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바람이 분다’ 방송화면. /
JTBC ‘바람이 분다’ 방송화면. /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에 출연하는 배우 감우성과 김하늘의 여정이 시작됐다.

지난 25일 방송된 ‘바람이 분다'(극본 황주하, 연출 정정화·김보경)에서 수진(김하늘)은 도훈(감우성) 곁에 남기로 했다. 흘러가는 시간은 야속하고 현실의 반대는 아팠지만 도훈과 수진이 전하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전국 시청률은 자체 최고인 5.7%, 수도권은 5.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도훈과 수진은 5년 만에 같은 식탁에 마주 앉았다. 수진은 “내가 널 얼마나 힘들게 보냈는데, 여길 왜 왔어”라고 말하는 도훈의 진심을 알기에 눈물을 삼켰다. 홀로 버스정류장에서 도훈의 말을 되뇌던 수진은 뒤늦게 “사랑하니까”라며 답을 찾았다. 수진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도훈은 쓰러진 상태였다. 하루 분량으로 담아둔 약통을 찾지 못한 도훈이 약을 과다 복용했던 것이다. 다행히 위급 상황은 넘겼지만 상태는 좋지 않았다. 이미 섬망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스트레스가 큰 상황이었고 약물 과다 복용까지 겹쳐 신체에 과부하가 걸렸다.

며칠 만에 눈을 뜬 도훈은 수진도 알아보지 못했다. 사라져가는 기억에도 수진은 “당분간 도훈 씨를 지켜줄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기억을 상기시킬 수 있는 물건을 찾아보려 도훈의 집에 도착했을 때, 수진을 맞이한 것은 그의 애타는 마음이었다. 수진과 아람의 흔적이 곳곳에 가득했다. 사진이 정리된 파일, 심경을 담은 메모, 미처 주지 못한 아람이의 운동화까지 짐작하기조차 힘든 도훈의 사랑에 수진은 결심을 굳혔다. 아람에게 ‘나비 아저씨’가 아빠라고 밝히고 병원에 데리고 갔다. 아람이조차 잊은 도훈이 낯선지 아람은 수진의 품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도훈은 꽃 한 송이를 전하며 “축하해”라고 인사를 건넸다. 전하지 못했던 입학 꽃다발을 건네듯 무의식중에서도 도훈의 사랑은 아람을 향하고 있었다.

나빠지는 도훈의 병세보다 힘든 것은 주위 사람들의 반대였다. 도훈의 곁에서 수진이 감당해야 할 미래가 뻔히 보이기에 미경(박효주)은 필사적으로 말렸다. 수진의 어머니도 도훈의 병을 알고 나선 달라졌다. 도훈을 보며 안타까워하면서도 딸 수진의 인생이 더 가여웠다. 서로를 부여잡고 악을 쓰듯 눈물을 흘리는 두 모녀와 여전히 기억을 찾지 못하는 도훈. 불 꺼진 복도처럼 어둡기만 한 현실에서 도훈과 수진이 현실을 극복하고 행복할 수 있을지 안타까움을 더했다.

도훈의 진심을 몰랐던 5년을 갚기라도 하듯 단단해진 수진의 사랑이 시청자를 울렸다. 자신을 떠나보낸 도훈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의 곁에 남기로 선택한 건 수진의 사랑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느껴지는 도훈의 사랑이 수진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자신을 잊어가고 있지만 도훈의 사랑은 현재진행형이기에 수진은 버틸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도훈이 준 사랑에 대한 수진의 답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웠다.

도훈과 수진의 사랑이 굳건해질수록 잔인한 현실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알츠하이머는 환자보다 지켜보는 사람이 더 견디기 힘든 병이다. 버틸 만큼 버티다가 포기하면 더 힘들다”는 미경의 조언은 아프지만 현실이었다. 수진을 만류하는 이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 가능했다. 그래서 도훈의 상상 속 행복은 먹먹하게 모두를 울렸다. 잊어가는 기억의 자리 속에 수진, 아람과 함께 하는 평범한 행복을 상상하며 채우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수진을 떠나보내려 했던 도훈이지만, 두 사람과 함께 하는 내일을 얼마나 바라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다른 건 다 잊어도 절대 당신은 잊지 않을 거야”라는 상상 속 메시지는 도훈의 맹세이자 소망이었다. 그런 행복이 도훈과 수진에게 찾아올까. 두 사람의 여정에 기대와 관심이 쏠린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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