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조형우 : 이번 음반에 가장 신경 쓴 건 어지간하면 직접 마무리하려고 한 점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걸 다 한 거예요. 윤종신 선배님도 “하고 싶은 걸 해, 과감하게”라고 하셨어요. 사실 그게 더 어려운 얘기거든요.(웃음) 머리 굴리면서 전략을 세워 ‘누가 좋아할까?’ 고민하지 말고, 오롯이 제 음반으로 해보겠다는 마음을 먹고 만들었죠.
10. 타이틀곡을 ‘후회’로 정한 이유는요?
조형우 : 타이틀곡으로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이별할 때는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나’라며 정말 미웠는데 찬찬히 돌아보니 사실 나를 가장 생각해준 사람은 그 사람이었구나, 그런 마음을 녹인 노래예요.
10. 이번 음반의 모든 곡을 작사·작곡했는데, 좋은 노래가 나오면 싱글 형태로 발표하고 싶었을 텐데 꾹 참았네요.
조형우 : 저는 제 가수 인생을 길게 보고 있어요. 연예인으로서 한방에 대박을 터뜨리는 것보다 오래오래 하자는 생각이니까요.
10. 첫 음반과 가장 달라진 점은 뭐예요?
조형우 : 우선 힘이 많이 빠졌어요. 4년 동안 음악 작업을 하면서 혼자 할 줄 아는 게 많아지고, 소속사에서 발언권도 생겼죠. 내 이야기를 녹이면서, 힘주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딱 들었을 때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죠. 음악을 듣고 ‘조형우’에 대해 궁금해지면 좋겠어요.
10. ‘내려놨다’는 말처럼 들리군요.
조형우 : 어느 정도 내려놓은 것도 있어요. 음악을 만들 때 괜히 다른 생각을 하면 곡을 쓰다가도 어지러워요. 사는 게 이런 거 아닐까요? 살면서 얻는 것도 있고, 내려놓기도 하고요.(웃음)
10. 한편으론 자신감처럼 보입니다.
조형우 : 좋아서 시작한 음악인데, 어느새 소속사가 생기고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부담이 커졌어요. 힘이 들어간 거죠. 지금은 아니에요. 같이 음악 하는 동료들이 생기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 고민하고 있구나’ 생각하면 든든해요. 지금의 ‘나’를 정리하고 넘어가야, 앞으로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번 음반에선 데뷔 때와는 다른 시도를 해보자는 마음이 컸어요. 앳된 모습을 떼는 계기도 필요했고요.
10. 가수가 되고 싶어서 MBC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2007)에 나간 건가요?
조형우 : 사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나갔어요. 군대를 다녀와서 스물다섯이었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많더군요. 흥미로 시작했는데 쉽지는 않았죠.(웃음)
10. 음악 전공이 아니어서 장점도 있죠?
조형우 : 주위에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요. 그들을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듣고 접해요. 살펴보니 일을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 존경심이 생기면서 자극도 받죠. 저도 덩달아 하고 싶은 걸 계획하고요. 오히려 장점인 것 같습니다.
10. 음악을 만들 때와 부를 때, 언제 가장 행복합니까?
조형우 : 공연을 앞두고 연습하기 위해 합주실에 가면, 시작부터 설레요. 공연장에서도 관객들과 교감하면서 희열을 느끼고요. 이번에도 작은 공연이라도 할 수 있으면 자주 하고 싶어요. 시동을 걸면 기회가 오겠죠.
10.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위대한 탄생’으로 삶이 확 바뀌었네요.
조형우 : 삶이라는 게 흐르는 대로 가는 것 같아요. 제가 가수가 된 계기를 봐도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이 크죠. 감사한 기회였죠.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을 거예요. 사실 거기 나가기 전에는 인생에서 큰 실패를 맛본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웃음)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타 하나 들고 간 거예요.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죠. 그때의 저는 대학로에서 혼자 기타 연주하면서 노래 부르고 그랬어요. 그런데 ‘위대한 탄생’에서는 대선배들인 심사위원 앞에서 주눅 들고.(웃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네가 하려는 걸 그대로 해. 다만 자기 자신은 잃지 말고”예요.
10. 음악하는 동료들과의 최근 화두는 뭔가요?
조형우 : 요즘 음악 시장에는 원칙도, 법칙도 없잖아요. 그럴수록 자신만의 음악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귀를 막고 음악을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저는 닫혀 있을 때, 안 좋은 음악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세상과 차단하고 닫힌 상태에서 음악 하는 걸 항상 경계하려고 하죠.
10. 후배 가수로서 윤종신의 행보는 자극이 되죠?
