한 진실 속에서도 청춘남녀의 멜로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을 흡입력 있게 담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전작이었던 와 가 남자 감성이라면, 는 여성들을 위한 성인 동화가 되어줄 것”이라는 제작사인 에이스토리의 이상백 대표이사의 말처럼,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 속에는 도시도 시골도 아닌 중간 즈음의 풍경과, 사춘기를 지나며 어떤 경계에 서 있는 은조와 효선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섬세한 시선으로 담겨 있었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동화들의 원전을 찾아보면, 그것은 아름다운 이야기라기보다 인간들의 이기심과 욕심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잔혹동화에 가깝다. 아마도 는 그 후자에 가까운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서 는 결핍의 드라마이며, 그 결핍으로 비롯된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드라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에 동시에 시작되는 공중파 3사의 수목 드라마 중 가장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담고 있는 이 청춘 멜로물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어쩔 수 없이 동화와 같을까, 그렇지 않을까. 이 색다른 동화 속 인물들을 얼마나 공감가게 그리느냐에 따라, 신데렐라가 아닌 ‘신데렐라 언니’가 사랑받는 날이 올지 그렇지 않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글. 윤이나(TV평론가)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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