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엄 [명사]
1. 존경할 만한 위세가 있어 점잖고 엄숙함
2. 포스. 주목할 만큼의 성과나 상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의 뜻과 달리 ‘oo의 위엄’ 혹은 ‘위엄 쩐다’로 활용 될 때의 ‘위엄’은 존경이 생략된 단순하고 다소 천박한 놀라움을 의미한다. 물론 여전히 긍정적으로 대단한 상태에 대해 감탄을 표하기 위해 ‘위엄’이 언급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위대함과 엄숙함에서 비롯되는 존재감을 뜻하는 원래의 단어와 반어적인 성향을 보여주며 오히려 사소한 규모 앞에서 쓰일 때 이 단어의 ‘위엄’은 더욱 빛을 발한다. ‘딱히 어마어마하게 칭찬하거나 본받을만한 위용은 아니지만 좀 놀라워서 슬쩍 우습기까지 한 상황’을 표현할만한 적당한 단어가 없는 상황에서 당분간 위엄을 대체 할 표현을 없을 것으로 예상 된다.

그러나 굳이 왜 하필이면 ‘위엄’의 의미를 격하시키면서까지 하찮은 스펙터클에 주목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생략할 수 없는 지점이다. 높으신 분들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 갔다. 나 갖다가 너는 만날 장난 하냐’싶은 언행을 일삼고 있는 현대에 존경심이란 전설 속의 존재처럼 그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가치가 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도 진심으로 엄숙하기 어려운 이 시대를 누군가는 탈권위적인 유연함이 승리한 것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엄동의 칼바람처럼 맹위를 떨치는 권세의 입김이 곳곳에 불어 닥치고 있는 시절에 위엄의 몰락은 껍데기만 남은 힘을 향해 보내는 무력한 쓴 웃음에 다름 아니다. 그러니까 “이쯤 되면 막나가는 거지요?”라고 물어 온다면 대답은 하나다. “허허허허. 오해입니다.”

용례[用例]
* 지구 용사의 위엄그 후계자의 위엄
* 레알 위엄 쩌는 007 쇼트프로그램 다시보기
* 연습 결과의 위엄
* 아놔, 길성준의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엄 진심 쩌네요.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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