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의 미니앨범 의 타이틀곡 ‘Gee’는 현재 가요계의 트렌드의 최전선에 서 있는 곡이다. 요즘 트렌드를 한 번만 들어도 귀에 들어오는 이른바 ‘후크송’이라고 한다면, ‘Gee’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후크’들이다. 노래 시작 30초 이내에 ‘Gee Gee Gee Gee baby baby’같은 반복적인 멜로디가 등장하고, 그 뒤에는 이내 ‘너무 반짝반짝 눈이 부셔 No No No No No’라는 또 하나의 ‘후크’가 등장한다. 어디 그뿐인가. 그 사이에는 ‘너무너무 눈이 부셔’, ‘너무 짜릿짜릿 몸이 떨려’처럼 반복적인 단어들의 가사가 계속 악센트를 준다. 취향에 따라 너무 가볍거나, 너무 트렌드를 따랐다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가볍거나 트렌디한 것도 극단에 이르면 실험이 된다. 심지어 이런 작법은 불과 3분 19초짜리 곡에서 9명이나 되는 멤버에게 한 번 이상 주목 받을 시간을 줘야 하는 소녀시대의 특성에도 정확하게 어울린다. ‘Gee’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도 마음먹으면 ‘자기 식’으로 요즘 트렌드를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SM이 를 발표하기 전 거리 곳곳에 ‘요즘 때깔’로 찍은 소녀시대의 포스터를 거리 곳곳에 붙인데는 이유가 있다.

물론, 아쉽기도 하다.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곡 같은 분위기의 ‘다시 만난 세계’는 편곡만 더 괜찮았다면 대중성과 관계없이 소녀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멋진 곡이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만난 세계’의 군무는 소속된 가수들에게 엄청난 트레이닝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SM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걸작이었다. 하지만 ‘Gee’는 대신 소녀시대에게 트렌드를 부여했다. 얼마나 즐거운가. ‘반짝 반짝 눈이 부신’ 소녀들이 거리에 나가도 아무렇지 않은 옷을 입고, ‘짜릿 짜릿’한 요즘 노래를 부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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