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의 ‘1박 2일’을 하던 어느 여름 날. 이승기는 혼자 거리를 걷고 있었다. 여장한 것처럼 단발머리 가발을 쓴 채. 한 소녀는 그를 보자 털썩 주저앉았고, 다른 소녀는 휴대폰을 든 채 그를 따라다녔다. ‘1박 2일’에서 형들이 시키면 단발머리 가발을 쓰고 혼자 거리를 걷는 막내는 같은 날 밤 10시에는 최고의 인기를 기록하는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그가 지나가는 거리 어디에선가는 ‘결혼해 줄래’가 흘러나오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에게 열광하는 소녀 앞에서 망가진 모습으로 태연하게 혼자 거리를 걷는 톱스타. 그는 ‘시청률 70%의 사나이’라는 기사가 나오는 순간에도 ‘1박 2일’의 허당이었고, 저녁 6시 반에 늘 자신을 보던 사람들을 그날 밤 10시, SBS 으로 끌어들였다. 또래의 아이돌은 열광적인 팬덤을 바탕으로 대중 앞에 선다. 하지만 이 반듯한 청년은 리얼 버라이어티 쇼의 허당이 되어 친근함을, 가족 드라마의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는 청춘스타가 되어 열광을 얻어냈다. ‘내 여자라니까’의 연하남으로부터 ‘1박 2일’의 허당을 거치며 높은 둑처럼 쌓인 대중의 호감은 에서 급격한 열광의 물살로 바뀌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톱스타가 옆집 청년처럼 편한 이유 그리고 다시 ‘1박 2일’을 하는 어느 겨울날. 이승기는 두꺼운 얼음이 떠다니는 물속으로 입수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여름 천하무적의 톱스타였다. 하지만 신드롬의 주인공이 아닌 스물셋 청년 이승기가 궁금해지는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그는 여전히 매주 일요일 저녁 6시 반에 만날 수 있는 허당이다. 마치 ‘내 여자라니까’로 인기를 얻은 뒤에도 태연하게 KBS 의 마마보이로 출연했던 것처럼, 이승기는 1개월 전과 후가 달라지는 이 업계에서 6개월 전보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무게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그는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졌고, 가장 인기 있는 스타 중 한 명이지만,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20대 톱스타다. 그건 이승기가 “나를 가장 잘 파악하고 내가 해야 할 것을 결정한다”는 회사 경영진의 결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승기’로 산다는 건, ‘이승기’가 1주일에 두 번씩 대중과 만나며 웃음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건 그 자체로 무언가를 견뎌야 한다는 의미다. ‘1박 2일’의 시청률이 40%를 돌파하면 예능과 드라마 시청률 모두 40%를 넘겼다는 기사가 나오고, 예능이든 음악이든 한 번이라도 성적이 저조하면 모두가 실패 이유를 분석한다. 모두가 알고, 모두가 좋아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모두 그에 대해 무엇이든 이야기한다. 지금 이승기는 그것에 초연할 것을 요구 받으며 매주 사람들 앞에 선다.
그래서 우리는 이승기를 오해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이승기는 반듯하고 순한 남동생의 얼굴을 가졌다. 하지만 그는 연예 활동을 하면서 단 한 번도 휴학하지 않았고, 친구들과 어울려 여행을 떠날 시간이 없었지만 “‘1박 2일’로 푼다”고 말하는 속을 가졌다. 그가 ‘1박 2일’에서 요리에 대한 고집을 부리거나, 홀로 남겨진 섬에서 본진으로 합류하는 모습이 다른 멤버들보다 유난히 집요해 보인 건 그가 단지 말 잘 듣는 모범생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그는 반듯하고 진중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건 기어이 해냈다. 마치 꾸준한 운동으로 만들어낸 그의 탄탄한 어깨 근육처럼. 그는 ‘1박 2일’의 허당이지만, 강호동과 MC몽과 은지원이 함께 있는 야생의 세계에서 그들에게 할 말은 다 하고 사는 ‘깡 좋은’ 막내였고, 어디서든 가장 열심히 뛰는 의지를 가졌다.
이 모범생이라면 좀 다르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반듯함과 그들의 열광을 끓어오르게 하는 에너지의 결합. SBS 에서 이승기의 독특한 포지션은 그의 현재를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승기는 에서 먼저 애드리브를 하지 않는다. 또한 강호동과 애써 치고받는 토크를 하지도 않는다. 대신 그는 강호동이 토크의 흐름을 들었다 놨다 할 때, 게스트의 토크가 절정을 친 순간 허를 찌르는 한마디를 던진다. MC부터 게스트까지 모두 만만찮은 에서, 이승기는 드러나려 애쓰지는 않지만 묻히지도 않는다. 이승기는 건실하다. 꾸준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반듯함을 유지하는 절제력도 가졌다. 하지만, 그는 성실한 반복 사이에서 자신이 온 힘을 다해 치고 나가야할 순간을 알고 있는 듯하다.
