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알아? 나 요즘 F4에서 MBC <내조의 여왕>으로 갈아탔잖아. 완전 재밌는 거 있지.
아, 나도 보고 있어. 진짜 웃기더라. 그러면서도 리얼리티도 있고.
그치? 뭔가 좀 오버하면서 굽신거리는 것 같아 보여도 그게 의외로 공감이 간다니까?
난 다른 것보다 회사 단합대회에서 김홍식 이사(김창완)가 첫 골 넣을 수 있도록 봐주는 게 진짜 공감 가더라. 특히 김홍식 이사는 되게 열심히 뛰는데 완전 ‘개발’이고, 수비수들은 되게 어설프게 옆에 따라붙는 게 압권이었어.
그게 그렇게 리얼한 장면인 거야? 난 보고도 몰랐네?
드라마에서도 얘기하잖아. 승부욕 강한 분이니까 너무 티 나게 하면 안 된다고. 그런데 웬만큼 진짜처럼 하려고 해도 그렇게 축구를 못하면 도무지 도리가 없거든. 달리기가 느린데 일부러 뒤에 처지기도 어렵고 수비를 아예 안 할 수도 없고. 그러면 드라마에서처럼 앞을 가로막는 척 하면서 오히려 공을 상사에게 슬쩍 흘려줘야지. 공을 잘못차서 뺏긴 것처럼.
그러면 몸싸움 같은 건 절대 못하겠다.
웬만하면 조심하는 게 좋겠지. 하지만 상대방의 승부욕을 충족시켜주기에 몸싸움만한 것도 없어. 몸과 몸이 부딪힐 때 자신이 밀리지 않는 것에 대한 쾌감이 상당히 크거든. 이때는 상대방에 뛰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뛰면서 옆에서 어깨를 살짝 대는 정도가 가능하겠지. 그러다 상사가 어깨로 밀치면 깔끔하게 넘어지거나 옆으로 밀려나면 돼. 이게 의외의 효과가 있는 게 만약 상사가 좀 거칠게 밀어서 상사에게 파울이 선언된다고 해도 별로 기분나빠하지 않아. 젊은 사람을 힘으로 제압한 거니까. 씨익 웃으면서 다가와 일으켜 세워줄 때 “아유, 기술이 좋으셔서 힘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했는데 힘으로도 안 되네요”라고 멘트 한 번 날려주면 오히려 점수를 딸 수 있지.
악, 비굴해. 그건 그렇고 그런 전략이 딱 맞으려면 팀워크가 좋아야겠네?
물론이지. 만약 상사가 수비라인까지 내려와서 우리팀 공격을 막는다면 거기서 직접 공을 뺏기면 되겠지만 그러지 않고 공격라인에서 공만 기다리고 있으면 알아서 상대팀 수비수에게 공을 뺏겨줘야지. 일종의 슈팅 같은 패스랄까. 이게 딱딱 합이 맞으면 상사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어. 그리고 그 공이 상사에게 갈 때까진 방해를 하면 안 되고. 그리고 계속 말하지만 티가 나면 안 돼. 그러니까 공이 가는 걸 막지 않는 대신 공이 가는 방향으로 계속 뛰는 모습은 보여줘야지. 마치 수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대신 상사 앞에서 수비를 하게 되면 최대한 우왕좌왕해야겠지.
팀워크가 그렇게 중요하면 온달수 같은 사람이 같은 편이면 큰일 나겠다.
그런데 팀워크라는 측면에서 볼 때 정말 문제는 온달수가 아니라 리더인 한준혁 부장이야. 개인적인 호불호 때문에 딱 봐도 뭔가 불안요소인 직원을 빼고 작전 회의를 한 건 분명 리더의 실수지. 게다가 온달수가 그렇게 말도 안 되는 활약을 할 때 다들 답답해하기만 하지 슬쩍 ‘이러이러하니 저러저러해라’라고 해주는 직원도 없잖아. 게다가 굳이 온달수의 공을 뺏는 건 힘들기도 하거니와 뭔가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상사에게 노출할 수 있어. 팀 내부 커뮤니케이션 부족은 팀워크를 무너뜨릴 수밖에 없다고 볼 때 온달수 하나만 뭐라 하는 건 좀 억울한 일이지.
