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단 한명, MBC <돌아온 일지매>의 월희는 어려운 인물이 아니었다. 맑은 달처럼 언제나 일지매가 돌아올 곳이 되어주었던 그녀는 윤진서의 작은 입술과 단정한 눈매를 만나 순수한 월희로 완성 되었다. 그에 더해 윤진서가 직접 부른 테마곡 ‘내가 꿈꾸는 그곳’은 월희의 소박하고 따뜻한 면을 더욱 부각시켜 주었다. “원래 CCM이에요. 감독님이 라디오에서 들었다고 저한테 부르라고 하셨는데, 제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 그 노래 원작자세요. 이 노래 불러도 되냐고 여쭤 보는 것도 제가 전화 했죠. 스무 살 때부터 부르던 노래를 이런 인연으로 만나니까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는 윤진서의 얼굴에는 아직도 월희의 동그란 미소가 남아 있다. 그리고 그 목소리와 웃음에는 따뜻한 봄날의 기운이 서려있다. 한결 친근한 캐릭터를 연기했기 때문인지 그녀를 둘러싼 공기가 부쩍 편안하고 부드러워 진 느낌이다. 이제 좀 더 시청자들에게 가깝게 다가선 그녀에게 ‘봄의 얼굴 같은 노래들’을 추천 받았다. 계절이 언제든, 온기를 나누고 싶을 때면 듣기 좋은 음악들이다.
“앨범이 발매 된 지 제법 됐는데, 요즘 들어서 다시 자주 듣고 있어요. 정말이지 너무 귀여운 노래잖아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마구 추천하고 있답니다.” 음악을 잘 모른다고 하면서도 막시밀리언 해커와 레이첼 야마가타, 네스티요나의 좋아하는 앨범을 커버까지 상세하게 설명하는 그녀는 사실 제법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리스너다. 그 중에서 그녀가 봄날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곡으로 꼽은 것은 소녀적인 감성으로 충만한 모던록 밴드 줄리아 하트의 싱글에 실린 ‘Miss Chocolate’이다. “발랄한 느낌이 좋은 곡이예요. 기분 좋은 날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들으면 어울릴 것 같은 그런 노래죠. 줄리아 하트의 노래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가사나 제목도 정말 사랑스러워요.”
영국 출신의 가수 릴리 알렌의
“봄이라고 해서 항상 기분 좋을 수는 없잖아요. 날씨는 좋은데 나만 솔로로 있다던가. 하하. 분위기가 밝지는 않지만 이 노래 가사가 정말 좋거든요. 꼭 가사를 잘 음미하셔야 해요.” 윤상의 3집 앨범에 수록된 ‘사랑이란’을 추천하면서 윤진서는 기억을 더듬어 노랫말을 시처럼 읊어 주었다. “노래 중에 ‘이별까지도 사랑인 걸’이라는 대목이 있어요. 그 부분을 듣고 나서 사랑의 범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친한 언니랑 같이 이 노래 들으면서 몇 번이나 감탄 하면서 사랑에 대해 이야기 했었답니다. 어쩜 박창학씨는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을까요. 저도 디지털 싱글 ‘l`amour’를 작업할 때 직접 가사를 썼는데, 작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그녀가 좋아한다는 작사가 박창학은 윤상 외에도 정재형, 김동률, 박효신의 노래들을 작사했으며, 유명 뮤지컬의 가사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5년 쯤 전에 처음 파리에 갔을 때 만난 친구가 로로스에서 베이스를 치는 김석이에요. 그때 저는 신인 배우였고, 그 친구는 기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는데 지금은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있으니 정말 신기해요.” 그녀의 친구가 몸담고 있는 밴드 로로스는 올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될 정도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포스트 록밴드. 특히 ‘너의 왼쪽 안구에서 난초향이 나’는 윤진서가 그들의 음악 중에서 가장 좋은 노래로 꼽는 곡이다. “솔직히
마지막으로 윤진서가 추천하는 곡은 프랑스의 영부인 카를라 브루니의 첫 번째 앨범
“전문 MC가 아니니까 잘하려고 애쓰기 보다는 재미있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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