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레지스탕스영화제 개막작 ‘알제리 전투’/ 사진제공=레지스탕스영화제
레지스탕스영화제 개막작 ‘알제리 전투’/ 사진제공=레지스탕스영화제
영화 ‘알제리 전투'(The Battle Of Algiers, 1966)가 ‘2018 레지스탕스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레지스탕스영화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9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역사 영화제다. 오는 9월 6일 개막해 10일까지 종로 서울극장에서 개최된다. 총 14개국 18편의 상영작을 준비 중이다.

질로 폰테코르보 감독의 ‘알제리 전투’는 9년간 프랑스 식민통치에 대항한 알제리민족해방전선(FNL)의 무장 독립투쟁과 프랑스군의 정치적 폭력행위 등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재구성한 영화다. 오동진 집행위원장은 “종종 영화제가 영화를 찾아 내는 것이 아니라 영화가 영화제를 찾아 낸다. ‘알제리 전투’가 기존 영화제를 통해 간간히 소개돼 왔던 작품인 만큼 당초 프로그래머가 고른 개막작 후보에서는 제외돼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작품보다 강렬한 반제국주의 투쟁을 기록한 영화다. 올해 출범하는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의 취지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앞섰다”고 밝혔다.

‘알제리 전투’로 막을 여는 ‘레지스탕스 영화제’는 이 외에도 총 네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17편을 상영하고 특별 상영작 1편을 포함하여 총 18편의 반 제국주의 영화들을 선보인다. ‘저항의 세계사 I: 투쟁을 기억하라’, ‘저항의 세계사 II: 전쟁과 투쟁’에서는 각각 세계사가 기억해야 할 저항 운동들, 그리고 제국주의의 명분아래 치러진 전쟁과 희생자들을 기록하는 영화들이 포함된다.

‘저항의 기록: 다큐멘터리’ 섹션은 혁명과 저항의 과정을 전하고 회고하는 다큐멘터리들을 담는다. 이중 한국에서 처음 상영되는 오우라 노부유키 감독의 ‘야스쿠니, 지령, 천황’은 정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두 변호사의 인터뷰를 병치함으로써 야스쿠니가 21세기 일본 사회에서 여전히 가장 첨예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공간임을 보여준다.

마지막 섹션 ‘한국영화, 식민지 조선을 담다’에서는 1941년에 제작된 ‘반도의 봄’을 포함해 광복 직후에 만들어진 ‘자유만세’, 한국영화의 황금기가 시작된 해인 1961년작 ‘현해탄은 알고 있다’ 등 일제강점기의 조선을 배경으로 담은 작품들과 ‘유관순’을 다룬다.

특히 해방 전에 제작 된 ‘반도의 봄’은 일본 통치하에 영화를 만드는 조선인들에 관한 이야기로 일본의 문화통치가 정점에 이르렀던 시기를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그 외에도 김염에 대한 특별 세미나가 열린다. 김염은 1930년대 중국의 영화 황제로 불리던 한국 출신의 영화배우로 ‘도화읍혈기(1931)’, ‘야초한화(1932)’, ‘대로(1934)’, ‘장지릉운(1936)’ 등의 주옥 같은 작품을 남겼다. 특히 영화 ‘대로(1934)’는 김염의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항일 영화의 고전’으로 평가되며 김염을 ‘로맨스 주인공’에서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전사’의 이미지로 탈바꿈시켰다.

2018 레지스탕스영화제에서는 김염의 주요 작품인 ‘대로’와 관련해 역사관계자, 영화관계자와 함께하는 특별 세미나를 진행한다. 세미나에서는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나고 자란 배우 김염의 인생과 그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질 예정이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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