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못하는 남자> 4회 KBS2 밤 9시 55분접촉사고를 낸 유진(김소은)이 수리비 때문에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걸 보다 못한 재희(지진희)가 돈을 빌려주겠다며 찾아갔을 때 삐딱한 재희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유진이 그에게 기대 우는 장면은 우연히 그 모습을 목격한 문정(엄정화) 뿐 아니라 일본판 원작 <결혼 못하는 남자>를 보았던 시청자들을 ‘뜨악’ 놀라게 만들었다. 물론 이 작품이 재희를 둘러싼 두 여자의 삼각관계로 흐를 리 없다는 것은 알지만 이 돌발 리메이크 사태의 수습이 어떻게 이루어졌을지 궁금하니 4회를 보는 것은 당연한 수순. 그리고 오늘은 두 가지 이벤트가 있다. 한가한 휴일 시티투어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재희와 문정, 어찌 저찌 해서 불꽃놀이 축제에서까지 모이게 된 재희와 문정과 유진이다. 상황만 보면 이 역시 삼각관계의 전형이지만 우리의 조재희는 무엇보다 귀찮아서라도 두 여자를 만나지는 않지 싶다.
<달콤한 인생> XTM 밤 10시이병헌의 연기력에 대해 많은 이들이 신뢰를 보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각자 그가 연기를 잘 한다고 느낀 작품이나 포인트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놈놈놈> 김지운 감독의 2005년작인 <달콤한 인생> 역시 그런 작품 중 하나다. 조직 보스 강 사장(김영철)을 위해 꼬박 7년을 바쳐 거의 완벽한 신뢰를 얻어낸 선우(이병헌)는 강 사장의 애인인 희수(신민아)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현장을 급습하고서도 알 수 없는 망설임 끝에 그들을 놓아준다. 그러나 이 짧은 순간의 선택 때문에 선우는 조직 전체를 적으로 돌린 채 전쟁을 시작하게 된다. 이병헌은 물론 비열함의 극단을 보여준 ‘백 사장’ 역의 황정민을 비롯해 김뢰하, 이기영, 에릭에 이르기까지 한국형 느와르에 맞는 비정함을 드러낸 배우들의 연기 또한 좋다. 사실 <개그 콘서트> ‘씁쓸한 인생’에서 등에 진 샤워기를 통해 앞머리를 촉촉이 적시며 나타나 “형님…저한테 왜 그러셨어요…”를 읊조리는 송병철의 연기도 나쁘진 않다.
MBC 밤 11시 10분 한국전쟁 이후 미군을 성적으로 위안하며 삶을 꾸려나간 기지촌 여성들은 정부로부터 ‘달러벌이의 산업역군’으로 추앙받는 동시에 사회로부터 ‘양공주’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았다. 한 때 연간 100만 달러씩을 벌어들였던 그들이었지만 50년이 지난 지금 평택 안정리에 남아 있는 기지촌 할머니 50여 명에게 남은 것은 타락한 여성이라는 사회적 낙인과 늙고 병든 몸과 개발의 바람으로 언제 쫓겨날지 모를 월 8만 원짜리 단칸방뿐이다. 오늘 은 지난 세월 외면당했던 이들의 역사와 삶을 재조명한다. 어둡고 부끄러운 과거라고 외면하기엔 우리 역시 그들의 희생으로 일궈진 나라에 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지난 6월 평택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지촌 할머니들의 주거대책을 위한 시민 네크워크’를 설립했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떨까. 국가에 의해 ‘시장’으로 내몰렸던 이들의 기본권이 과연 정부에 ‘구걸’을 해야만 지켜질 수 있을 만큼 하찮은 것일까. 지금 이 시간에도 그들 삶의 기한은 조금씩 줄어가고 있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달콤한 인생> XTM 밤 10시이병헌의 연기력에 대해 많은 이들이 신뢰를 보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각자 그가 연기를 잘 한다고 느낀 작품이나 포인트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놈놈놈> 김지운 감독의 2005년작인 <달콤한 인생> 역시 그런 작품 중 하나다. 조직 보스 강 사장(김영철)을 위해 꼬박 7년을 바쳐 거의 완벽한 신뢰를 얻어낸 선우(이병헌)는 강 사장의 애인인 희수(신민아)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현장을 급습하고서도 알 수 없는 망설임 끝에 그들을 놓아준다. 그러나 이 짧은 순간의 선택 때문에 선우는 조직 전체를 적으로 돌린 채 전쟁을 시작하게 된다. 이병헌은 물론 비열함의 극단을 보여준 ‘백 사장’ 역의 황정민을 비롯해 김뢰하, 이기영, 에릭에 이르기까지 한국형 느와르에 맞는 비정함을 드러낸 배우들의 연기 또한 좋다. 사실 <개그 콘서트> ‘씁쓸한 인생’에서 등에 진 샤워기를 통해 앞머리를 촉촉이 적시며 나타나 “형님…저한테 왜 그러셨어요…”를 읊조리는 송병철의 연기도 나쁘진 않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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