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26일 방영된 tvN 새 월화드라마 ‘위대한쇼’ 방송화면.
지난 26일 방영된 tvN 새 월화드라마 ‘위대한쇼’ 방송화면.
11년 전 개봉된 영화 ‘과속스캔들’을 떠오르게 하는 설정들이 여럿 겹쳐 보였다. 하지만 ‘구관이 명관’이란 말도 있듯이 가족 간의 좌충우돌은 재미를 보장한다. 지난 26일 처음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위대한쇼’ 이야기다. 평이함 속에 불쑥불쑥 찾아오는 재미가 있었다.

‘위대한 쇼’는 서른 초반에 청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위대한(송승헌 분)의 추락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위대한은 야당인 ‘민국당’에서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강경훈(손병호 분)과 20대 총선에서 맞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연을 끊고 살던 부친이 고시원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패륜아’로 낙인찍혔다. 위대한은 패륜아 이미지를 넘어서기 위해 3보 1배를 하는 등 총력을 펼쳤으나 결국 낙선했다.

당에서도 버림받게 된 위대한은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그러다 시장에서 한다정(노정의 분)과 정수현(이선빈 분)을 만났다. 한 시사 프로그램의 작가로 일하던 정수현에게 위대한은 대학 시절 이루지 못한 첫사랑이었다. 위대한과 정수현이 먼저 마주쳤고, 근황에 대해 얘기하던 중 동생을 잃어버렸다는 한다정의 사연을 듣게 됐다. 위대한은 한다정에게서 다시 대중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봤고 동생들을 찾으려고 경찰서에 데려다주는 등 노력했다. 정수현 또한 한다정을 포함해 그의 동생들에게 햄버거를 사주며 측은해 했다.

이후 한다정이 직접 동생들과 함께 위대한의 집으로 찾아왔다. 한다정은 놀라는 위대한에게 “말씀드렸잖아요. 아빠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크리스마스 선물은 마음에 드시는지”했다. 당황스러워하는 위대한의 표정과 함께 1회가 마무리됐다.

한때 잘나갔던 스타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친가족과의 우당탕탕 생활기. ‘과속스캔들'(2008)에서 쓰였던 뼈대다. ‘위대한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송승헌이 정치인과 연예인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내레이션으로 독백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수현이 대학 졸업 후 다시 만난 위대한을 대하는 태도, 한다정과 동생들을 대하는 태도는 묘한 설렘을 부여하며 앞으로 정수현과 위대한이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지 기대하게 했다. 정수현이 강준호 변호사(임주환 분)의 은근한 대시를 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한 여자를 사이에 둔 두 남자의 구애 또한 평이한 로맨스 중 하나지만 임주환의 몰입도 높은 연기가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감을 높였다.

송승헌과 이선빈은 그간 연기에 대해 특출나게 호평을 받아온 배우들은 아니다. 그러나 몰입도가 비슷한 두 배우의 만남은 나름대로 자연스럽게 극에 어우려졌고 로맨스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간간이 시선을 사로잡는 어색함은 주연으로서 둘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위대한 쇼’는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에 방영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