조형우 : 철저한 아티스트예요. 후배가 봤을 땐 가장 이상적인 뮤지션의 형태죠. 제가 바라는 건 엄청난 슈퍼스타가 되겠다는 것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좋은 남편, 아빠가 되는 거예요.(웃음) 윤종신 선배님이 롤모델이죠.
10. 곡의 영감은 어디서 얻습니까?
조형우 : 성공 여부보다 의미가 더 커요. 이번 음반도 가장 저 다운 곡을 엮었어요. 노래를 만들 때, 그때 느끼는 감정과 이야기를 씁니다. 당시 가장 좋은 느낌으로 말이죠.
10.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는요?
조형우 : 사랑이 끝나갈 때의 아쉬움을 풀어내고 싶어요. 제가 표현하는 곡의 정서는 계절로 말하면 ‘가을’인 것 같습니다. 가을, 겨울에 어울리는 곡이 많아요. 제 안에 쓸쓸함이 있나봐요. 가장 나다운 곡이라고 느끼는 건, 행복함 안에 멜랑꼴리한 분위기도 같이 있는 거예요.
10. 이번 음반으로 어떤 평가를 얻고 싶습니까?
조형우 :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였으면 좋겠어요. 찾아 듣는 기회가 됐으면 하고요. 이번 음반에 제 사진이 없는 것도 찾아보길 바라는 마음에서죠. 대단한 홍보 없이도 알고 보니 맛집인, 나만 알고 싶은 느낌으로 출발했어요. 그저 편안하게 들어주시면 만족할 것 같습니다.
10. 앞으로의 계획은요?
조형우 : 올해가 가기 전에 또 신곡을 내고 싶어요. 두 번째 음반까지 4년이 흘러서, 시간이 지나가는 게 무서워요.(웃음) 내년 이맘때가 되기 전에 또 다른 나만의 음반을 발표하는 게 목표입니다. 천천히 조금씩 대중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진짜 조형우를 보여드리겠습니다.(웃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4년이 걸렸다. 물론 그동안 다양한 형태로 음악을 만들고 발표했지만, 온전히 자신의 이름만 내건 미니음반은 2014년 데뷔를 알리는 첫 미니음반 ‘힘(HIM)’ 이후 4년 만이다. 지난달 28일 새 음반 ‘웨어(Where)’로 돌아온 매력적인 음색의 가수 조형우 이야기다. 시간이 흐르면서 20대에서 30대가 됐고, 음악을 하는 이유도 더 분명해졌다. 당장의 결실에 울고 웃기보다, 멀리 내다보고 지금의 이야기를 음표에 담아 ‘진짜 조형우’를 들려줄 작정이다.10. 이번 음반에는 어떤 분위기의 곡을 모았나요?
조형우 : 이번 음반에 가장 신경 쓴 건 어지간하면 직접 마무리하려고 한 점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걸 다 한 거예요. 윤종신 선배님도 “하고 싶은 걸 해, 과감하게”라고 하셨어요. 사실 그게 더 어려운 얘기거든요.(웃음) 머리 굴리면서 전략을 세워 ‘누가 좋아할까?’ 고민하지 말고, 오롯이 제 음반으로 해보겠다는 마음을 먹고 만들었죠.
10. 타이틀곡을 ‘후회’로 정한 이유는요?
조형우 : 타이틀곡으로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이별할 때는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나’라며 정말 미웠는데 찬찬히 돌아보니 사실 나를 가장 생각해준 사람은 그 사람이었구나, 그런 마음을 녹인 노래예요.
10. 이번 음반의 모든 곡을 작사·작곡했는데, 좋은 노래가 나오면 싱글 형태로 발표하고 싶었을 텐데 꾹 참았네요.
조형우 : 저는 제 가수 인생을 길게 보고 있어요. 연예인으로서 한방에 대박을 터뜨리는 것보다 오래오래 하자는 생각이니까요.
10. 첫 음반과 가장 달라진 점은 뭐예요?
조형우 : 우선 힘이 많이 빠졌어요. 4년 동안 음악 작업을 하면서 혼자 할 줄 아는 게 많아지고, 소속사에서 발언권도 생겼죠. 내 이야기를 녹이면서, 힘주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딱 들었을 때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죠. 음악을 듣고 ‘조형우’에 대해 궁금해지면 좋겠어요.
10. ‘내려놨다’는 말처럼 들리군요.
