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우 “장구치던 날, 배우 생활 20년 동안 가장 힘든 날이었다”
김승우 “장구치던 날, 배우 생활 20년 동안 가장 힘든 날이었다”
처음에는 ‘김승우 쇼’라는 소문이 있었다. 최화정과 김신영, 우영과 태연이라는 화려한 보조 진행자들의 면면이 공개되자 정작 김승우의 역할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다 김승우가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명동 한복판에서 장구를 치자 사람들은 시작도 전부터 KBS 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2일, 첫 방송을 선보인 는 나쁘지 않은 첫인상을 남기며 화요일 밤 예능의 새로운 경쟁구도를 예감케 했다. 아직은 정확이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좀 더 알아가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등장한 의 진행자들과 윤현준 PD를 만났다. 공동인터뷰 현장에서도 시종일관 넉살 좋은 말솜씨를 자랑하는 김승우를 비롯해 할 말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정리한다.
새로운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된 소감을 각자 부탁한다.
김승우 : 이미 여러 번 토크쇼 제의를 받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고민을 했다. 갑자기 예능을 하게 되어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첫 방송을 보고 나니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아무나 해서도 안 된다는 걸 알았다. 녹화장에 나올 때마다 소풍 가는 아이처럼 설레고, 재미없어서 끝나버리지는 않을까 걱정도 한다. 시청자들에게 꽤 괜찮은 진행자가 한 명 있었다고 기억되고 싶다.
우영 : 김승우 형님의 이름을 걸고 하는 토크쇼에 같이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첫 방송을 보면서 멤버들이 걱정했던 만큼 격려를 해 주더라.
최화정 : 처음에는 과연 나와 맞을까,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김승우 씨와는 MBC 를 하면서부터 친한 사이였고, 우영, 태연이는 SBS 을 진행하면서 친해졌고, 신영이는 워낙 내가 믿는 동생이다. 다섯 명의 팀워크가 중요한데, 걱정할 필요 없이 이미 친하다. 우영이가 나를 ‘누나’라고 부르는 것만으로도 나는 땡 잡았다! (웃음)

“첫 회 김남주 캐스팅, 나는 극구 반대했던 일이다”
김승우 “장구치던 날, 배우 생활 20년 동안 가장 힘든 날이었다”
김승우 “장구치던 날, 배우 생활 20년 동안 가장 힘든 날이었다”
김승우 “장구치던 날, 배우 생활 20년 동안 가장 힘든 날이었다”
김승우 “장구치던 날, 배우 생활 20년 동안 가장 힘든 날이었다”
첫 방송을 본 감상은 어떤가?
우영 : 첫 녹화를 할 때 너무 떨고 있어서 잘 기억이 안 난다. 너무 까불었는데 승우 형님이 잘 받아 주셨다. 처음에는 포스가 있으셔서 무서웠던 게 사실인데, 이제는 친한 형처럼 대해주신다. 그래서 너무 막 했던 게 아닌가 싶고, 편집의 힘이 컸다.
태연 : 아직 바빠서 제대로 방송을 보질 못했다. 스케줄 이동 중에 잠깐 DMB로 봤는데, 자막이나 편집부터가 밝게 잘 표현된 것 같아서 예감이 좋다.
김승우 : 시청자 반응은 우호적인 글의 비중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우리가 잘했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첫인상이 괜찮은 것 같으니 조금 더 열심히 해다오, 그런 격려로 여기겠다. 첫 녹화를 하고나서 새벽 3시에 직접 운전을 해서 편집실에 찾아 왔었다. 그 정도로 신경을 쓰고, 배우는 자세로 일하고 싶었다. 방송을 보고 나니 예능에 대해서 요만큼 알 것 같다. PD에게 통화 하면서 고맙다고 했다. 포근하고 따뜻해서 마음에 든다고 했더니 이제 겨우 1회 한 거라고 깨우쳐 주더라. (웃음)

체감하는 주변 반응은 어떤가? 특히 김남주 씨의 반응이 궁금한데.
김승우 : 가까운 친구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반응이다. 방송 후에 연락이 너무 많이 와서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될 지경이었다. 그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김남주 씨는 아시다시피 다 좋아한다. 녹화 하면서 최화정 씨에게 내가 이 자리에 익숙해 보인다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 실제로도 처음에는 긴장을 좀 했는데, 할수록 재미있다, 해볼만 하다는 느낌이 들더라.
최화정 : 초반에 긴장한건 아마 김남주 씨 때문이었을 거다. (웃음) 김승우 씨는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할 때 긴장하는 타입이 아니다. 그 자연스러움이 토크쇼에는 큰 도움이 될 듯 싶다. 타고난 장점들이 있는데 당황할수록 더 크게 웃는 점이 주변사람들을 편하게 해 준다.

