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vs < KBS스페셜 >
vs < KBS스페셜 >" /> MBC 토 오후 6시 30분
요즘 의 마지막은 의 광고로 마무리된다. 그런데 지난주만큼은, 을 위해서 광고를 붙이지 말았어야 했다. 가 레전드의 지위를 얻은 것은 같은 프로그램들 때문이니까. 쩌리짱이 주인공인 겉절이 코너 쩌바타로 시시덕거리다가 시작된 권투특집. 국내 유일한 챔피언인 최현미 선수가 스폰서가 없어서 타이틀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 최현미 선수의 절박한 사정, 타이틀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 그리고 꿈을 일궈오기까지 겪은 탈북 등의 사연과 혹독한 훈련장면을 통해 감정이입의 통로를 만들었다. 여기까지는 스포츠를 소화하는 일반적인 방식이다. 게다가 상대는 ‘스폰서’가 오래전부터 붙은 일본 선수다. 자연스레 선악 대결구도가 무르익을 즈음 은 자세를 바꾼다. 이른바 필승 코드라 일컬어지는 애국 코드를 선악 구도에 등치시키지 않았다. 일본의 츠바사 선수는 골리앗도 악인도 졸부도 아니었다. 그녀의 너무나도 어른스러운 인터뷰와 승부를 바라보는 ‘집념론’은 무도를 넘어 인생을 돌아보게 했다. 한일전이 아니라 링 위에 서는 두 사람의 사연. 예능에서 웃음기 빠진 감동 코드 자체가 촌스러운 것은 아니다. 또 촌스럽지 않게 만드는 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한일전이란 이벤트로 끝날 수도 있었던 기획을 레전드로 만든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글 김교석
<무한도전> vs < KBS스페셜 >
vs < KBS스페셜 >" />< KBS스페셜 > KBS1 일 오후 8시
국민 대다수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아메리카 최빈국, 아이티. 2008년, < KBS스페셜 >이 아이티를 찾아갔을 때 아이티의 아이들은 고운 진흙에 마가린과 소금을 섞여 햇볕에 바싹 말린 진흙쿠키를 맛있다는 듯이 먹고 있었다. 그리고 2010년, 사상 최악의 강진이 휩쓸고 간 아이티의 아이들은 지진에 무너진 건물 잔해의 틈새로 들어가 혹시 남아있을지 모를 식량을 찾고 있다. 아이티로 들어간 취재진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부패한 시신에서 나는 악취를 피해 마스크를 쓰는 것이었다. 도시는 하나의 거대한 무덤처럼 변해버렸고, 살아남은 자들은 최악의 치안 상태 속에서 질병과 굶주림에 맞서고 있다. 폐허가 된 건물 틈새를 파고드는 아이들을 취재하던 프로듀서는 그 안에서 한 아이가 보물처럼 싸안고 나온 자루 속을 들여다보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거기에 들어있는 것은 두루마리 휴지였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거리를 찍은 화면은 시신을 가리느라 뿌옇게 흐려져 있다. < KBS스페셜 >이 아이티 대지진의 9일간에 대해서 기록한 것은 오직 참혹함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열흘 째 되는 날에야 비로소, 세계의 도움의 손길 속에 작은 희망의 싹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국인 선교사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아이들은 꽤나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우리 집이 나는 좋아요”라고 노래했다. 그리고 마치 거짓말처럼, 하단의 < KBS 9시뉴스 > 예고에는 ‘아이티, 20대 남성 극적 구조’라는 소식이 떴다. 비극의 섬 아이티에서 다시 이런 기적을 만날 수 있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 뿐이다. 돈이든, 콩이든, 도토리든, 무엇이 되었든 우리의 작은 기부가 아이티에서는 기적을 일으키는 도구가 될 것이다. 그 아이들이 언젠가 ‘우리 집’을 찾을 수 있는.
글 윤이나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