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척 하고 싶을 때는 밥 두 공기를 먹어봐

지문 다가가기
초등학교 졸업 후 ‘돈 버러지’란 말 들으면서 악착같이 재산을 모아 국내 가구업체 1위인 소울가구 CEO가 되었다. 사업 하다 보니 25년 전, 쓸데없이 비리 캔다며 귀찮게 하는 공장장을 죽게 만들었다. 어쩌다 보니 공장장 부인도 같이 죽었다. 다 사업하다 보면 생길 수 있는 일이었다.

미국 부잣집 딸이라는 주아란을 며느리로 들인 소감은 “앞으론 회사 어려우면, 은행 대신 사돈집에 연락하면 되겠네. 든든한 스폰서 하나 생긴 셈치고 잘됐어.” “몰라봤더니, 새애기 그게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될지 모르겠군.” “사돈집 짱짱한데, 비싼 은행 이자 쓸 이유가 뭐 있어?”였다. 아들이 정체 모를 여자를 만나러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가 되었을 때 “정신 나간 놈. 결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계집질이야?”라고 화를 낸 이유는 “이래가지고 앞으로 짱짱한 처갓집에 손이나 벌릴 수 있겠어?”라는 걱정 때문. “며느리한테 돈은 물려줘도 회사는 물려 줄 수 없어! 그게 세상 이치야!”라며 개싸움을 벌이지만 아들 죽고 돈이 필요할 땐 “현우가 없어도, 한번 사돈이면 영원한 사돈인데 말야”라고 너그러워지는 천상 사업가. 특히 “내 회사에 눈꼽만큼이라도 타격 있으면, 그 땐 며느리고 뭐고 없어! 너도 알다시피 난 아들 죽고도, 밥 두 공기, 비벼먹고 회사나간 사람이야!”라고 일갈하는 그의 불굴의 경영 마인드는 이 사회 곳곳에 자수성가의 높은 가치를 수놓을 것이다. 이는 결코 “얼른 기자 잡아다 재갈 물려! 까불다간 죽는 날까지 콩밥 먹는 수가 있어!”라는 신우섭이 두려워서 억지로 쓴 말은 아니다.

갈래 : 세계는 넓고 사돈은 많다. 마누라와 자식도 빼지 말고 다 바꿔라. 내가 사는 구들장에 은행 빚 10원도 안 돼.

[애독자라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Q. 다음 부인과의 대화에서 드러나는 신우섭의 심경에 가장 적절한 유행어를 고르시오.

우섭 : 뭐야? 그래서 어떻다는 거야? 내가 경우 없어서 사돈한테 쪽팔린다 그거야? 사돈이랑 당신은 격이 맞는데, 내가 끼어들어 집안망신 시킨다, 그 말이지?
경희 : 아니에요. 그런 억지가 어딨어요?
우섭 : 억지? 오늘 결혼식 때도, 당신 친구들한테 왜 나 소개 안하는데? 은근히 나 피해 다니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았어?
경희 : 그런 적 없어요. 정말이에요.
우섭 : 당신이란 여자, 부부동반 동창회 때도 나 한 번도 데려간 적 없어. 내가 당신 친구들 앞에서 무식한 소리 지껄일까 걱정됐어? 죄다 주민등록증처럼 박사학위 하나쯤은 갖고 있는데, 초등학교도 못나온 남편 소개하고 싶지 않았겠지. 안 그래?

1) 루저
2) 쉴드
3) 팀킬
4) 열폭
5) 정ㅋ벅ㅋ

[자유로운 사고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문제]Q. 다음 신우섭의 말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이나 의문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제가 어딜 가나 통 작단 소린 안 듣습니다. 그물이 커야 고기도 많이 잡히는 법, 사업도 전 재산을 올인 해야 한방에 터지죠. 술집에서도 집 한 채 정돈 걸고 놀아주니까, 여자들이 다 제 앞에서 죽는 거 아닙니까. 하하하.”

1) 현우 “아버지, 어머니 모르게 또 술집 가셨던 거에요?”
2) 연재 “그럼 큰 그물로는 참돔 같은 고기도 그냥 잡을 수 있는 건가요?”
3) 아란 “내가 로즈마리로 일할 땐 집 한 채 정도는 우습게 생각했지. 두고 봐, 신우섭…”
4) 주승 “그 재산…우리 아버지가 함께 쌓아올렸어. 이젠 내 몫으로 다시 찾아올 거야.”
5) 재희 “여자들이 죽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키다리 아저씨, 저는 너무 무서워요.”

[모처럼 논술에 도움 될지도 모르는 문제]Q. 본문에서 드러난 신우섭의 성격과 가장 흡사한 문학 작품 속 주인공을 고르시오.

1) 김유정 <동백꽃>의 점순이 “느 집엔 이거 없지?”
2) 채만식 <태평천하>의 윤직원 “오냐, 우리만 빼고 다 망해라!”
3) 귀여니 <아웃사이더>의 강은찬 “안녕하세요. 돈에 환장한 남자 강은찬입니다”
4) 김동인 <발가락이 닮았다>의 M “보게…발가락도 아주 나와 닮았어.”
5) 현진건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 “설렁탕을 사다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 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드라마 안 봐도 맞출 수 있는 문제 – 3
특정지역 출신자 우대 문제 – 4
신우 형님을 향한 충성도 체크 스피드 퀴즈 – 신우 형님이 미남이를 위해 처음으로 사신 선물은 (구두)다. 엔젤 폰 광고에서 신우 형님의 지정색은 (블랙)이다. 신인 시절 아이스크림 광고에서 신우 형님의 분장은 (눈사람)이었다. 명동에 가면 (칼국수)를 먹어야 한다. 놀이동산에서 신우 형님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기구는 (바이킹)이다. 신우 형님이 즐겨 쓰는 변장 도구는 (안경)이다. 미남이를 철봉에서 내려오게 하기 위해 신우 형님은 (이마)에 (뽀뽀)를 하셨다. → 소리 내어 읽을 때 제한시간 15초를 넘기면 충성도가 인정되지 않음.

[실전! 내가 꿀리지만 센 척 하고 싶은 이를 위한 말하기 전략]
* 요즘 좀 반항하고 싶은 수험생이라면
엄마도 알다시피 난 수능 50점 떨어지고도, 밥 두 공기, 비벼먹고 학교 나간 사람이야!

* 여기다 미안하다 했더니 저기서 서운하다 하면
너희도 알다시피 난 국민 죽고도, 돌솥밥 두 공기, 비벼먹고 나랏일 한 사람이야!

* 실연 후 미니홈피에 눈물 셀카를 올리며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난, 국산 나물에 이천 쌀로 지은 밥 두 공기, 노동자 계층 사람이라면 알지 못할 레시피에 맞춰 서민 입맛보다는 짜지 않게 비벼 먹고 이별을 이겨낸 사람이야!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