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 기간 주 진행되는 아시안필름마켓이 10월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다. 아시안필름마켓은 영화제 기간에 부산을 찾은 여러 나라의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영화 제작사들의 작품을 보고 구매 의사를 타진하는 전형적인 B2B(Buyer to Buyer) 행사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등 총 22개국에서 72개 회사와 44개 세일즈 오피스가 참여하며, 바이어가 작품을 스크린을 통해 직접 감상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11일부터 13일까지 총 48회의 상영회를 갖는다. 그와 함께 ‘유럽마켓의 동향’이나 ‘국제 공동제작의 실제’를 다루는 각종 세미나들이 파라다이스 호텔 시실리룸에서 진행된다.

봉준호, 이명세 감독의 신작이 기다리는 PPP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의 가장 특별한 점은 같은 기간 동안 진행되는 PPP(부산 프로모션 플랜)의 미팅 역시 세일즈 오피스가 열린 부산 씨클라우드 호텔에서 진행된다는 점이다. PPP는 공동제작이나 공동투자를 희망하는 아시아 영화 프로젝트 기획안을 선별해 공동제작자나 투자자를 만나고 상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이다. 올해의 경우 봉준호의 <설국열차> 이명세의 <청춘은 참혹하다> 등 국내 유명 감독의 프로젝트를 비롯해 총 30개의 프로젝트가 산업 관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마켓을 통한 구매와 프로모션 플랜에 공통으로 참여하는 바이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PPP의 장소 이전을 통해 불필요한 경비를 절감하고 행사 참여자 역시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마켓과 미팅 역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사실 일반인 참여가 제한된 B2B 행사이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 부산을 찾은 골수 영화팬에게도 아시안필름마켓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행사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듣던 한국 영화의 위기, 혹은 한국 영화의 부활이라는 담론이 결국 한국 영화 산업의 위기와 부활에 대한 것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이 행사의 중요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결과물로서의 텍스트이기 이전에 수많은 돈과 인력이 움직이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스타의 무대인사도, 레드카펫도 없지만 이 행사가 거둘 성과에 주목해야 하는 건 그 때문이다.

글. 부산=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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