힝, 속았지
[관용어구]1. 상대방이 나의 속임수에 대해 진실을 알지 못하고 속아 넘어갔음을 놀리는 말
2. 무심코 내뱉은 문장이 분위기를 경직되게 만들었을 때 위기를 모면하고자 다급히 내뱉는 말
cf) 유의어 :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으허허허허허허허

상식적으로 ‘힝’은 ‘속았지’와 따로 사용될 수 있는 독립형태소로 짐작되나, ‘힝, 속았지’의 의미를 완전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형태소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울러 ‘힝’과 ‘속았지’ 사이에 존재하는 짧은 침묵은 그 역시 무형의 형태소로서 기능하므로 발음 시 주의 하여야 한다. 특히 ‘힝’을 발음 할 때는 [행] 혹은 [휑], [희엥] 등으로 발음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하며, [힝ː]이라고 발음하는 것은 절대 지양하여야 할 그른 습관이다. 올바른 발음이 어려운 경우는 스타카토를 떠올리며 경쾌하게 ‘힝’을 말한 후, 가능한 한 격앙되고 새된 소리로 ‘속았지’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연습하는 것을 권장한다.

‘힝, 속았지’의 유래에 대해서는 각 지방 별로 구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나 가장 확실한 근거는 2009년 3월 21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 ‘코리안 돌+아이 특집’에서 찾아볼 수 있다. 1, 2차 예심을 통과한 춘드래곤 (본명 김영춘)이 본인이 준비한 개그의 여백을 메우기 위해 최초 사용하였으며, 최종심인 ‘한국 돌+아이 전국 연합 창단식’에 참석한 그에게 MC 유재석이 이를 모사해 큰 웃음을 선사한 바 있다. 특히 지난 4월 1일에는 만우절을 맞아 유명 게시판마다 한쪽 눈을 과도하게 찡그리며 덧니를 드러낸 ‘힝, 속았지’의 정석이 도배되다시피 해 불신과 배신이 만연한 현 세태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용례[用例]
* 님들아, 우리 니치쿤벅후르베지쿨이 태국에서 군대 가야 한대여. 슈슈 / 힝, 속았지.
* 법원이 동방신기의 노래 ‘주문-MIROTIC’이 청소년유해 매체물이라고 재결정 함. / 힝, 속았지.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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