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멜론 로고 / 텐아시아 DB
멜론 로고 / 텐아시아 DB
멜론이 과거 3억8000만원의 저작권료를 빼돌린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카카오가 13일 “상세한 내용을 확인 중이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겨레는 이날 멜론이 로엔이었을 당시 비용 절감을 위해 저작권료를 빼돌리는 ‘에스 프로젝트’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한겨레가 입수한 ’09년 에스프로젝트 결과 보고’ 문건에 따르면 로엔은 비용 절감을 위해 창작자들에게 줄 저작권료를 줄이기로 계획했다. 로엔은 유령음반사 엘에스뮤직을 세워 가입자들에게 음원을 무료로 선물하는 방식으로 다운로드 점유율을 높여 다른 저작권자에게 돌아가야 할 저작권료 54% 중 일부를 빼돌렸다고 한다.

에스 프로젝트 시행 첫 달에 시스템 에러로 로엔이 얻는 수익은 늘어났다. 시스템 에러로 2009년 1월 무료 다운로드 ‘선물’이 14차례 발송됐고, 엘에스음반은 3억8000만원가량의 저작권료를 빼돌릴 수 있었다.

문건에는 권리사들이 매출 감소 이유를 문의할 경우 응대할 ‘거짓말 매뉴얼’도 있었다고 한다.

로보트같은 입장 전달, 혹은 매뉴얼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13일 이 보도에 대해 묻자 카카오는 “이전과 입장이 동일하다”고 일관하려 했다. 그러나 앞서 한겨레에 카카오가 전달한 입장에 대해 말하니 10분 후 전화하겠다며 한겨레에 전달했던 입장을 그대로 문자로 발송했다.

카카오는 지난 3일 텐아시아에 “27일 검찰에서 압수수색을 들어온 것이 맞다. 카카오가 인수하기 전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3일 카카오 커뮤니케이션의 책임자는 연락 불통이었으며, 13일에도 카카오 커뮤니케이션 팀의 커뮤니케이션은 원활하지 않았다.

인수 전 상황이니 책임을 전가하면 된다는 것일까. 이후에도 카카오의 대처를 주목해야할 이유다.

◆ 다음은 카카오가 전달한 입장 전문.

카카오에 인수되기 이전인 SK텔레콤 자회사 시절에 벌어진 일이라 상세한 내용을 확인중이다. 자체적으로 이 사안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 검찰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명확한 진상조사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갈 것이다.

저작권자들이 입은 손실에 대해선 사실관계가 확인되는대로 선제적으로 적극 보상에 나설 계획이다. 그 뒤 어피니티와 SKT에 구상권 행사도 검토할 것.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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