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파스타>" /> MBC 오후 7시 45분
세호(이기광)가 귀여니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덕분에 준혁(윤시윤)이 현실에서 아직 이루지 못한 사랑을 세호가 연결시켜준다. 물론 소설을 통해서. 그런데 그건 준혁만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세호의 소설 속의 세상은 역시나 이 추구하는 멜로를 위한 또 다른 시공간이었다. 준혁이의 마음을 대변하는 세호의 소설 속에서 준혁과 세경은 결혼까지 한다. 가정부와 주인집 아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어쩌면 인터넷 소설계에서는 흥미로울 수 있는 소재로 세호는 네티즌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만, 그가 사모하는 정음(황정음)과 이지훈(최다니엘)의 연애 행각을 목격하고는 창작물과 자신의 현실 사이에서 번뇌를 한다. 결국 초기의 왕가위보다 더 시크하게 또 다른 주인공이 등장하는 옴니버스 소설로 탈바꿈한다. 그의 소설 속 세상은 그렇게 베프인 세호와 준혁에겐 마지막 회였으면 좋았을 법한 세상이었다. 인터넷 소설이라는 틀을 빌려서까지 심지 굳은 연애모드를 이어갔다면 이 날의 재미는 ‘빵꾸똥꾸’를 빼앗긴 해리가 책임졌다. 해리의 적성 찾기 첫 번째 프로젝트는 피겨 스케이팅이었다. ‘표정도 부담스럽게 오바스러운 면이 있어요’라는 피겨 스케이트 코치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웃긴 거니까. 승부근성만큼은 이 시트콤 내 등장인물 가운데 가장 뛰어나니 운동을 하면 잘 할 것 같다고 현경(오현경)은 생각했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해리는 기죽지 않아서 예뻤고, 골프든 양궁이든 뭐든 해보고 싶다고 경례를 붙인다. 다만 ‘빵꾸똥꾸’가 들어가야 할 타이밍이 너무나 크게 보여서 아쉬웠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에서 웃음이 잦아드는 시기와 빵꾸똥꾸가 사라진 시기가 비슷하게 맞물리는 것 같아 씁쓸하다.
글 김교석 vs <파스타>" /> 5회 MBC 월-화 오후 10시
최현욱(이선균)은 독선적인 셰프다. 하지만 그는 나쁘거나 틀린 셰프는 아니다. 최현욱이 푸와그라나 피클을 주방에서 추방하는 것은 윤리적, 또는 영양학적으로 옳은 선택이다. 또한 그는 자신의 주방에 여성은 들일 수 없다면서도 블라인드 테스트에 합격한 서유경(공효진)을 고용할 만큼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진다. 최현욱이 라스페라 주방의 여자들을 해고한 것도 “내 주방에 여자는 없다”는 그의 신조와 별개로 그들이 충분한 해고사유를 가졌기 때문이다. 얼음을 기름에 넣거나, 재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요리사가 손님에게 재료를 들이밀며 대들거나, 주방에서 남녀상열지사를 벌이는 건 셰프가 문제 삼을 수 있는 일들이다. 그는 냉정하긴 해도 라스페라의 누구보다도 옳고, 합리적이며, 자신의 이익 때문에 주방을 망치려고 하지도 않는다. 의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된다. 5회는 이 매력적인 남자와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대립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상을 포기하지 않는 최현욱과 당장의 현실만 바라보는 사람들의 대립은 그만큼 팽팽하고, 시청자들은 현실에 맞서 이상을 관철시키려는 이 남자가 어떤 행동을 할지 궁금해 한다. 서유경이 5회 마지막에 최현욱의 볼에 뽀뽀를 한 것은 이 남자의 ‘정체’에 대한 공표다. 곁에 있으면 가끔 귀가 멍멍해진다는 걸 빼면, 그는 매우 매력적인 남자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옳고, 매력적이고, 사리분별마저 정확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들은 할 일이 없다. 서유경은 이미 최현욱의 열성 팬처럼 됐고, 오세영(이하늬)은 최현욱을 배신한 나쁜 여자일 뿐 대체 어떤 사람인지 알기 힘들다. 김산(알렉스)도 속을 알 수 없는 능글맞은 모습 외에는 하는 일이 없다. 최현욱의 캐릭터는 매력적이고 풍부한 모습을 가졌지만, 다른 세 남녀의 캐릭터는 과거 트렌디 드라마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지금의 는 압도적인 남자이자 셰프인 최현욱이 활약할 무대는 마련했지만, 그가 관계를 맺을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이 생략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우리는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에만 의존하는 드라마가 후반으로 갈수록 얼마나 힘겹게 이야기를 진행하게 되는지 알고 있다. 와 라스페라는 결국 최현욱의 것에 그칠까, 아니면 모두 함께 움직이는 풍성한 주방이 될까. 그래도 아직은 최현욱이 뭘 할지 궁금해 하며 이 드라마를 보게 될 것 같긴 하지만.
