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지난해 열린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어느 가족’(2018)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들고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한일관계가 악화된 가운데서도 영화제에 참석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고난 속에서 영화인들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기자회견이 열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참석했고 전양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모더레이터로 함께 했다.
이 영화는 회고록을 발간한 전설적인 여배우 파비안느(까뜨린느 드뇌브 분)가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딸 루미르(줄리엣 비노쉬 분)와 과거의 진실을 돌아보는 과정을 그린다. 올해 열린 베니스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선정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으며 아시아에는 부산영화제를 통해 최초로 선보이게 됐다. 일본에서는 오는 11일 개봉하며 한국에서는 연말 개봉 예정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진실과 허구가 뒤섞인 ‘진실’이라는 자서전을 쓴 어머니를 축하하기 위해 딸이 찾아오는 이야기”이라고 소개했다. 영화에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가 다양하게 비춰진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캐릭터가) 연기를 하는 가운데서 연기가 아니었던 상황도 있고 모녀가 라이벌이 되기도 하고 정원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엄마가 딸의 목소리로 착각하기도 한다”며 “다양한 장소에서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묘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출연배우인 까뜨린느 드뇌브가 오래 전부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면서 고레에다 감독이 2015년 영화를 기획하게 됐다.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 기획 단계부터 출연배우로 까뜨린느 드뇌브를 비롯해 이단 호크, 줄리엣 비노쉬를 염두에 뒀다고 한다.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느냐고 묻자 “이 영화는 ‘어느 가족’ 이전부터 준비했다. 만약 ‘어느 가족’ 이후에 이 작품을 시작했다면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원체 평소에 부담감을 잘 안 느끼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이어 “칸에서 상을 받은 직후 뉴욕에 출연 섭외를 하러 갔는데 배우 이단 호크가 축하한다면서 이 시점에서 출연 제안을 받으면 거절하기 참 어렵다고 했다. 그 때 상 받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황금종려상 덕을 봤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 촬영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내가 일어밖에 못해서 초반에는 언어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며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글을 써서 배우에게 전달했다. 일본에서도 하는 방식이고 외국에서 하는 만큼 의식적으로 손편지 분량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년 전 배두나와 함께 작업하며 서로가 어떤 부분을 바랐는지, 어떤 부분이 결여됐는지에 대해 소통했는데 촬영해갈수록 언어가 필요 없었다. 이번 현장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며 “영화를 만들 때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인상을 받게 된 고레에다 감독은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경사스러운 올해,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 굉장히 기쁘다”며 “감독으로 데뷔한 후 부산영화제와 줄곧 같은 세월을 보내왔다. 숱한 고난을 극복하면서 함께 걸어오고 발전해온 영화제다. 그런 부산영화제에서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한일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부산영화제에 대한 애정도 표현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5년 전 쯤 부산영화제가 정치적 압력을 받고 개최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그 때 전 세계 영화인들이 목소리를 냈다. 저도 미력하나마 연대 의지를 표현했다”며 “당시 부산영화제가 대응을 잘했고 잘 견뎌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문제에 휘말리거나 어려움에 직면할 때 영화인들이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영화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 이 자리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에 미국 분들과 영화를 함께 만들게 됐고 이렇게 뛰어난 영화제에 초청 받아 참석하게 됐다. 이런 영화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영화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내가 소속된 국가나 공동체보다 훨씬 더 큰, 영화라는 공동체 안에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서로가 같은 가치관을 공유화고 영화를 통해 이어지는 걸 느낄 때 행복하다. 그런 마음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기자회견이 열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참석했고 전양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모더레이터로 함께 했다.
이 영화는 회고록을 발간한 전설적인 여배우 파비안느(까뜨린느 드뇌브 분)가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딸 루미르(줄리엣 비노쉬 분)와 과거의 진실을 돌아보는 과정을 그린다. 올해 열린 베니스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선정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으며 아시아에는 부산영화제를 통해 최초로 선보이게 됐다. 일본에서는 오는 11일 개봉하며 한국에서는 연말 개봉 예정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진실과 허구가 뒤섞인 ‘진실’이라는 자서전을 쓴 어머니를 축하하기 위해 딸이 찾아오는 이야기”이라고 소개했다. 영화에는 어머니와 딸의 관계가 다양하게 비춰진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캐릭터가) 연기를 하는 가운데서 연기가 아니었던 상황도 있고 모녀가 라이벌이 되기도 하고 정원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엄마가 딸의 목소리로 착각하기도 한다”며 “다양한 장소에서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묘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출연배우인 까뜨린느 드뇌브가 오래 전부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면서 고레에다 감독이 2015년 영화를 기획하게 됐다.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 기획 단계부터 출연배우로 까뜨린느 드뇌브를 비롯해 이단 호크, 줄리엣 비노쉬를 염두에 뒀다고 한다.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느냐고 묻자 “이 영화는 ‘어느 가족’ 이전부터 준비했다. 만약 ‘어느 가족’ 이후에 이 작품을 시작했다면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원체 평소에 부담감을 잘 안 느끼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이어 “칸에서 상을 받은 직후 뉴욕에 출연 섭외를 하러 갔는데 배우 이단 호크가 축하한다면서 이 시점에서 출연 제안을 받으면 거절하기 참 어렵다고 했다. 그 때 상 받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황금종려상 덕을 봤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 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인상을 받게 된 고레에다 감독은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경사스러운 올해,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 굉장히 기쁘다”며 “감독으로 데뷔한 후 부산영화제와 줄곧 같은 세월을 보내왔다. 숱한 고난을 극복하면서 함께 걸어오고 발전해온 영화제다. 그런 부산영화제에서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한일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부산영화제에 대한 애정도 표현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5년 전 쯤 부산영화제가 정치적 압력을 받고 개최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그 때 전 세계 영화인들이 목소리를 냈다. 저도 미력하나마 연대 의지를 표현했다”며 “당시 부산영화제가 대응을 잘했고 잘 견뎌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문제에 휘말리거나 어려움에 직면할 때 영화인들이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영화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 이 자리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에 미국 분들과 영화를 함께 만들게 됐고 이렇게 뛰어난 영화제에 초청 받아 참석하게 됐다. 이런 영화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영화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내가 소속된 국가나 공동체보다 훨씬 더 큰, 영화라는 공동체 안에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서로가 같은 가치관을 공유화고 영화를 통해 이어지는 걸 느낄 때 행복하다. 그런 마음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