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100년 전, 나라 밖에서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이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분들의 후손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MBC 예능다큐 ‘백년만의 귀향, 집으로’가 프랑스, 러시아, 중국, 미국 등으로 흩어진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을 만나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더불어 디아스포라로 살고 있는 후손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백년만의 귀향, 집으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허일후 아나운서와 배우 손현주, 홍수현, 한보름, 한수연, 윤주빈, 정상규 작가, 피겨 국가대표 최다빈 선수,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과 역사 강사 최태성 등이 참석했다.
‘백년만의 귀향, 집으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지만 끝내 해방된 조국에 돌아오지 못한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을 만나는 예능 다큐멘터리다. 나라 밖 곳곳에 흩어져 사는 후손을 직접 찾아가 타국에서의 삶과 선조들에 대한 기억을 들어본다. 이를 위해 제작진과 출연진은 35일 동안 3대륙 6개국 13개 도시를 돌아다녔다. 독립운동가 후손인 배우 한수연, 윤주빈과 정상규 작가를 포함해 13명의 샐럽들이 참여했다.
특히 배우 손현주는 단장으로 참여해 허일후 아나운서와 함께 6개국을 모두 돌아다녔다. 손현주는 “단장이 된 건 그냥 내가 나이가 많아서 그런 것”이라면서도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나중에는 무거워졌다”고 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프로그램으로 기획됐지만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시즌2 등 진행형으로 계속 나아갔으면 좋겠다. 4부작으로 준비됐는데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사연을 다 담기에는 모자랐기 때문이다. 더 찾아야할 분들이 너무나 많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내달 1일 처음 방송되는 1부작 ‘100년 전 우리 이야기’에는 프랑스 파리로 간 손현주, 허일후, 최태성, 홍수현, 다니엘 린데만의 모습이 펼쳐진다. 제1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숨진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며 번 돈을 독립 운동가들에게 보낸 노동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독립운동가 홍재하의 막내 아들 장자크 홍을 만난다.
손현주는 “홍재하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의 후손을 만나러 갔다가 홍 선생님의 후손이 프랑스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수소문해 만났다”며 “그런데도 선생님의 집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문 앞에 태극기를 달아놓으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선생님은 참 푸근하셨다. 다시 한 번 뵙고 싶다”고 덧붙였다.
홍수현은 “손현주 선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계획 하에 만난 게 아닌데도 장자크 선생님이 갑작스런 요청에 흔쾌하게 맞아주셨다. 문 앞에 태극기가 달려있는데 외국에서 보는 태극기는 뭉클했다. 우리를 위해 다과를 차려주시는 모습에서 한국의 정이 느껴졌다. 우리 중에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는데도 이상하게 프랑스어로 말씀하시는 그 분의 감정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제작진은 첫 번째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유럽을 선택한 이유가 독립운동의 역사에 있어서 비교적 조명이 덜 되어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태성 강사는 “독립운동가의 역사에 있어서 우리는 미주 지역의 활동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은 유럽 지역에도 있었다. 이밖에도 전 지구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지켜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배우 한수연, 윤주빈과 정상규 작가 등 독립유공자 후손들도 참여했다. 윤주빈은 윤봉길 의사의 종손이다. 상하이에 남아있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만나고 왔다. 그는 “상하이에서 그분들을 뵙고 마음 속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도 잘 컸고, 우리 세대들이 해방된 대한민국 안에서 잘 살고 있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잘해나가겠다고 마음 속으로 말씀드렸다”고 했다.
한수연은 “외증조 할아버지(김순오 선생)가 의병 대장으로 활동하셨다. 덕분에 얼마나 더 많이 독립운동가들에게 감사를 하며 살아야 할까를 생각하며 살아왔다”며 “이번에 이육사 시인의 순국지를 방문했다. 나도 이육사 시인이라고 하면 시만 알았지 그 분의 삶에 대해서 잘 몰랐다. 순국지가 잘 보존돼 있을 줄 알았는데 당시의 모습이 어땠을지 연상이 될 정도로 처참해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선생님은 고문을 받고 돌아가셔서 안 계시는데, 유품도 방치되어 있고 관리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았다”며 ” 지하실인 고문방에서 돌아가실 거라고 현재 추측하고 있는 상황인데, 지하실로 통하는 곳에 손만 넣어봐도 한기가 올라왔다. 우리가 갔을 당시만 해도 춥지 않을 때였는데 말이다. 돌아가실 상황이 예상됐다. 그분의 시에는 희망이 느껴지지 않았나. 그래서 더 서러웠다”고 말했다.
