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는 이별 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는 30대 남녀의 이야기다. 전 연인에 대한 미련과 새로운 사람과의 썸이 공존하는 시기를 유쾌하고 현실적으로 그린다. 김래원과 공효진은 다시 없을 티격태격 찰떡 케미를 자랑한다. 거기서 거기, 다 똑같아 보이지만 각자에겐 특별한 연애를 김래원은 지질함으로, 공효진은 사랑스러움으로 완성해낸다.
작은 광고회사의 팀장인 재훈(김래원 분)은 결혼을 약속했던 연인과 헤어진 후 매일 술로 슬픔을 달래며 살고 있다. 저렇게 술을 마시고도 멀쩡히 출근을 하는 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다. 아침에 일어나보면 기억도 나지 않는 카톡 메시지는 왜 그렇게 많이 보낸 건지 재훈은 한숨만 나온다.
이 광고회사에 선영(공효진 분)이 경력직으로 들어간다. 입사 환영회에 무턱대고 찾아온 전 남자친구는 꽃다발을 들이밀며 프러포즈를 하는데 선영은 기가 찬다. 그가 바람을 피워서 헤어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날 아침엔 원치도 않는데 선영을 회사 앞까지 데려다줬다. 선영이 이별을 확실히 통보하자 전 남친은 오히려 “바로 다른 사람 만나지 않았냐”면서 맞바람을 피웠다고 따진다. 재훈은 주차장에 있다가 뜻하지 않게 이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다음 날 여느 때처럼(?) 숙취로 하루를 시작하는 재훈은 휴대폰을 확인해보고 당황한다. 저장도 안 돼 있는 번호로 2시간이 넘게 통화를 한 것. 알고 보니 통성명한지 하루밖에 안된 선영의 번호다. 둘은 파혼과 맞바람을 주제로 격렬한 논쟁을 벌이더니 점점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까워지게 된다.
액션, 누아르, 멜로 등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해온 김래원은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로 색다른 면모를 선보인다. 순수하기도, 다정하기도, 엉큼하기도 한 재훈으로 김래원은 로코도 잘 한다는 걸 증명해낸다. ‘자니?’ ‘뭐해?’ 카톡 폭탄을 날리며 구질구질 미련을 떠는 재훈의 모습은 웃음과 탄식을 터트린다.
공효진은 자신이 왜 ‘공블리’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사랑은 쿨하게, 일은 프로페셔널하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멋진 언니다. 자신의 상처를 일부러 드러내 위로 받으려 하지 않고 연애에 대해서는 시니컬하다.
선영의 언행은 ‘사이다’다. 우리가 사회에서 마주하는 불편할 만한 순간들에 속 시원한 말을 내뱉어주기 때문이다. 첫 만남에 반말로 인사를 건네는 동갑내기 상사에게 반말로 응수하는 능청스러움, 바람 피워 차인 주제에 전 연인을 ‘걸레’라고 표현하며 업신여기는 전 남친에게 팩폭을 날리는 화끈함, 직장 동료들의 비겁한 뒷담화에 화려한 ‘앞담’으로 망신을 주는 대범함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미혼의 30대 직장인 여성을 옭아매는 시선을 통쾌하게 깨뜨려버린다.
강기영은 등장마다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오지랖 넓고 눈치도 없는 병철 역으로 웃음을 빵빵 터트린다.
꽤 적나라해서 흠칫 놀랄 만한 대사들도 나오지만 재훈과 선영의 과감한 썸의 과정으로 본다면 이해하고 넘어가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멜로가 간질거려 두드러기가 난다는 관객이라도 러닝타임 내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작은 광고회사의 팀장인 재훈(김래원 분)은 결혼을 약속했던 연인과 헤어진 후 매일 술로 슬픔을 달래며 살고 있다. 저렇게 술을 마시고도 멀쩡히 출근을 하는 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다. 아침에 일어나보면 기억도 나지 않는 카톡 메시지는 왜 그렇게 많이 보낸 건지 재훈은 한숨만 나온다.
이 광고회사에 선영(공효진 분)이 경력직으로 들어간다. 입사 환영회에 무턱대고 찾아온 전 남자친구는 꽃다발을 들이밀며 프러포즈를 하는데 선영은 기가 찬다. 그가 바람을 피워서 헤어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날 아침엔 원치도 않는데 선영을 회사 앞까지 데려다줬다. 선영이 이별을 확실히 통보하자 전 남친은 오히려 “바로 다른 사람 만나지 않았냐”면서 맞바람을 피웠다고 따진다. 재훈은 주차장에 있다가 뜻하지 않게 이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다음 날 여느 때처럼(?) 숙취로 하루를 시작하는 재훈은 휴대폰을 확인해보고 당황한다. 저장도 안 돼 있는 번호로 2시간이 넘게 통화를 한 것. 알고 보니 통성명한지 하루밖에 안된 선영의 번호다. 둘은 파혼과 맞바람을 주제로 격렬한 논쟁을 벌이더니 점점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까워지게 된다.
공효진은 자신이 왜 ‘공블리’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사랑은 쿨하게, 일은 프로페셔널하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멋진 언니다. 자신의 상처를 일부러 드러내 위로 받으려 하지 않고 연애에 대해서는 시니컬하다.
선영의 언행은 ‘사이다’다. 우리가 사회에서 마주하는 불편할 만한 순간들에 속 시원한 말을 내뱉어주기 때문이다. 첫 만남에 반말로 인사를 건네는 동갑내기 상사에게 반말로 응수하는 능청스러움, 바람 피워 차인 주제에 전 연인을 ‘걸레’라고 표현하며 업신여기는 전 남친에게 팩폭을 날리는 화끈함, 직장 동료들의 비겁한 뒷담화에 화려한 ‘앞담’으로 망신을 주는 대범함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미혼의 30대 직장인 여성을 옭아매는 시선을 통쾌하게 깨뜨려버린다.
강기영은 등장마다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오지랖 넓고 눈치도 없는 병철 역으로 웃음을 빵빵 터트린다.
꽤 적나라해서 흠칫 놀랄 만한 대사들도 나오지만 재훈과 선영의 과감한 썸의 과정으로 본다면 이해하고 넘어가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멜로가 간질거려 두드러기가 난다는 관객이라도 러닝타임 내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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