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정은지: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지금까지 주로 밝고 씩씩한 캐릭터들을 연기했거든요. 이 영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전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극 중 소희는 대사가 많지 않아서 표정과 분위기에 더 몰입해야 했거든요. 웃는 장면도 거의 없었고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10. 평소 공포영화를 좋아해요?
정은지: 귀신이 나오는 공포영화는 좋아하는데 잔인한 스릴러는 못 봐요. 제 몸이 아픈 느낌이 들어서요.(웃음) 친구들한테 무서운 이야기는 자주 해요. 그럴 때마다 친구들이 제 표정이 무섭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어떤 표정으로 이야기하는지 실제로 거울을 보면서 이야기 해본 적도 있어요. 꽤 무섭더라고요. 호호. 공포영화를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10. 원작이 누적 조회수 1억2000만뷰를 기록한 인기 공포 웹툰이에요. 부담감은 없었나요?
정은지: 오히려 원작이 탄탄했기에 고민할 게 없었어요. 연재할 때 봤거든요. 재밌게 봤던 웹툰이 영화화돼서 제게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인연인가 싶었죠. 영화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 작품을 다시 봤는데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처음 읽었을 때는 소희를 주의 깊게 보지 않았는데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소희가 왜 이런 표정을 짓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생각하게 됐죠.
10. 시사회 때 영화로 보니 어땠어요? 많이 무서웠나요?
정은지: 저는 내용을 다 아니까 객관적으로 판단이 안 됐어요. 매니저 오빠가 공포영화를 잘 못 보는데, 옆에서 계속 놀라더라고요. 좀 뿌듯했어요.(웃음)
10.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뭐였어요?
정은지: (최)윤영 언니와 폐가 안에서 대립하는 장면이요. 너무 더웠어요. 잡음 때문에 에어컨도 켤수 없었거든요. 밀폐된 공간에서 계속 숨을 몰아쉬어야 했고, 격정적인 와이어 장면도 있어서 제작진들도 모두 힘들어했어요. ‘이 장면은 도대체 언제 끝날까, 끝나긴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장면만 일주일 가까이 찍었던 것 같아요.
10. 그 장면에서 무당 귀신에게 빙의 되잖아요. 빙의 연기는 어떻게 준비했나요?
정은지: 굿 하는 영상들을 많이 봤어요. 무당마다 스타일이 다 다른데 비슷한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주변에 굿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한테도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10. 인피니트 멤버 이성열씨와 주연으로 같이 호흡을 맞췄어요. 평소 같은 아이돌로서 친분이 있었나요?
정은지: 전혀 없었어요.(웃음) 회사 대표님들끼리는 친하고, 활동 시기도 많이 겹쳤지만 친해질 기회가 없었거든요. 제가 생각보다 낯을 가려요. 호호. 촬영 초반까지도 서로 존댓말을 했어요. 말을 못 놓겠더라고요.
10. 아직도 어색한 사이예요?
정은지: 지금은 많이 친해졌어요. 한 달간 다 같이 지방에 내려가 촬영하다 보니 가까워 질 수밖에 없었죠. (이)성열 오빠가 촬영 중에 빈혈 오는 것 같다며 휘청거린 적이 있었어요. 그 때 제가 종이인형이라고 엄청 놀렸거든요. 나중에는 제가 다른 배우와 종이 이야기를 하는데 자기 이야긴 줄 알고 발끈 하더라고요. 호호.
10. 배우들끼리 많이 친해진 게 느껴지네요.
정은지: 다들 너무 착해요.(웃음) 누구 하나 모난 사람이 있었으면 힘들었을 것 같아요. 한 달 내내 마주쳐야 하는 촬영이었으니까요. 촬영 끝나고 나면 항상 한 방에 모여서 맥주 한 캔씩 했어요. 오늘 촬영은 어땠는지 이야기하고, 서로 힘을 북돋아주기도 했죠. 장기 MT를 간 느낌이었어요.
10. 처음 연기에 도전했던 ‘응답하라 1997’의 흥행이 다음 작품들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았나요?
정은지: 처음에는 엄청 부담됐죠. ‘응답하라 1997’ 이후 그 만큼 흥행한 작품을 못했으니까요. 이제는 흥행에 대한 부담을 조금 내려놨어요. 오히려 전작들과 비슷한 역할들만 하는 게 더 고민이에요. 이제는 다양한 역할과 작품을 통해서 연기 내공을 쌓아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10. 가수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뭐예요?
정은지: 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재밌게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할 때가 있어요. 배우로서 연기도 잘하고 싶고, 가수로서 노래와 춤도 잘하고 싶거든요. 요즘에는 곡 쓰는 작업도 하고 있고요. 제가 욕심이 좀 많아요. 일이 많아서 좋기는 한데, 몸이 지칠 때는 조금 힘들더라고요.