제작발표회에는 변창립 MBC 부사장도 참석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에 대해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민사’를 정리하겠다고 말한 일이 점점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사연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일이 점점 커진 것”이라며 “13명의 샐럽들을 비롯해 제작진 등 참여자들의 헌신과 열정이 있어 가능한 기획이었다. 그렇지만 더 큰 원동력은 현지에서 만난 독립유공자 후손들에 대한 우리들의 미안함이었던 것 같다. (그 분들을) 너무 늦게 만났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의미있는 4부작이다. 올 한 해가 우리나라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100년사를 어떻게 되짚어 봐야 하는지 시청자들이 꼭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년만의 귀향, 집으로’는 내달 1일과 8일 오후 8시 55분 1부와 2부를 내보낸다. 3, 4부는 각각 내달 14일과 21일 오후 11시 55분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백년만의 귀향, 집으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허일후 아나운서와 배우 손현주, 홍수현, 한보름, 한수연, 윤주빈, 정상규 작가, 피겨 국가대표 최다빈 선수,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과 역사 강사 최태성 등이 참석했다.
‘백년만의 귀향, 집으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지만 끝내 해방된 조국에 돌아오지 못한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을 만나는 예능 다큐멘터리다. 나라 밖 곳곳에 흩어져 사는 후손을 직접 찾아가 타국에서의 삶과 선조들에 대한 기억을 들어본다. 이를 위해 제작진과 출연진은 35일 동안 3대륙 6개국 13개 도시를 돌아다녔다. 독립운동가 후손인 배우 한수연, 윤주빈과 정상규 작가를 포함해 13명의 샐럽들이 참여했다.
내달 1일 처음 방송되는 1부작 ‘100년 전 우리 이야기’에는 프랑스 파리로 간 손현주, 허일후, 최태성, 홍수현, 다니엘 린데만의 모습이 펼쳐진다. 제1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숨진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며 번 돈을 독립 운동가들에게 보낸 노동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독립운동가 홍재하의 막내 아들 장자크 홍을 만난다.
손현주는 “홍재하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의 후손을 만나러 갔다가 홍 선생님의 후손이 프랑스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수소문해 만났다”며 “그런데도 선생님의 집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문 앞에 태극기를 달아놓으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선생님은 참 푸근하셨다. 다시 한 번 뵙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첫 번째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유럽을 선택한 이유가 독립운동의 역사에 있어서 비교적 조명이 덜 되어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태성 강사는 “독립운동가의 역사에 있어서 우리는 미주 지역의 활동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은 유럽 지역에도 있었다. 이밖에도 전 지구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지켜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수연은 “외증조 할아버지(김순오 선생)가 의병 대장으로 활동하셨다. 덕분에 얼마나 더 많이 독립운동가들에게 감사를 하며 살아야 할까를 생각하며 살아왔다”며 “이번에 이육사 시인의 순국지를 방문했다. 나도 이육사 시인이라고 하면 시만 알았지 그 분의 삶에 대해서 잘 몰랐다. 순국지가 잘 보존돼 있을 줄 알았는데 당시의 모습이 어땠을지 연상이 될 정도로 처참해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선생님은 고문을 받고 돌아가셔서 안 계시는데, 유품도 방치되어 있고 관리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았다”며 ” 지하실인 고문방에서 돌아가실 거라고 현재 추측하고 있는 상황인데, 지하실로 통하는 곳에 손만 넣어봐도 한기가 올라왔다. 우리가 갔을 당시만 해도 춥지 않을 때였는데 말이다. 돌아가실 상황이 예상됐다. 그분의 시에는 희망이 느껴지지 않았나. 그래서 더 서러웠다”고 말했다.
제작발표회에는 변창립 MBC 부사장도 참석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에 대해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민사’를 정리하겠다고 말한 일이 점점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사연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일이 점점 커진 것”이라며 “13명의 샐럽들을 비롯해 제작진 등 참여자들의 헌신과 열정이 있어 가능한 기획이었다. 그렇지만 더 큰 원동력은 현지에서 만난 독립유공자 후손들에 대한 우리들의 미안함이었던 것 같다. (그 분들을) 너무 늦게 만났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의미있는 4부작이다. 올 한 해가 우리나라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100년사를 어떻게 되짚어 봐야 하는지 시청자들이 꼭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년만의 귀향, 집으로’는 내달 1일과 8일 오후 8시 55분 1부와 2부를 내보낸다. 3, 4부는 각각 내달 14일과 21일 오후 11시 55분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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