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가수 김민우가 신곡 ‘케익’으로 돌아왔다.
가수 김민우가 신곡 ‘케익’으로 돌아왔다.
김민우의 신곡 ‘케익’ 재킷은 딸 민정양이 직접 그린 그림이다.
김민우의 신곡 ‘케익’ 재킷은 딸 민정양이 직접 그린 그림이다.
가수 김민우는 1990년 데뷔 음반을 발표하면서 남녀 팬들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타이틀곡 ‘사랑일뿐야’의 풋풋한 고백으로 여성 팬을 끌어모았고, 2번 트랙에 수록된 ‘입영열차 안에서’로 입대하는 남성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런 김민우가 2019년 겨울, 전 연령층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잔잔한 발라드곡 ‘케익(cake)’으로 돌아왔다. 그가 신곡을 발표하는 건 2016년 ‘푸르다’ 이후 약 4년 만이다. 1990년대 청춘을 노래한 가수는 어느덧 중년의 가장이 되었고, 가족의 사랑과 이별을 풀어낸 곡으로 모두의 마음을 울린다. 지난 8월, SBS 예능 ‘불타는 청춘’을 통해 근황을 공개하며 다시 방송 활동을 시작한 김민우. 아내와의 갑작스러운 사별과 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수입차 세일즈맨으로 인생 2막을 연 그는 ‘케익’을 시작으로 대중들과 계속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다고 했다. 1990년대 청춘의 아이콘, 원조 ‘고막남친’ 김민우의 음악 인생 2막의 문이 열린다. 지난 19일 서울 신사동 한 수입차 전시장에서 그를 만났다.

10. ‘케익’은 어떻게 만들어진 곡인가요?
김민우 : 김태원 형님이 만들어준 노래예요. 알고 지낸지는 오래됐고, 종종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특히 제 가정사를 많이 챙겨주셨죠. 결혼식은 물론이고 여러 경조사를 오셨는데 아내가 하늘나라에 갔을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올해 들어서 형님에게 곡을 하나 써달라고 부탁했죠. “생각 중인 게 있다”면서 “너는 노래를 하면서 풀어야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만들어진 곡이 ‘케익’입니다. 지난 10월에 받아서 두 달 정도 녹음 과정을 거쳐서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10. 노랫말은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면서 오간 이야기가 담겼군요.
김민우 : (김) 태원 형님이 다 제작해준 거예요. 모든 걸 도맡아서, 선물을 주신 거죠. 재킷 사진은 지난해 딸 민정이가 그려준 그림 선물로 했어요. ‘케익’이라는 곡이 민정이의 얘기이기도 하고요. 가족의 사랑,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희망으로 나아가는 느낌도 있죠.

10. 가사를 보고 뭉클했을 것 같습니다.
김민우 : 태원이 형이 가사를 먼저 보여줬는데, 한 편의 시더군요. 제목은 ‘케익’이고 음반의 제목은 ‘휘파람’이라는 뜻을 담아서 ‘휘슬(Whistle)’이라고 정했다고요. 멜로디는 부활의 느낌도 있는데, 최대한 김민우의 색깔이 묻어나도록 불렀어요. 우리가 만나서 나눈 이야기가 그대로 가사에 담겼더라고요. 모든 게 다 묻어있어서 좋았습니다. 지금 꼭 부르고 싶었던 곡이에요.

10. 김태원을 향한 애정도 더욱 커졌겠네요.
김민우 : 저의 결혼식 때도 미국에서 공연 중이었는데 잠깐 귀국해서 축가를 불러주셨어요. 그때도 감동이었죠. 더욱 친해지게 된 건 2014년, 제가 다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예요. 형님이 좋은 뮤지션들을 소개해줘서 기회를 얻었죠.

10. 2016년 발표한 ‘푸르다’와 이번 ‘케익’을 부를 때 마음가짐이나 감정이 달랐습니까?
김민우 : 달랐어요. 이 곡은 딸 민정이의 이야기예요. 오랜 기간 음악 활동을 안 하다가 나온 작업물이기 때문에 훨씬 신경을 많이 썼죠. 옛날의 느낌을 계속 생각했어요.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사람들이 좋아해 준 ‘사랑일뿐야’ ‘입영열차안에서’ 때의 목소리를 그대로 찾을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도 그때의 감정을 떠올리려고 노력했죠.

