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레이의 30분 미니쿡 > 채널동아 아침 7시 30분 / 낮 12시 / 저녁 5시 30분회사 워크샵이 끝난 후, 남은 컵라면이며 고구마를 악착같이 챙기는 자취생들이라면 조금 부지런을 떨어 레이첼의 방송을 챙겨 보는 것을 권한다. 믿을 수 없게도 벌써 마흔이 넘었다는 레이첼 레이는 이미 그녀의 레시피를 담은 책을 만 부 이상 팔아치운 베스트셀러 작가다. 사실 그녀의 방송을 보고 그대로 요리를 따라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 찬 밥, 묵은지, 유통기한이 아슬아슬한 계란 따위밖에 없는 자취생의 냉장고에 있을 리 만무한 케이퍼며 셀러리, 세이지, 고르곤 졸라가 그녀의 요리에서는 기본 재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유의 쉰 목소리로 정신없이 뚝딱뚝딱 요리를 만들어 ‘참, 쉽죠?’하는 얼굴로 웃고 있는 그녀의 에너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순간 요리충동을 느끼게 된다. 자취생의 가장 큰 적은 가난한 지갑도, 남루한 주방도 아닌 게으름이라는 점에서 그녀는 아주 유능한 요리 전도사임에 틀림이 없다.

<1대 100> KBS2 밤 8시 55분
지난 주말에 있었던 <81회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8관왕에 오른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퀴즈쇼에 출연한 뭄바이 슬럼가의 고아소년 자말의 이야기다. 이야기가 흥미로운 점은 자말이 까막눈이라는 사실 보다는 그가 우승함으로서 거머쥐게 될 상금이 무려 2천만 루피라는 점이다. 말하자면, 퀴즈쇼는 지적유희를 즐기기 위한 문답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조금이나마 우아한 방식으로 일확천금에 정당성을 부여해 주는 짜릿한 도박으로서 재미를 부여하는 장르라 할 수 있겠다. <1대100>에 걸린 상금은 5천만 원. 대학원생부터 주부까지 벌써 6명의 우승자가 상금 획득에 성공했다. 경기 불황, 청년실업의 시대에 퀴즈쇼 우승은 가장 현실적인 희망일지도 모르겠다. 기출문제 분석을 시작하고 싶으신 분들은 오늘 방송부터 필기구를 지참하고 시청하자.

<패트리어트 – 늪 속의 여우> 채널CGV 저녁 6시결국 히스 레저가 아카데미에서도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이렇게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앞으로 히스 레저가 언제나 <다크 나이트> 한 편의 영화로만 기억될까 싶어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물론 그의 연기력이 <브로큰 백 마운틴> 이후로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한 것은 사실이나, 그 전부터 그는 충분히 아름다운 배우임에 틀림이 없었다. 특히 그의 초기작인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나 <기사 윌리엄>에서 히스 레저는 무뚝뚝하면서도 믿음직한 특유의 매력을 잘 보여준 바 있다. 오늘 방송되는 <패트리어트 – 늪 속의 여우>는 2000년 작으로, 히스 레저는 미국 독립혁명 당시의 전쟁영웅 벤자민 마틴(멜 깁슨)의 큰아들 가브리엘로 출연한다. 아버지를 존경하면서도 그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리는 그의 10여년 전 연기를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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