10. 각각의 목표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정은지: 배우로서는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작품을 하고 싶어요. 그 자체가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의 이미지로 고착되고 싶지 않아요. 어디에 갖다놔도 잘 녹아드는 존재가 됐으면 합니다. 가수로서의 목표치도 커요. 저는 공연형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번에 단독으로 아시아 투어 공연을 했는데 너무 재밌고 뿌듯하더라고요. 곡을 쓰기 시작한 것도 제 노래에 저만의 감성을 오롯이 담아내고 싶어서예요.
10. 에이핑크 멤버들 모두 연기를 병행하잖아요. 만나면 연기 이야기를 많이 합니까?
정은지: 전혀요. 서로 놀려요.(웃음) 저희는 만나면 일 얘기보다 웃기는 사진 보여주고, 수다 떠는데 정신이 없어요. 일 얘기 하는 게 어색할 정도에요. 가끔 방송 모니터 했다고 연락 오면 ‘놀릴 게 있나?’라고 겁이 날 정도라니까요. 멤버들은 제 작품을 안 봤으면 좋겠어요. 호호.
10. 그만큼 친하다는 의미로 들려요. 9년 차 장수 아이돌의 비결인가요?
정은지: 멤버 개개인이 서로를 존중해요. 굳이 불편한 것들은 파헤치지 않고, 보채지 않아요. 말해줄 때까지 기다리죠. 서로를 믿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물론 초반부터 그렇진 않았어요. 서로 살아온 환경이 다른데 어떻게 처음부터 잘 맞겠어요. 예전에는 우리끼리 이야기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눈물로 끝나곤 했죠. 그렇게 맞춰 가다보니 이제는 누구보다 끈끈한 사이입니다.(웃음)
10. ‘0.0MHz’을 볼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정은지: 단순히 폐가에서 귀신의 존재를 찾는 공포 체험에서 끝나지 않아요. 뒤로 갈수록 더욱 신선한 공포를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많이 놀라주셨으면 좋겠어요.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 정은지가 공포물 ‘0.0MHz’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0.0Mhz’는 미스터리 동아리 멤버들이 귀신을 부르는 주파수를 증명하기 위해 흉가를 찾아갔다가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 이야기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정은지는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소희 역을 맡았다.10. 스크린 데뷔작을 공포영화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2011년 에이핑크로 데뷔한 정은지는 이듬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주인공 성시원 역을 맡아 연기에 처음 도전했다. 이후 ‘트로트의 연인’ ‘발칙하게 고고’ ‘언터처블’ 등 여러 드라마에서 꾸준히 주연을 맡으며 밝고 당찬 캐릭터로 사랑 받았다. 하지만 정은지는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컸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그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정은지: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지금까지 주로 밝고 씩씩한 캐릭터들을 연기했거든요. 이 영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전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극 중 소희는 대사가 많지 않아서 표정과 분위기에 더 몰입해야 했거든요. 웃는 장면도 거의 없었고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10. 평소 공포영화를 좋아해요?
정은지: 귀신이 나오는 공포영화는 좋아하는데 잔인한 스릴러는 못 봐요. 제 몸이 아픈 느낌이 들어서요.(웃음) 친구들한테 무서운 이야기는 자주 해요. 그럴 때마다 친구들이 제 표정이 무섭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어떤 표정으로 이야기하는지 실제로 거울을 보면서 이야기 해본 적도 있어요. 꽤 무섭더라고요. 호호. 공포영화를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10. 원작이 누적 조회수 1억2000만뷰를 기록한 인기 공포 웹툰이에요. 부담감은 없었나요?
정은지: 오히려 원작이 탄탄했기에 고민할 게 없었어요. 연재할 때 봤거든요. 재밌게 봤던 웹툰이 영화화돼서 제게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인연인가 싶었죠. 영화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 작품을 다시 봤는데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처음 읽었을 때는 소희를 주의 깊게 보지 않았는데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소희가 왜 이런 표정을 짓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생각하게 됐죠.
10. 시사회 때 영화로 보니 어땠어요? 많이 무서웠나요?
정은지: 저는 내용을 다 아니까 객관적으로 판단이 안 됐어요. 매니저 오빠가 공포영화를 잘 못 보는데, 옆에서 계속 놀라더라고요. 좀 뿌듯했어요.(웃음)
10.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뭐였어요?
