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리스트> 1회(재) tvN 밤 8시 꼭 ‘길반장님’이 떠나버려서 하는 말이 아니다. 수사의 대세가 과학이던 시절은 지났다. “드라마 속의 화려한 소품 때문에 실제 법정에서도 진짜 증거가 아니라 그럴듯한 볼거리를 기대하는 시대”라고 드라마 속의 형사들이 한탄을 할 정도로 앞뒤 꼭 맞춰서 빠져나갈 틈 없이 옭아매던 과학 수사는 지나친 정밀함으로 오히려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지경이다. 그러나 핀셋으로 집어서 비닐에 보관할 섬유 조각이나 반장님이 반색할 곤충부스러기가 없는 현장에서도 사건은 발생하고, 범인은 잡아야 한다. 그럴 때 패트릭 제인(사이먼 베이커)은 든든한 조언자이자 예리한 관찰자로서 제 몫을 해낸다. 핸섬하고 부드럽고 귀엽기까지 한 이 남자는 보이는 모든 것을 읽어, 보이지 않는 것을 그려내는 캘리포니아 연방수사국 컨설턴트. 그가 제시하는 전혀 새로운 수사의 세계를 만나보자. 미국에서도 시청률 1위를 달성했다고 하니, 이것이 바로 ‘대세’다.

<미워도 다시 한 번> 19회 KBS2 밤 9시 55분
출생의 비밀에 괴로워하며 엄마에게 미운 모습을 보이더니 최윤희(박예진)에게 달려와 안아 달라느니, 재워달라느니 온갖 어리광을 부리는 이민수(정겨운)의 모습만큼이나 ‘우쭈쭈쭈’에 어울리는 장면은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잘난 여자들이 의외의 허술함을 갖고 있듯, 최윤희 역시 그런 이민수의 추레한 모습에 마음이 그만 약해지고 말았나 보다. 아니, 한명인 회장도 노숙자 행색의 김유석에게 목을 매고 있는 것을 보면 특유의 ‘찌질함’으로 독한 여자를 사로잡는 것이 이 집안 남자들의 특기인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시작한 두 사람과는 별개로, 아직도 이민수의 실체를 모르고 있었던 윤희 아버지(주현)는 두 사람에게 속았던 지난 2달여가 어찌나 분한지 결혼을 허락하기는커녕 이정훈(박상원)을 찾아가 크게 따질 기세다. 이민수가 진실을 밝힌 후 ‘힝, 속았지’라고 분위기를 완화하는 처세술을 알았더라면 좀 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을 텐데, 누가 그에게 를 좀 권해 주기를.

<황금어장> MBC 밤 11시 5분
어떤 사람에게 <황금어장>의 시간은 2주, 혹은 3주 단위로 흘러간다. ‘라디오 스타’를 기준으로 방송을 보는 마이너 개그 마니아들이라면 특히 그렇다. 더더구나 오늘처럼 ‘무릎 팍 도사’를 찾아 온 스타가 유명 연예인이 아니라 아는 사람만 아는 골프계의 지존 신지애라면 관전의 포인트는 한층 심야로 옮겨 가기 마련이다. 아무리 그녀가 국내 상금 왕을 3여년간 독식한 걸출한 프로 골퍼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골프 선수는 박세리와 타이거 우즈밖에 모르는 사람이 태반인 데다가, 이미 그녀는 KBS <박중훈 쇼>에 출연해 큰 이목을 끌지 못한 안타까운 전력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문제는 오늘만큼은 ‘라디오 스타’마저도 <황금어장>의 구원투수로서 그 가능성이 의심스럽다는 데에 있다. 놀랍지도 참신하지도 않은 신혜성과 이지훈의 조합이라니! 다만, 신혜성의 광적인 팬으로 알려진 작가 누님이 안겨줄 새로운 웃음만큼은 기대가 된다. 진정한 팬이라면 의 신혜성 인터뷰를 인용 할지도 모를 일이고……..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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