그런데 그렇게 해도 변수란 게 있을 수 있잖아. 만약 상사가 골대 앞에서 자기 팀 사람에게 패스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그 사람은 자기가 골을 넣으면 안 되는 건가?
음… 만약에 그 직장 상사가 골대 앞에서 어시스트를 할 정도의 개념을 가진 사람이면 그렇게까지 비굴하게 할 필요도 없겠지. 그 땐 깔끔하게 넣어주고 “이건 이사님이 만든 골입니다”라고만 말해도 충분할 거야.
그럼 만약 그렇게까지 비굴하게 해주는데도 골을 계속 못 넣으면? 그건 어떻게 할 수 없잖아.
솔직히 그렇게까지 해주는데도 못 넣으면 도리가 없지. 그런데 직장 상사가 굳이 골대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중거리 슈팅을 날리지만 않으면 그럴 일은 거의 없어.
실제로 중거리 슈팅만 날릴 수도 있는 거잖아?
그 땐 정말 최후의 수단이 있지. 중거리 슈팅을 날리면 슈팅을 막기 위한 것처럼 몸을 날리면서 손을 슬쩍 뻗어 핸들링 파울을 하는 거야. 마치 이렇게 해서라도 막지 않으면 골을 먹혔을 것 같은 표정 연기로. 물론 페널티 박스 안에서. 그러면 상사에게 페널티킥 찬스를 줄 수 있겠지? 그렇게 했는데도 못 넣으면… 그것까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정말 직장 생활을 위해선 엄청나게 많은 스킬이 필요하구나. 그런데 넌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 해본 적도 없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왜 이래? 나 군대 나온 남자야. 군대에서 중대장님이나 대대장이랑 축구해보면 이미 사회생활 반은 적응된다니까.
사진제공_ MBC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아, 나도 보고 있어. 진짜 웃기더라. 그러면서도 리얼리티도 있고.
그치? 뭔가 좀 오버하면서 굽신거리는 것 같아 보여도 그게 의외로 공감이 간다니까?
난 다른 것보다 회사 단합대회에서 김홍식 이사(김창완)가 첫 골 넣을 수 있도록 봐주는 게 진짜 공감 가더라. 특히 김홍식 이사는 되게 열심히 뛰는데 완전 ‘개발’이고, 수비수들은 되게 어설프게 옆에 따라붙는 게 압권이었어.
그게 그렇게 리얼한 장면인 거야? 난 보고도 몰랐네?
드라마에서도 얘기하잖아. 승부욕 강한 분이니까 너무 티 나게 하면 안 된다고. 그런데 웬만큼 진짜처럼 하려고 해도 그렇게 축구를 못하면 도무지 도리가 없거든. 달리기가 느린데 일부러 뒤에 처지기도 어렵고 수비를 아예 안 할 수도 없고. 그러면 드라마에서처럼 앞을 가로막는 척 하면서 오히려 공을 상사에게 슬쩍 흘려줘야지. 공을 잘못차서 뺏긴 것처럼.
그러면 몸싸움 같은 건 절대 못하겠다.
웬만하면 조심하는 게 좋겠지. 하지만 상대방의 승부욕을 충족시켜주기에 몸싸움만한 것도 없어. 몸과 몸이 부딪힐 때 자신이 밀리지 않는 것에 대한 쾌감이 상당히 크거든. 이때는 상대방에 뛰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뛰면서 옆에서 어깨를 살짝 대는 정도가 가능하겠지. 그러다 상사가 어깨로 밀치면 깔끔하게 넘어지거나 옆으로 밀려나면 돼. 이게 의외의 효과가 있는 게 만약 상사가 좀 거칠게 밀어서 상사에게 파울이 선언된다고 해도 별로 기분나빠하지 않아. 젊은 사람을 힘으로 제압한 거니까. 씨익 웃으면서 다가와 일으켜 세워줄 때 “아유, 기술이 좋으셔서 힘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했는데 힘으로도 안 되네요”라고 멘트 한 번 날려주면 오히려 점수를 딸 수 있지.
