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라질 식재료 살리기 프로젝트’를 표어로 내건 SBS 예능 ‘폼나게 먹자’가 지난 7일 베일을 벗었다. 이경규, 김상중, 채림, 로꼬 등 네 명의 MC가 각 나이대 ‘입맛 대표’로 나섰다. 이날 방송에서 네 사람은 충남 예산으로 ‘삭힌 김치’를 찾아 떠났다.
본격적인 식재료 탐방에 나서기 전, 네 사람의 식습관부터 체크했다. 이경규는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반면, 김상중 ‘1일 1식’을 했다. 채림은 아이를 위해 시장에서 사온 싱싱한 해산물로 이유식을 만들었지만 자신은 샐러드로 간단하게 때웠다. 로꼬는 거의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다.
이후 네 사람은 한 레스토랑에 모였다. 식재료 전문가 김진영도 등장했다. 그는 멤버들을 위해 특별한 식재료인 ‘습식 한우’를 들고 왔다. 습식 한우는 한우를 30일 정도 숙성시킨 것인데, 일반 한우와 다른 독특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김진영은 “돈만 있으면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알수록 더 많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더 맛있게 폼나게 먹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걸 가지고 왔다”고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했다.
네 사람이 식재료를 찾아 떠난 곳은 충남 예산. 그곳에서 만난 음식은 ‘삭힌 김치’였다. 삭힌 김치는 고춧가루 없이 새우젓으로만 담근 후, 물을 빼기 위해 깨진 항아리에 보관하며 숙성시킨 음식이다. 삭힌 김치를 담근 명인은 삭힌 김치에 쌀뜨물을 넣고 끓인 찌개를 식탁에 내놓았다.
이 때 또 다시 김진영 전문가가 등장했다. 그는 “단 10가구만 삭힌 김치를 만드는데, 이마저도 (만드는 분들이) 다 고령이다. 결국 삭힌 김치는 없어질 것”이라며 “누군가가 계속 이름을 불러줘야 이어지지 않겠나”라고 또 한 번 프로그램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이경규는 삭힌 김치찌개를 먹고 “짠 것도 아닌데 짜다. 신 데도 시지 않다”며 기존 김치찌개와 다른 미묘한 맛에 숟가락질을 쉬지 않았다.
네 사람은 한식 전문 이원일 셰프의 식당에서 다시 모였다. 가수 아이유도 게스트로 함께 했다. 이원일 셰프는 삭힌 김치를 재료로 한 ‘두부 삭힌 김치’를 첫 요리로 내놓았다. 요리를 맛본 채림은 “삭힌 향이 더 강하게 난다”고 말했고, 김상중은 “깨나 참기름 등 양념을 더했지만 삭힌 김치 본연의 맛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감탄했다. 이어 메인 요리인 ‘삭힌 김치 두부조림’이 나왔다. 된장에 버무린 김치를 채소와 구운 두부를 함께 넣고 자작하게 끓여낸 요리였다. 이경규는 “누구나 좋아할 맛”이라며 연신 예찬했다. 김상중은 “익숙한 맛인데 생소한 맛”이라고 표현했다. 이경규 역시 그 말에 공감했다.
채림은 “얼마나 우리나라 식재료의 다양함을 모르고 살았는지, 너무 외국의 식문화에만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상중은 “우리가 기억하고 우리가 먹으면 우리의 식재료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폼나게 먹자’는 사라질 식재료를 찾고 되살린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예능이지만 오락에 치중하지 않고 ‘특별한 의미’를 담고자 했다. 그런 점에서 ‘다큐 같은 예능’이 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야 할까.
주로 예능에서 활동하는 이경규와, 배우이자 인기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인 김상중의 조합은 신선했다. 8년 만에 돌아온 채림의 국내 안방극장 복귀작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로꼬는 ‘대세 래퍼’로 젊은층까지 시청층을 늘릴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김상중이 간간히 ‘아재 개그’로 개그 코드를 선보였지만 첫 방송에서 예능다운 웃음을 찾기는 힘들었다. ‘젊은 입맛 대표’ 로꼬 역시 20~30대를 끌어들일 만한 활약이 없었다.
