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의학 드라마는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 법정 드라마는 법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장르의 드라마는 끊임없이 변주된다. 지난 해 SBS <신의 저울>과 MBC <대한민국 변호사>에 이어 또다시 ‘새로운 법정 드라마’를 표방하고 24일 첫방송되는 KBS <파트너> (극본 조정주 유미경, 연출 황의경 김원석)의 제작발표회가 19일 서울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렸다.

KBS <미스터 굿바이>의 황의경 감독이 연출하고 2006년 KBS 극본 공모 당선작 <십 분간, 당신의 사소함> 등을 집필한 조정주 작가가 극본을 쓰는 <파트너>는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아이를 키우는 당찬 변호사 강은호(김현주)와 바람둥이에 냉소적인 성격의 속물 변호사 이태조(이동욱)를 비롯해 소규모 로펌 ‘이김’과 국내 최대의 로펌 ‘해윤’의 다양한 인간 군상과 이들이 법정에서 맞닥뜨린 충격적인 사건들을 변론하는 과정을 그린다. 최근의 법정 드라마들이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큰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면 <파트너>는 부모의 재혼으로 남매가 된 두 남녀 사이에 벌어진 살인, 톱 여배우의 살인 교사 등 2, 3회마다 새로운 사건이 등장하고 그와 동시에 소소한 사건들이 더해지며 ‘법정’과 ‘변론’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의 재미를 추구할 전망이다.

아줌마 변호사 강은호(김현주) VS 카사노바 변호사 이태조(이동욱) 시골에서 자랐고 어릴 땐 좀 ‘놀았’으며 아마추어 권투에도 일가견이 있는 강은호는 남편과 사별 후 어린 아들을 키우며 공부해 사법고시에 합격해 ‘이김’에 들어온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진실을 추구하려 늘 최선을 다하는 강은호의 파트너 이태조는 바람둥이에 깐죽대는 성격은 물론 돈 되는 사건에만 집착하는 속물이라 사사건건 은호와 부딪힌다. 대형 로펌 ‘해윤’ 대표이사의 둘째 아들인 태조는 아버지와 역시 변호사인 형 영우의 갈등으로 ‘이김’에 들어왔고, 동료 변호사 한정원에게 끝없는 작업을 시도하는 중이다.

냉혈한 변호사 이영우(최철호) VS 팜므파탈 변호사 한정원(이하늬)‘해윤’ 대표이사의 맏아들인 이영우는 초고속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고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모두 승소로 이끌었다. 자본의 논리에 충실하고 승소할 수 있다면 냉혹하고 비도덕적인 방법도 불사하는 냉혈한으로 재벌가 딸과의 정략결혼 역시 당연히 받아들였다. 그러나 동생 태조의 동료이자 ‘이김’의 간판 변호사 한정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은 그 역시 숨길 수 밖에 없다. 그런 영우를 오랫동안 사랑했던 한정원은 변호사로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지만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완벽하게 치장한 세련된 스타일로도 주위를 압도하는 패셔니스타다. 하지만 범죄자였던 아버지의 존재는 한정원의 가슴 속에 항상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꽃미남 변호사 윤준(김동욱) VS 매서운 직원 누나 최순이(신이) 허리가 좋지 않아 군대를 면제 받고 사법고시에 재빨리 패스, 남보다 먼저 변호사로 한 발을 내딛었지만 3년을 고생해도 ‘이김’의 막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윤준의 인생은 오늘도 피곤하다. 꽃미남 스타일의 외모, 그러나 어린 나이에 공부만 팠던 탓에 연애에는 영 재주가 없는 그에게 ‘이김’의 실세이자 까칠한 워커홀릭 사무직원 최순이가 무신경을 가장한 ‘엉덩이 터치 공격’으로 접근한다.



관전 포인트 드라마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파트너>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전작 및 최근작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우들의 조합이다. KBS <마이 걸>과 MBC <달콤한 인생>에서 각기 다른 매력을 드러냈던 이동욱, KBS <꽃보다 남자>에서 ‘준표 누나’로 짧게 등장하면서도 미모와 카리스마를 동시에 자랑했던 김현주, MBC <내조의 여왕>으로 최고의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최철호, MBC <커피 프린스 1호점>에서 신선한 얼굴과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던 김동욱 외에도 이정길, 박철민, 이원종 등 쟁쟁한 중견 배우들의 연기는 일단 놓치기 아까워 보인다.
사진제공_KBS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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