정은지: (최)윤영 언니와 폐가 안에서 대립하는 장면이요. 너무 더웠어요. 잡음 때문에 에어컨도 켤수 없었거든요. 밀폐된 공간에서 계속 숨을 몰아쉬어야 했고, 격정적인 와이어 장면도 있어서 제작진들도 모두 힘들어했어요. ‘이 장면은 도대체 언제 끝날까, 끝나긴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장면만 일주일 가까이 찍었던 것 같아요.
10. 그 장면에서 무당 귀신에게 빙의 되잖아요. 빙의 연기는 어떻게 준비했나요?
정은지: 굿 하는 영상들을 많이 봤어요. 무당마다 스타일이 다 다른데 비슷한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주변에 굿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한테도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정은지: 전혀 없었어요.(웃음) 회사 대표님들끼리는 친하고, 활동 시기도 많이 겹쳤지만 친해질 기회가 없었거든요. 제가 생각보다 낯을 가려요. 호호. 촬영 초반까지도 서로 존댓말을 했어요. 말을 못 놓겠더라고요.
10. 아직도 어색한 사이예요?
정은지: 지금은 많이 친해졌어요. 한 달간 다 같이 지방에 내려가 촬영하다 보니 가까워 질 수밖에 없었죠. (이)성열 오빠가 촬영 중에 빈혈 오는 것 같다며 휘청거린 적이 있었어요. 그 때 제가 종이인형이라고 엄청 놀렸거든요. 나중에는 제가 다른 배우와 종이 이야기를 하는데 자기 이야긴 줄 알고 발끈 하더라고요. 호호.
10. 배우들끼리 많이 친해진 게 느껴지네요.
정은지: 다들 너무 착해요.(웃음) 누구 하나 모난 사람이 있었으면 힘들었을 것 같아요. 한 달 내내 마주쳐야 하는 촬영이었으니까요. 촬영 끝나고 나면 항상 한 방에 모여서 맥주 한 캔씩 했어요. 오늘 촬영은 어땠는지 이야기하고, 서로 힘을 북돋아주기도 했죠. 장기 MT를 간 느낌이었어요.
10. 처음 연기에 도전했던 ‘응답하라 1997’의 흥행이 다음 작품들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았나요?
정은지: 처음에는 엄청 부담됐죠. ‘응답하라 1997’ 이후 그 만큼 흥행한 작품을 못했으니까요. 이제는 흥행에 대한 부담을 조금 내려놨어요. 오히려 전작들과 비슷한 역할들만 하는 게 더 고민이에요. 이제는 다양한 역할과 작품을 통해서 연기 내공을 쌓아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10. 가수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뭐예요?
정은지: 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재밌게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할 때가 있어요. 배우로서 연기도 잘하고 싶고, 가수로서 노래와 춤도 잘하고 싶거든요. 요즘에는 곡 쓰는 작업도 하고 있고요. 제가 욕심이 좀 많아요. 일이 많아서 좋기는 한데, 몸이 지칠 때는 조금 힘들더라고요.
10. 각각의 목표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정은지: 배우로서는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작품을 하고 싶어요. 그 자체가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의 이미지로 고착되고 싶지 않아요. 어디에 갖다놔도 잘 녹아드는 존재가 됐으면 합니다. 가수로서의 목표치도 커요. 저는 공연형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번에 단독으로 아시아 투어 공연을 했는데 너무 재밌고 뿌듯하더라고요. 곡을 쓰기 시작한 것도 제 노래에 저만의 감성을 오롯이 담아내고 싶어서예요.
정은지: 전혀요. 서로 놀려요.(웃음) 저희는 만나면 일 얘기보다 웃기는 사진 보여주고, 수다 떠는데 정신이 없어요. 일 얘기 하는 게 어색할 정도에요. 가끔 방송 모니터 했다고 연락 오면 ‘놀릴 게 있나?’라고 겁이 날 정도라니까요. 멤버들은 제 작품을 안 봤으면 좋겠어요. 호호.
10. 그만큼 친하다는 의미로 들려요. 9년 차 장수 아이돌의 비결인가요?
정은지: 멤버 개개인이 서로를 존중해요. 굳이 불편한 것들은 파헤치지 않고, 보채지 않아요. 말해줄 때까지 기다리죠. 서로를 믿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물론 초반부터 그렇진 않았어요. 서로 살아온 환경이 다른데 어떻게 처음부터 잘 맞겠어요. 예전에는 우리끼리 이야기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눈물로 끝나곤 했죠. 그렇게 맞춰 가다보니 이제는 누구보다 끈끈한 사이입니다.(웃음)
10. ‘0.0MHz’을 볼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정은지: 단순히 폐가에서 귀신의 존재를 찾는 공포 체험에서 끝나지 않아요. 뒤로 갈수록 더욱 신선한 공포를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많이 놀라주셨으면 좋겠어요.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