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케이블TV의 선택
2010, 케이블TV의 선택
케이블TV가 한국에 출현한지도 어느새 15년이 되었다. 지상파 방송의 난시청 해소, 24시간 방송, 다양한 채널이라는 강점을 무기로 등장했던 케이블TV는 현재 약 1500만 가구가 시청하고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송 플랫폼이다. 그렇다면 케이블과 스카이라이프, IPTV 등 유료 방송 시장이 거의 포화 상태인 2010년의 한국에서 케이블TV가 여전히 ‘대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관성인가, 아니면 혁신인가. 3월 3일부터 6일까지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 KCTA 2010 디지털 케이블TV 쇼 >는 바로 이러한 물음에 대한 현재 진행형의 고민을 확인해볼 수 있는 자리다.

케이블TV 15주년을 기념해 예년에 비해 양적인 규모를 키운 이번 행사는 케이블TV의 비전 방향 역시 좀 더 넓게 제시했다. 우선 앞으로 진행될 컨퍼런스의 전반적 흐름을 상징적으로 규정하는 기조연설의 주제부터 ‘Cable, Make a Big Step’이다. 발제를 맡은 윌리엄 첵 미국 케이블TV 방송협회(NCTA) 수석부회장과 나이토 마사미츠 일본 총무성 차관은 자국의 케이블 발전 상황을 설명했는데 미국의 경우, 적극적 인프라 구축을 통해 초고속 인터넷과 인터넷 전화 서비스 가입자를 확보해 경쟁 우위를 지켰고, 일본 역시 케이블망을 이용한 정보 서비스로 학생들의 교육 분야에 진출하는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밝혔다. 즉, 이번 컨퍼런스의 전체 주제인 ‘포스트 미디어 빅뱅시대, 케이블의 방향’은 결국 다각도의 혁신을 통한 경쟁력 확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행사 이튿날부터 세부적으로 진행되는 컨퍼런스 세부 세션이 ‘디지털 케이블TV 로드맵 by 2012’, ‘TV 그 이상의 마켓:홈쇼핑의 새로운 도전’, ‘신 유형 광고 도입’ 같은 다양한 기술적, 정책적 주제로 진행되는 건 그래서다.

3DTV, 새로운 플랫폼의 고민
2010, 케이블TV의 선택
2010, 케이블TV의 선택
전시 파트의 변화 역시 이런 맥락 안에서 해석해야 할 듯하다. 이번 전시는 프로그램 제공자(PP)들의 부스 전시 위주로만 진행되던 과거와 달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참여한 3DTV 특별관이 운영되어 3DTV를 직접 시청할 수 있다. 현재 모든 종류의 영상 플랫폼에 있어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3DTV는 기조연설을 맡기도 했던 윌리엄 첵 수석부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도 밝혔듯 “케이블TV 적용을 위해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그에 따르면 모든 방송을 3D화 할 것인지, VOD만을 3D화 할 것인지, 아니면 몇몇 특화된 콘텐츠만을 3D화 할지 수많은 케이블 프로그래머들이 고민하고 있고, 스포츠 콘텐츠 사업자인 ESPN의 경우 어떤 스포츠 이벤트를 3D로 제공해야 할지에 대해 적극적인 연구와 실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3DTV는 단순히 의 성공에 기댄 반짝 상품이 아닌, HD 이후 방송 플랫폼의 비교 우위를 위한 선점 시장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디지털 케이블TV의 주요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연동형 서비스를 선보이는 한국경제TV의 부스와 케이블망으로 IP방송을 제공하는 시스코의 전시 부스 역시 디지털 케이블TV 시대의 기술적 발전에 대한 의지를 엿보게 한다.

하지만 4일 동안의 행사 중에 벌어지는 이 모든 컨퍼런스와 전시는 결국 업계의 의지 표명일 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실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디지털 케이블TV로의 전환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했던 < KCTA 2009 디지털 케이블TV 쇼 >의 성과는 결국 지난 한 해 얼마나 디지털 전환을 이루었는지를 통해 평가할 수 있는 있는 것처럼 이번 쇼의 성과 역시 2010년 케이블 업계의 실천으로 증명될 수 있을 것이다. 예년보다 3달 정도 일찍, 봄과 함께 시작한 이번 행사는 과연 올 한 해 케이블 시장의 실질적 로드맵이 될 수 있을까.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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