10. 그때의 음색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김민우 : 예전에는 힘이 좋으니까 목소리를 컨트롤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된 것들이 나이가 들면서 힘은 물론 목소리도 굵어져서 표현이 힘들어진 부분이 생겼어요. 발성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10. 다시 데뷔하는 기분이었겠습니다.
김민우 : 예전 느낌으로 불러보자, 새로운 도화지에 신인 가수가 부르는 듯한 마음으로 했어요. 태원 형님도 그런 걸 원했죠. 깨끗한 팝(POP)의 느낌, 김민우의 분위기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이죠.

가수 김민우.
가수 김민우.
10. 그 과정들이 다 즐거웠나요?
김민우 : 무척 즐거웠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변했지만 여전히’사랑일뿐야’ ‘입열열차안에서’를 좋아해 주는 분들에게 그런 느낌의 곡을 또 하나 선물을 하고 싶었어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음색이나 창법, 느낌 모든 걸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10. 2014년, 음악을 다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 이유가 있나요?
김민우 : 저의 마음을 어딘가에 쏟아내고 싶었어요. 기쁨, 슬픔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녹인 곡을 부르고 싶었죠. 그리고 제가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건 음악인 것 같아요. 이번 신곡도 저와 똑같은 상황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 안에 녹아있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서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10. 음악이 유일한 돌파구였군요?
김민우 : 평소에도 음악을 항상 듣고, 사랑해요. 주로 딸이랑 음악을 들으면서 지내는데, 아내도 음악을 좋아해서 하루 종일 우리 집엔 음악이 흘렀죠. 그래서인지 딸은 클래식, 재즈, 팝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해요. 요즘은 동물원의 ‘혜화동’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학교에서 옛날 노래를 가르쳐준대요. 그러면서 “아빠 노래도 나온다”고 하더군요.(웃음)

10. 딸이 아빠가 가수라는 걸 안 건 언제부터였나요?
김민우 : 3년 전쯤이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예요. 그때 ‘7080 콘서트’에 데려갔는데, 나이가 어려서 객석에서는 못 보고 무대 옆쪽에서 제가 노래 부르는 걸 봤어요. 관객들이 제 노래를 따라 부르고 무대 위에 있는 제 모습을 보고 그때 처음 느낀 것 같더라고요. 이번 ‘케익’을 처음 들려줬을 땐 “노래 잘했네”라고 냉철하게 평가해줬어요.(웃음)

10. 원조 ‘고막남친’인데요.(웃음) 이번 곡으로 다음 음반을 내는데 용기가 생겼을 것 같습니다.
김민우 : 기념적인 곡이 나와서 앞으로 다른 곡들을 대하는 것도 한결 편안해질 것 같고, 부담을 벗었어요. 다시 출발하는 느낌입니다. 이 곡으로 예전의 유명세를 다시 얻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많은 이들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요. 들어본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고, 예전의 음색이 나온다고 해주셔서 감사하고요. 더 많이 알려지길 바랍니다.

10. ‘불타는 청춘’부터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삶도 달라졌습니까?
김민우 : 그동안 ‘돌직구’ 같은 삶을 살아왔는데 많이 바뀌었어요. 지금은 일하는 시간과 방송 출연, 음악 하는 시간을 분리해요. 고객과의 약속, 중요한 계약건 등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회사에서 일할 땐 최대한 에너지를 쏟고, 나머지 시간에는 음악과 방송을 생각하고요.

10. 또 다른 활력이 생기겠죠?
김민우 : 그렇죠. 활력이 생기니까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그 안에 즐거움도 나오고, 무엇보다 팬들이 성원해주셔서 고마워요. 잊지 않고 기다려주고 격려해줘서 감사할 따름이죠. 이번 신곡이 나올 때도 대화방에서 팬들에게 먼저 들려줬어요. 라디오 출연도 예고하는데 어김없이 들어주고 댓글도 달아주죠. 덕분에 힘이 나요.

10. 내년에도 더 활발한 활동을 계획 중입니까?
김민우 : 네, 그럼요. 내년에도 더 많이 활동할 거고, 노래로 치유한다는 말처럼 한 단계 더 원숙한 느낌이 뭔지 알아가는 것 같아요. 삶의 고비가 있을 때마다 당시에는 너무 힘들고 괴롭지만 시간이 흐르니까 또 좋은 일들이 생겨나더라고요. ‘세월이 약’이라는 말처럼 민정이도 많이 의젓해졌고 잘 커준 덕분이죠. 딸과 같이 방송에도 종종 출연하고, 제 음악을 알릴 수 있는 방송이나 공연도 계속할 예정입니다.(웃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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