글 강명석
세호(이기광)가 귀여니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덕분에 준혁(윤시윤)이 현실에서 아직 이루지 못한 사랑을 세호가 연결시켜준다. 물론 소설을 통해서. 그런데 그건 준혁만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세호의 소설 속의 세상은 역시나 이 추구하는 멜로를 위한 또 다른 시공간이었다. 준혁이의 마음을 대변하는 세호의 소설 속에서 준혁과 세경은 결혼까지 한다. 가정부와 주인집 아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어쩌면 인터넷 소설계에서는 흥미로울 수 있는 소재로 세호는 네티즌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만, 그가 사모하는 정음(황정음)과 이지훈(최다니엘)의 연애 행각을 목격하고는 창작물과 자신의 현실 사이에서 번뇌를 한다. 결국 초기의 왕가위보다 더 시크하게 또 다른 주인공이 등장하는 옴니버스 소설로 탈바꿈한다. 그의 소설 속 세상은 그렇게 베프인 세호와 준혁에겐 마지막 회였으면 좋았을 법한 세상이었다. 인터넷 소설이라는 틀을 빌려서까지 심지 굳은 연애모드를 이어갔다면 이 날의 재미는 ‘빵꾸똥꾸’를 빼앗긴 해리가 책임졌다. 해리의 적성 찾기 첫 번째 프로젝트는 피겨 스케이팅이었다. ‘표정도 부담스럽게 오바스러운 면이 있어요’라는 피겨 스케이트 코치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웃긴 거니까. 승부근성만큼은 이 시트콤 내 등장인물 가운데 가장 뛰어나니 운동을 하면 잘 할 것 같다고 현경(오현경)은 생각했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해리는 기죽지 않아서 예뻤고, 골프든 양궁이든 뭐든 해보고 싶다고 경례를 붙인다. 다만 ‘빵꾸똥꾸’가 들어가야 할 타이밍이 너무나 크게 보여서 아쉬웠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에서 웃음이 잦아드는 시기와 빵꾸똥꾸가 사라진 시기가 비슷하게 맞물리는 것 같아 씁쓸하다.
글 김교석 vs <파스타>" /> 5회 MBC 월-화 오후 10시
최현욱(이선균)은 독선적인 셰프다. 하지만 그는 나쁘거나 틀린 셰프는 아니다. 최현욱이 푸와그라나 피클을 주방에서 추방하는 것은 윤리적, 또는 영양학적으로 옳은 선택이다. 또한 그는 자신의 주방에 여성은 들일 수 없다면서도 블라인드 테스트에 합격한 서유경(공효진)을 고용할 만큼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진다. 최현욱이 라스페라 주방의 여자들을 해고한 것도 “내 주방에 여자는 없다”는 그의 신조와 별개로 그들이 충분한 해고사유를 가졌기 때문이다. 얼음을 기름에 넣거나, 재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요리사가 손님에게 재료를 들이밀며 대들거나, 주방에서 남녀상열지사를 벌이는 건 셰프가 문제 삼을 수 있는 일들이다. 그는 냉정하긴 해도 라스페라의 누구보다도 옳고, 합리적이며, 자신의 이익 때문에 주방을 망치려고 하지도 않는다. 의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된다. 5회는 이 매력적인 남자와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대립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상을 포기하지 않는 최현욱과 당장의 현실만 바라보는 사람들의 대립은 그만큼 팽팽하고, 시청자들은 현실에 맞서 이상을 관철시키려는 이 남자가 어떤 행동을 할지 궁금해 한다. 서유경이 5회 마지막에 최현욱의 볼에 뽀뽀를 한 것은 이 남자의 ‘정체’에 대한 공표다. 곁에 있으면 가끔 귀가 멍멍해진다는 걸 빼면, 그는 매우 매력적인 남자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옳고, 매력적이고, 사리분별마저 정확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들은 할 일이 없다. 서유경은 이미 최현욱의 열성 팬처럼 됐고, 오세영(이하늬)은 최현욱을 배신한 나쁜 여자일 뿐 대체 어떤 사람인지 알기 힘들다. 김산(알렉스)도 속을 알 수 없는 능글맞은 모습 외에는 하는 일이 없다. 최현욱의 캐릭터는 매력적이고 풍부한 모습을 가졌지만, 다른 세 남녀의 캐릭터는 과거 트렌디 드라마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지금의 는 압도적인 남자이자 셰프인 최현욱이 활약할 무대는 마련했지만, 그가 관계를 맺을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이 생략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우리는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에만 의존하는 드라마가 후반으로 갈수록 얼마나 힘겹게 이야기를 진행하게 되는지 알고 있다. 와 라스페라는 결국 최현욱의 것에 그칠까, 아니면 모두 함께 움직이는 풍성한 주방이 될까. 그래도 아직은 최현욱이 뭘 할지 궁금해 하며 이 드라마를 보게 될 것 같긴 하지만.
글 강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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