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마지막 한국 호러 <요가학원>이 8월 20일 목요일 개봉했다. 홈쇼핑 쇼호스트 효정(유진)은 미스코리아 출신의 건방진 후배가 등장하자 직업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점점 외모에 자신감을 잃어가던 효정은 동창회에 나갔다가 학창 시절 자신이 왕따 시켰던 선화(이영진)가 아름다운 미녀로 탈바꿈한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선화는 효정에게 이름도 없고 간판도 없는 요가학원을 알려주며 그곳에서 일주일간의 심화수련을 받으면 완벽한 미녀가 된다고 말한다. 효정은 요가학원에서 다른 네 명의 여자들을 만나고, 그들은 요가마스터 나니(차수연)의 지도에 따라 심화수련을 시작한다. <요가학원>은 여성들이 만든 호러영화다. <여고괴담 3 : 여우계단>을 연출한 여감독 윤재연의 지휘 아래 유진, 이영진, 박한별, 조은지, 이혜상, 황승언, 김혜나 등 색깔이 다양한 여배우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죽어나간다.

차라리 옥주현 요가 비디오가 더 무섭지

<요가학원>의 주제는 ‘예뻐지려는 욕망이 어떻게 여자들을 파멸로 몰아 가는가’다. 단기간에 예뻐지려면 성형외과엘 가야지 왜 허가도 받지 않은 요가학원에 일주일이나 갇혀서 심화수련을 받는 걸까. 게다가 요가 마스터는 “마지막 날 단 한명만이 쿤달리니를 획득해 예뻐질 수 있다”고 말한다. 지식인을 찾아보니 쿤달리니 요가는 몸과 마음의 정화를 통해 우리 몸에 숨어있는 쿤달리니 에너지(감춰진 여성 에너지)를 각성시키는 수련법이란다. 이런 걸 일주일 만에 각성한다고 외모가 예뻐질 리도 없을뿐더러, 단 한명만이 쿤달리니를 전수받을 수 있다는 건 무슨 억지 시츄에이션인가. 질투로 불타는 여자들이 쿤달리니를 위해 서로를 죽이는 본격 여성 사이코패스 호러라면 좀 낫겠다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요가학원>은 <장화, 홍련>이후 우후죽순 등장해 한국 호러영화계를 퇴화시켰던 ‘인테리어 벽지 호러’의 직속 후계자다. 무슨 소리냐고? 과도하게 인공적으로 꾸민 무대에서 나태한 방식으로 여자들을 죽이는 영화말이다. 딱 감독의 전작인 <여고괴담 3: 여우계단>을 떠올리면 된다. 야심은 더 커졌지만 공포는 훨씬 줄었다는 것도 염두에 두자.

글. 김도훈 ( 기자)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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