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사람에 대한 다큐멘터리, 그것도 연기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KBS <불멸의 이순신>의 이순신, MBC <하얀 거탑>의 장준혁과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등 캐릭터로 강렬하게 기억되는 배우 김명민에 대해서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는 다소 의외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지난 해 ‘나는 이영애다’와 ‘비가 오다’를 연출했던 이모현 PD는 연말 무렵 원래 알고 지내던 <베토벤 바이러스>의 송인혁 카메라 감독을 만났다. 함께 일했던 스태프로부터 “그렇게 훌륭한 배우는 처음 봤다”는 진심 어린 칭찬을 받는 배우, 김명민에 대한 탐구는 거기서 출발했다.

“연습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NG를 계속 내고 질타받는 악몽을 꾼다”

4월 12일 일요일 밤 10시 35분 방송을 앞두고 8일 오후 MBC 경영센터에서 열린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의 시사회에서는 전체 70분 가운데 약 30분 분량의 영상이 공개되었다. 다큐멘터리에는 현재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에서 루게릭병 환자 백종우 역을 맡아 한 달 사이 10kg이나 체중을 줄이고 의학 서적을 읽으며 캐릭터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김명민의 모습과 촬영 현장 등이 담겨 있다. 이순재, 이선균, 이재룡, 류진 등 동료 및 친구들의 그에 대한 회상과 <베토벤 바이러스>의 이재규 감독, <내 사랑 내 곁에>의 박진표 감독 등 감독들이 보는 배우로서의 김명민에 대한 평가도 함께 들어간다. 또한 13년 전 SBS 공채 탤런트 선발 당시의 영상, 무명 시절 현장에서 갑자기 배역을 빼앗겼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며 눈물을 글썽이는 인터뷰 등 그동안 보지 못했던 김명민의 새로운 모습들도 볼 수 있다. 14년째 매일 아침 볼펜을 물고 대사를 연습하는 습관과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스트레스로 역류성 식도염에 걸릴 정도로 철저히 준비하는 태도로 유명한 김명민은 인터뷰에서 “슛 들어가기 전에 연습하는 건 강심장인 배우들이나 하는 것으로, 연습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NG를 계속 내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질타하는 악몽을 꾼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셀러브리티 바이오그래피 다큐멘터리 브랜드를 꿈꾸며

“세상에는 여러 좋은 배우가 있지만 이런 배우가 있어서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로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의 연출 소감을 정리한 이모현 PD는 비, 이영애, 김명민 등을 다룬 셀러브리티 바이오그래피 다큐멘터리에 대해 “유명 인사들이 주인공이라는 이유만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사실 유명인들도 얼마든지 다큐의 소재가 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그들에 대해 어떤 다큐멘터리적 접근을 하느냐다. 인물에 따라 사회적 의미나 직업적 의미의 비중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계속 해 나가고 싶은 작업이다”라고 밝혔다. 팀 윤미현 책임 프로듀서는 “셀러브리티 바이오그래피는 다큐멘터리의 대중화에 기여한다. 김명민 편이 그의 연기 세계에 포커스를 맞추었다면 다음 주 방송될 박지성 편은 한 아시아 선수가 세계무대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5월 방영될 ‘휴먼 다큐 사랑’이 점점 좋은 반응을 얻으며 자리 잡았던 것처럼 셀러브리티 바이오그래피 다큐멘터리도 앞으로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제공_ MBC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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