조형우 : 어느 정도 내려놓은 것도 있어요. 음악을 만들 때 괜히 다른 생각을 하면 곡을 쓰다가도 어지러워요. 사는 게 이런 거 아닐까요? 살면서 얻는 것도 있고, 내려놓기도 하고요.(웃음)
조형우 : 좋아서 시작한 음악인데, 어느새 소속사가 생기고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부담이 커졌어요. 힘이 들어간 거죠. 지금은 아니에요. 같이 음악 하는 동료들이 생기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 고민하고 있구나’ 생각하면 든든해요. 지금의 ‘나’를 정리하고 넘어가야, 앞으로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번 음반에선 데뷔 때와는 다른 시도를 해보자는 마음이 컸어요. 앳된 모습을 떼는 계기도 필요했고요.
10. 가수가 되고 싶어서 MBC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2007)에 나간 건가요?
조형우 : 사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나갔어요. 군대를 다녀와서 스물다섯이었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많더군요. 흥미로 시작했는데 쉽지는 않았죠.(웃음)
10. 음악 전공이 아니어서 장점도 있죠?
조형우 : 주위에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요. 그들을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듣고 접해요. 살펴보니 일을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 존경심이 생기면서 자극도 받죠. 저도 덩달아 하고 싶은 걸 계획하고요. 오히려 장점인 것 같습니다.
10. 음악을 만들 때와 부를 때, 언제 가장 행복합니까?
조형우 : 공연을 앞두고 연습하기 위해 합주실에 가면, 시작부터 설레요. 공연장에서도 관객들과 교감하면서 희열을 느끼고요. 이번에도 작은 공연이라도 할 수 있으면 자주 하고 싶어요. 시동을 걸면 기회가 오겠죠.
10.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위대한 탄생’으로 삶이 확 바뀌었네요.
조형우 : 삶이라는 게 흐르는 대로 가는 것 같아요. 제가 가수가 된 계기를 봐도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이 크죠. 감사한 기회였죠.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을 거예요. 사실 거기 나가기 전에는 인생에서 큰 실패를 맛본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웃음)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타 하나 들고 간 거예요.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죠. 그때의 저는 대학로에서 혼자 기타 연주하면서 노래 부르고 그랬어요. 그런데 ‘위대한 탄생’에서는 대선배들인 심사위원 앞에서 주눅 들고.(웃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네가 하려는 걸 그대로 해. 다만 자기 자신은 잃지 말고”예요.
10. 음악하는 동료들과의 최근 화두는 뭔가요?
조형우 : 요즘 음악 시장에는 원칙도, 법칙도 없잖아요. 그럴수록 자신만의 음악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귀를 막고 음악을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저는 닫혀 있을 때, 안 좋은 음악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세상과 차단하고 닫힌 상태에서 음악 하는 걸 항상 경계하려고 하죠.
조형우 : 철저한 아티스트예요. 후배가 봤을 땐 가장 이상적인 뮤지션의 형태죠. 제가 바라는 건 엄청난 슈퍼스타가 되겠다는 것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좋은 남편, 아빠가 되는 거예요.(웃음) 윤종신 선배님이 롤모델이죠.
10. 곡의 영감은 어디서 얻습니까?
조형우 : 성공 여부보다 의미가 더 커요. 이번 음반도 가장 저 다운 곡을 엮었어요. 노래를 만들 때, 그때 느끼는 감정과 이야기를 씁니다. 당시 가장 좋은 느낌으로 말이죠.
10.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는요?
조형우 : 사랑이 끝나갈 때의 아쉬움을 풀어내고 싶어요. 제가 표현하는 곡의 정서는 계절로 말하면 ‘가을’인 것 같습니다. 가을, 겨울에 어울리는 곡이 많아요. 제 안에 쓸쓸함이 있나봐요. 가장 나다운 곡이라고 느끼는 건, 행복함 안에 멜랑꼴리한 분위기도 같이 있는 거예요.
10. 이번 음반으로 어떤 평가를 얻고 싶습니까?
조형우 :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였으면 좋겠어요. 찾아 듣는 기회가 됐으면 하고요. 이번 음반에 제 사진이 없는 것도 찾아보길 바라는 마음에서죠. 대단한 홍보 없이도 알고 보니 맛집인, 나만 알고 싶은 느낌으로 출발했어요. 그저 편안하게 들어주시면 만족할 것 같습니다.
10. 앞으로의 계획은요?
조형우 : 올해가 가기 전에 또 신곡을 내고 싶어요. 두 번째 음반까지 4년이 흘러서, 시간이 지나가는 게 무서워요.(웃음) 내년 이맘때가 되기 전에 또 다른 나만의 음반을 발표하는 게 목표입니다. 천천히 조금씩 대중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진짜 조형우를 보여드리겠습니다.(웃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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