첫 회 게스트로 김남주를 초대하는 것은 누구의 아이디어였나?
김승우 : 나는 극구 반대, 극구 사양했던 일이다. 제작진과 처음부터 나는 섭외 문제에 대하서는 빠지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 상태였다. 배우가 진행을 하면서 가까운 분들이 나와서 그들만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프로그램 자체의 힘을 기르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그램만의 자생력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나 저 프로 나가고 싶어’ 생각을 하기를 바랐다. 특히 김남주 씨는 내 최측근이라서 끝까지 반대를 했는데, 첫 회이므로 내가 MC이자 게스트로서 소개되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의견에 그만 넘어가고 말았다.

“김승우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을 갖고 있다”
김승우 “장구치던 날, 배우 생활 20년 동안 가장 힘든 날이었다”
김승우 “장구치던 날, 배우 생활 20년 동안 가장 힘든 날이었다”
김승우 “장구치던 날, 배우 생활 20년 동안 가장 힘든 날이었다”
김승우 “장구치던 날, 배우 생활 20년 동안 가장 힘든 날이었다”
김신영은 이후에 후속 프로그램에 다시 캐스팅 되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김신영 : 사실 도 재미있었지만, 는 승우 오빠의 편안함과 호탕한 웃음 덕분에 조금 다른 느낌이 있다. 가수인 우영, 태연이나 화정 언니와는 전부터 친한 사이인데, 배우인 승우 오빠는 예능에서 본 적 없는 사람인데다가 ‘조금은 독한 내 질문을 받아줄 수 있을까?’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예상 외로 너무 잘 받아 주셔서 ‘승우 잡는 우영’, ‘꽁승우’ 같은 별명들이 나올 수 있었다.

진행자들 중에서 유일한 예능인이다. 그에 따른 부담감도 있을 것 같은데. 계속 추임새를 넣는다던가.
김신영 : 그런 부분이 있는데, 아무래도 라디오 진행병이다. 1년 반 정도 라디오를 하다보니까 대꾸가 없으면 민망할 것 같아서 계속 추임새를 넣게 된다. 사실 첫 회 들어가기 전에 이야기가 끊기면 어쩌나, 그런 상황을 해결하는 역할로 내가 들어온 것 같은데, 걱정을 했다. 그런데 다들 제 몫을 잘 하고 어느 정도 리듬이 생겨서 이제는 팀워크가 중요할 뿐이다.

중요한 팀워크를 위해서 같이 회식은 했는지 궁금하다.
김승우 : 감독님께 부탁을 해서 포스터 촬영을 하고 나서 회식을 하자고 했는데, 다들 스케줄이 바빠서 가버리더라. 결국 나와 우영이만 남았다. 첫 녹화 때도 끝나고 술 한 잔 하자고 했는데, 또 우영이만 남더라. (웃음) 우영이랑 둘이 하는 것 같다.

다섯 MC들의 조합에 예상외의 지점들이 있는데, 이들을 캐스팅한 이유가 있다면?
윤현준 PD : 김승우 씨를 중심으로 다양한 질문과 다양한 생각이 나올 수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 싶었고, 조금은 신선한 사람들로 방송을 채우고 싶었다. 우리 방송은 20대부터 50대까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연령에서 다양성이 비롯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김승우를 메인 진행자로 발탁한 이유는 무엇인가?
윤현준 PD : 작가들에게서 얘기를 많이 들었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을 갖고 있다고. 예컨대, 여자를 몇 분안에 넘어오게 만들 수 있는 언변의 소유자라고하더라.
김승우 : 아니! 좋은 얘기 해놓고 그렇게 하시면 오늘 헤드라인은 그걸로 나가지 않나!(웃음)
윤현준 PD : 막상 만나 보니까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 같아서, 토크쇼를 하면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다시 찾아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되면 좋겠다”
김승우 “장구치던 날, 배우 생활 20년 동안 가장 힘든 날이었다”
김승우 “장구치던 날, 배우 생활 20년 동안 가장 힘든 날이었다”
방송에서 특히 질문소개하기 코너가 목적을 알 수 없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윤현준 PD :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많은데 전부 전달할 수 없으니 어떤 질문이 올라왔는가만이라도 알려주자는 취지로 만든 코너다. 대답 없이 질문만 한다고 코너 의미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전혀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 안한다. 질문이 나왔다는 자체만으로도 참여하신 분들은 즐거울 거라고 생각 한다. 그래서 이번 주 녹화에서도 강행 했다.