악, 비굴해. 그건 그렇고 그런 전략이 딱 맞으려면 팀워크가 좋아야겠네?
물론이지. 만약 상사가 수비라인까지 내려와서 우리팀 공격을 막는다면 거기서 직접 공을 뺏기면 되겠지만 그러지 않고 공격라인에서 공만 기다리고 있으면 알아서 상대팀 수비수에게 공을 뺏겨줘야지. 일종의 슈팅 같은 패스랄까. 이게 딱딱 합이 맞으면 상사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어. 그리고 그 공이 상사에게 갈 때까진 방해를 하면 안 되고. 그리고 계속 말하지만 티가 나면 안 돼. 그러니까 공이 가는 걸 막지 않는 대신 공이 가는 방향으로 계속 뛰는 모습은 보여줘야지. 마치 수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대신 상사 앞에서 수비를 하게 되면 최대한 우왕좌왕해야겠지.
팀워크가 그렇게 중요하면 온달수 같은 사람이 같은 편이면 큰일 나겠다.
그런데 팀워크라는 측면에서 볼 때 정말 문제는 온달수가 아니라 리더인 한준혁 부장이야. 개인적인 호불호 때문에 딱 봐도 뭔가 불안요소인 직원을 빼고 작전 회의를 한 건 분명 리더의 실수지. 게다가 온달수가 그렇게 말도 안 되는 활약을 할 때 다들 답답해하기만 하지 슬쩍 ‘이러이러하니 저러저러해라’라고 해주는 직원도 없잖아. 게다가 굳이 온달수의 공을 뺏는 건 힘들기도 하거니와 뭔가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상사에게 노출할 수 있어. 팀 내부 커뮤니케이션 부족은 팀워크를 무너뜨릴 수밖에 없다고 볼 때 온달수 하나만 뭐라 하는 건 좀 억울한 일이지.
그런데 그렇게 해도 변수란 게 있을 수 있잖아. 만약 상사가 골대 앞에서 자기 팀 사람에게 패스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그 사람은 자기가 골을 넣으면 안 되는 건가?
음… 만약에 그 직장 상사가 골대 앞에서 어시스트를 할 정도의 개념을 가진 사람이면 그렇게까지 비굴하게 할 필요도 없겠지. 그 땐 깔끔하게 넣어주고 “이건 이사님이 만든 골입니다”라고만 말해도 충분할 거야.
그럼 만약 그렇게까지 비굴하게 해주는데도 골을 계속 못 넣으면? 그건 어떻게 할 수 없잖아.
솔직히 그렇게까지 해주는데도 못 넣으면 도리가 없지. 그런데 직장 상사가 굳이 골대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중거리 슈팅을 날리지만 않으면 그럴 일은 거의 없어.
실제로 중거리 슈팅만 날릴 수도 있는 거잖아?
그 땐 정말 최후의 수단이 있지. 중거리 슈팅을 날리면 슈팅을 막기 위한 것처럼 몸을 날리면서 손을 슬쩍 뻗어 핸들링 파울을 하는 거야. 마치 이렇게 해서라도 막지 않으면 골을 먹혔을 것 같은 표정 연기로. 물론 페널티 박스 안에서. 그러면 상사에게 페널티킥 찬스를 줄 수 있겠지? 그렇게 했는데도 못 넣으면… 그것까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정말 직장 생활을 위해선 엄청나게 많은 스킬이 필요하구나. 그런데 넌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 해본 적도 없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왜 이래? 나 군대 나온 남자야. 군대에서 중대장님이나 대대장이랑 축구해보면 이미 사회생활 반은 적응된다니까.
사진제공_ MBC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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