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비가 쏟아지던 주말이었어요. 그래도 잠시 비가 갠 사이, 그 오랜만에 맛보는 청량한 공기가 너무 좋아서 어제는 오랫만에 동네 산책에 나섰습니다. 목적이나 시간에 쫓긴 걸음이 아닌지라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보통 때는 도통 안 들어서던 길로 성큼성큼 발을 옮기기도 했습니다. 바로 거기, 그 골목에서, 종로의 고택들을 경이로운 눈길로 바라보던 그녀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건 누구 집일까?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집인데 정말 근사하다. 그나저나 너는 근처 살아?” 왜 그랬을까요, 그냥 짧은 대화였는데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응, 바로 아래야. 집에서 커피나 한잔 하고 갈래?” 그렇게 ‘나’와 ‘크리스티나’는 바르셀로나가 아닌 ‘서울’의 골목길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온 크리스티나는 남자친구가 있는 러시아에서부터 단 한 번도 비행기를 타지 않고 오로지 기차와 배 그리고 히치하이킹만으로 속초 춘천을 거쳐 4개월 만에 서울까지, 아니 정확하게 저희 집 부엌에까지 당도한 여자였습니다. Hospitalityclub.orgCouchsurfing.com 등의 사이트를 통해 만난 현지 친구들에게 신세를 지거나, 침낭 하나 누일 수 있는 공간이라면 “한국의 어느 고기 집 홀에서도 눈을 붙였다”는 이 서른둘 여자의 이야기는 엄청난 우연과 행운과 인연들이 이어지는 흥미진진한 오디세이였습니다. 특히 크리스티나가 한국에 와서 만난 사람들은 저와 한 다리만 건너면 연결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늘 밤 그녀가 신세를 지게 될 거라는 홍대의 작업실 주인이 제 유일한 입사동료의 여동생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거의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크리스티나는 이제 제주에서 부산으로 그리고 다시 일본, 중국으로 마지막으로 태국으로 건너가 남자친구와 다시 만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마드리드에서 다시 만나자는 인사와 즐거운 포옹으로 그 즉석 만남에 안녕을 고했습니다. 어느 비 오던 여름, 바로 집 앞에서 벌어진 가장 국제적인 그러나 가장 살가운 만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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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백은하 (o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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