장구 치는 모습이 화제였는데, 당시의 마음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다른 멤버들도 곧 차례가 돌아오지 않나?
김승우 : 아, 배우 생활 20년 동안 가장 힘든 날이 그날이었다. (웃음) 처음에는 이렇게 망가져도 되나, 고민을 했다. 그런데 나는 아직 ‘프로그램’이라는 말도 입에 잘 안 붙는다. 그냥 도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을 하고, 작품의 주인공으로서 상황에 임했다.
우영 : 나는 부채춤을 췄는데 많이 추워서 정신이 없었다. 승우형님이 첫 회에 워낙 잘 해 주셔서 부담은 됐지만 시청자들과의 약속이 지켜지는 것을 보는 순간부터는 ‘해야 한다’는 의무감보다는 즐거움이 더 커지는 것 같았다. 시청자와의 믿음이 생기는 것이 느껴지니까.
태연 : 나도 차례가 다가와서 뭘 할까 생각은 하는데, 날씨가 도통 풀릴 생각을 안 해서 걱정이다. (웃음) 제기차기 춤을 춰도 좋을 것 같고, 미니 라이브 콘서트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질문하기 코너도 그렇고, 현장에서 시청자와 함께 약속을 지키는 코너도 그렇고 인터렉티브한 느낌을 추구하는 것 같은데, 앞으로도 방송의 초점은 시청자인가? 사실 토크쇼적으로 게스트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윤현준 PD: 변명을 하자면 8시간 녹화를 했다. 그런데 방송은 70분이다. 한 두 코너를 아예 드러내지 않으면 시간이 감당이 되질 않더라. 시간을 줄이는 게 너무 아깝고, 김남주 씨의 얘기 중에도 버리기 아까운 부분이 많았는데, 첫 회에 어떤 프로그램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편집을 했다. 나쁘게 얘기하자면 욕심을 낸 거고, 좋게 말하자면 콘셉트를 보여주려고 열심히 한거다. 그래도 이야기 흐름이 끊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2회부터는 구성을 약간 바꿨다. 좀 더 편안하게 보실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결국 만의 특징은 무엇이 될까?
김승우 : 요즘 시청자들의 트렌드에 적합할지 모르겠지만, 조금 덜 시끄러웠으면 좋겠고, 조금 더 깊은 이야기 했으면 좋겠고, 게스트가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는 우리도 굳이 듣지 말자, 그런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다. 예능 프로그램 보고 나면 정말 재미있지만, 다시 보고 싶은 경우는 없지 않나. 우리는 다시 찾아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되면 좋겠다.

를 하면서 꼭 초대하고 싶은 손님이 있다면?
김승우 : 사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나는 인맥이 넓지가 않다. 원래는 낯가리고 소심한 성격이다. 꼭 써 달라. ‘김승우 인맥 의외로 좁다.’ (웃음)
윤현준 PD : 그래서 나도 실망했다. (웃음)
김승우 : 이 기회에 인맥을 넓혀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래서 교류가 없었던 사람들이 나오면 더 좋겠다. 다음 주 게스트로 2PM 나온다고 해서 우영이한테 물어봐서 멤버들 이름을 다 외우고 있다. 나에게 그런 과정이 숙제지만, 설레는 일이기도 하다. 새로운 사람에 대해 연구를 해야 하니까. 물론, 소녀시대면 더 좋았을 걸…… (웃음)
최화정 : 고수! 요즘 드라마도 열심히 봤고, 정말 잘생긴 것 같다.
태연 : 강동원 선배님이 꼭 오셨으면 좋겠다. 최근에 영화도 개봉 했고, 여성팬이 정말 많으신데 그 팬들의 궁금증을 내가 대변해 보겠다.
우영 : 안성기 선배님. 그 분의 인자한 느낌이 정말 좋다.
최화정 : 우리나라 아이돌의 문제점이다. 솔직하게 말해.
태연 : 그래, 여자 연예인!
우영 : 음…….. 전원주 선생님? 정말 난 인자한 분을 좋아한다. 임현식 선생님 같은 분!!!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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