의 여름은 지났다. 이승기가 그 때처럼 모든 걸 가지는 순간이 언제쯤 다시 올지는 미지수다. 자기 스스로 대중이 매력을 느끼는 캐릭터를 가졌다는 것은 엔터테이너에게 큰 축복이지만, 자신에게 족쇄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승기라면 좀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는 성실하고, 잘 참고, 반듯하지만 결국 자기 뜻대로 갈 수 있는 고집도 함께 가졌으니. 사실 모범생이라는 건, 정말 독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의 또 다른 말이다.
글. 강명석 two@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톱스타가 옆집 청년처럼 편한 이유 그리고 다시 ‘1박 2일’을 하는 어느 겨울날. 이승기는 두꺼운 얼음이 떠다니는 물속으로 입수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여름 천하무적의 톱스타였다. 하지만 신드롬의 주인공이 아닌 스물셋 청년 이승기가 궁금해지는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그는 여전히 매주 일요일 저녁 6시 반에 만날 수 있는 허당이다. 마치 ‘내 여자라니까’로 인기를 얻은 뒤에도 태연하게 KBS 의 마마보이로 출연했던 것처럼, 이승기는 1개월 전과 후가 달라지는 이 업계에서 6개월 전보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무게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그는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졌고, 가장 인기 있는 스타 중 한 명이지만,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20대 톱스타다. 그건 이승기가 “나를 가장 잘 파악하고 내가 해야 할 것을 결정한다”는 회사 경영진의 결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승기’로 산다는 건, ‘이승기’가 1주일에 두 번씩 대중과 만나며 웃음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건 그 자체로 무언가를 견뎌야 한다는 의미다. ‘1박 2일’의 시청률이 40%를 돌파하면 예능과 드라마 시청률 모두 40%를 넘겼다는 기사가 나오고, 예능이든 음악이든 한 번이라도 성적이 저조하면 모두가 실패 이유를 분석한다. 모두가 알고, 모두가 좋아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모두 그에 대해 무엇이든 이야기한다. 지금 이승기는 그것에 초연할 것을 요구 받으며 매주 사람들 앞에 선다.
그래서 우리는 이승기를 오해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이승기는 반듯하고 순한 남동생의 얼굴을 가졌다. 하지만 그는 연예 활동을 하면서 단 한 번도 휴학하지 않았고, 친구들과 어울려 여행을 떠날 시간이 없었지만 “‘1박 2일’로 푼다”고 말하는 속을 가졌다. 그가 ‘1박 2일’에서 요리에 대한 고집을 부리거나, 홀로 남겨진 섬에서 본진으로 합류하는 모습이 다른 멤버들보다 유난히 집요해 보인 건 그가 단지 말 잘 듣는 모범생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그는 반듯하고 진중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건 기어이 해냈다. 마치 꾸준한 운동으로 만들어낸 그의 탄탄한 어깨 근육처럼. 그는 ‘1박 2일’의 허당이지만, 강호동과 MC몽과 은지원이 함께 있는 야생의 세계에서 그들에게 할 말은 다 하고 사는 ‘깡 좋은’ 막내였고, 어디서든 가장 열심히 뛰는 의지를 가졌다.
이 모범생이라면 좀 다르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반듯함과 그들의 열광을 끓어오르게 하는 에너지의 결합. SBS 에서 이승기의 독특한 포지션은 그의 현재를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승기는 에서 먼저 애드리브를 하지 않는다. 또한 강호동과 애써 치고받는 토크를 하지도 않는다. 대신 그는 강호동이 토크의 흐름을 들었다 놨다 할 때, 게스트의 토크가 절정을 친 순간 허를 찌르는 한마디를 던진다. MC부터 게스트까지 모두 만만찮은 에서, 이승기는 드러나려 애쓰지는 않지만 묻히지도 않는다. 이승기는 건실하다. 꾸준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반듯함을 유지하는 절제력도 가졌다. 하지만, 그는 성실한 반복 사이에서 자신이 온 힘을 다해 치고 나가야할 순간을 알고 있는 듯하다.
의 여름은 지났다. 이승기가 그 때처럼 모든 걸 가지는 순간이 언제쯤 다시 올지는 미지수다. 자기 스스로 대중이 매력을 느끼는 캐릭터를 가졌다는 것은 엔터테이너에게 큰 축복이지만, 자신에게 족쇄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승기라면 좀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는 성실하고, 잘 참고, 반듯하지만 결국 자기 뜻대로 갈 수 있는 고집도 함께 가졌으니. 사실 모범생이라는 건, 정말 독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의 또 다른 말이다.
글. 강명석 two@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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