아쉬우면서도 안타까운 것은 식재료의 맛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MC들의 맛 표현이 다소 부족하기도 했지만, 직접 접해보지 않은 시청자로서는 ‘모르는 맛’에 공감하기가 쉽지 않았다.다. “먹방이 ‘맛’으로 먹는 게 아니라 ‘이미지’로 먹는 것 같다”는 김상중의 말처럼, MC들의 맛 전달이 그만큼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게스트인 아이유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다. 다양한 연령층에서 골고루 사랑 받는 아이유가 게스트로 첫 회에 등장한 것만 해도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등장이 너무 늦어 기다리던 시청자들을 지치게 했다. 시청자들에게 좀 더 친절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해줬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다음 회에서는 ‘팥으로 메주를 쑤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아이유가 게스트로 계속 함께한다. 사라져가는 희귀 식재료들을 재발견한다는 좋은 취지를 유쾌한 웃음과 맛깔난 표현을 통해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본격적인 식재료 탐방에 나서기 전, 네 사람의 식습관부터 체크했다. 이경규는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반면, 김상중 ‘1일 1식’을 했다. 채림은 아이를 위해 시장에서 사온 싱싱한 해산물로 이유식을 만들었지만 자신은 샐러드로 간단하게 때웠다. 로꼬는 거의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다.
이후 네 사람은 한 레스토랑에 모였다. 식재료 전문가 김진영도 등장했다. 그는 멤버들을 위해 특별한 식재료인 ‘습식 한우’를 들고 왔다. 습식 한우는 한우를 30일 정도 숙성시킨 것인데, 일반 한우와 다른 독특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김진영은 “돈만 있으면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알수록 더 많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더 맛있게 폼나게 먹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걸 가지고 왔다”고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때 또 다시 김진영 전문가가 등장했다. 그는 “단 10가구만 삭힌 김치를 만드는데, 이마저도 (만드는 분들이) 다 고령이다. 결국 삭힌 김치는 없어질 것”이라며 “누군가가 계속 이름을 불러줘야 이어지지 않겠나”라고 또 한 번 프로그램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이경규는 삭힌 김치찌개를 먹고 “짠 것도 아닌데 짜다. 신 데도 시지 않다”며 기존 김치찌개와 다른 미묘한 맛에 숟가락질을 쉬지 않았다.
네 사람은 한식 전문 이원일 셰프의 식당에서 다시 모였다. 가수 아이유도 게스트로 함께 했다. 이원일 셰프는 삭힌 김치를 재료로 한 ‘두부 삭힌 김치’를 첫 요리로 내놓았다. 요리를 맛본 채림은 “삭힌 향이 더 강하게 난다”고 말했고, 김상중은 “깨나 참기름 등 양념을 더했지만 삭힌 김치 본연의 맛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감탄했다. 이어 메인 요리인 ‘삭힌 김치 두부조림’이 나왔다. 된장에 버무린 김치를 채소와 구운 두부를 함께 넣고 자작하게 끓여낸 요리였다. 이경규는 “누구나 좋아할 맛”이라며 연신 예찬했다. 김상중은 “익숙한 맛인데 생소한 맛”이라고 표현했다. 이경규 역시 그 말에 공감했다.
채림은 “얼마나 우리나라 식재료의 다양함을 모르고 살았는지, 너무 외국의 식문화에만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상중은 “우리가 기억하고 우리가 먹으면 우리의 식재료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로 예능에서 활동하는 이경규와, 배우이자 인기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인 김상중의 조합은 신선했다. 8년 만에 돌아온 채림의 국내 안방극장 복귀작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로꼬는 ‘대세 래퍼’로 젊은층까지 시청층을 늘릴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김상중이 간간히 ‘아재 개그’로 개그 코드를 선보였지만 첫 방송에서 예능다운 웃음을 찾기는 힘들었다. ‘젊은 입맛 대표’ 로꼬 역시 20~30대를 끌어들일 만한 활약이 없었다.
아쉬우면서도 안타까운 것은 식재료의 맛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MC들의 맛 표현이 다소 부족하기도 했지만, 직접 접해보지 않은 시청자로서는 ‘모르는 맛’에 공감하기가 쉽지 않았다.다. “먹방이 ‘맛’으로 먹는 게 아니라 ‘이미지’로 먹는 것 같다”는 김상중의 말처럼, MC들의 맛 전달이 그만큼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게스트인 아이유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다. 다양한 연령층에서 골고루 사랑 받는 아이유가 게스트로 첫 회에 등장한 것만 해도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등장이 너무 늦어 기다리던 시청자들을 지치게 했다. 시청자들에게 좀 더 친절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해줬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다음 회에서는 ‘팥으로 메주를 쑤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아이유가 게스트로 계속 함께한다. 사라져가는 희귀 식재료들을 재발견한다는 좋은 취지를 유쾌한 웃음과 맛깔난 표현을 통해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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