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씨어터의 음반은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명반, 그리고 초 명반. 아, 물론 이건 팬의 기준이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라디오 헤드와 오아시스의 신보에 열광할 때 음반가게를 구석구석 뒤져 스트라토바리우스나 퀸스라이크, 레이서 X 같은 밴드의 과거 음반을 사던 내게, 신보를 기다렸다 구매하는 밴드는 드림 씨어터가 유일했고 지금도 그렇다.

흔히 프로그레시브 메탈로 분류되는 드림 씨어터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면발 들이키듯 후루룩 거리는 페트루치의 기타 속주를 비롯해 화려한 테크닉이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들이 정말 대단한 건 무섭게 몰아치는 초절기교를 그저 들이대듯 구사하는 게 아니라 수미일관하고 거대한 소리의 구조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그 구조물 안에서는 구석의 조각 하나 허투루 새겨지지 않았다. 가령 정규 3집인 의 경우 콘셉트 앨범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첫 곡 ‘6:00’부터 마지막 곡 ‘Space-dye vest’까지의 유기적 구성은 지금 들어도 소름이 돋는다. 더 좋은 건 조금씩의 변화 안에서도 여전히 대곡 지향적인 헤비메탈을 연주하는 그들의 꾸준함이다. 말하자면 그들의 새 음반을 사서 듣는 것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를 잇는 현재진행형의 추억인 셈이다.

6월 23일 공식 발매되는 그들의 신보 를 기다리며 유투브를 비롯해 인터넷에 떠다니던 모든 음원 떡밥을 뒤로 했던 건 그래서다. 새로운 음악을 듣는단 두근거림으로 레코드 가게에서 음반을 사고 비닐을 뜯고 플레이어 위에 CD를 얹는 것만이 함께 나이를 먹어오며 추억을 쌓고 환기했던 밴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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