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2016년 10월 그룹 방탄소년단의 두 번째 정규음반 ‘윙스(Wings)’가 빌보드 메인음반차트인 ‘빌보드200’에서 한국 가수로는 최고인 26위를 기록했을 때였다. 이들이 미국을 공략한 방법에 대한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 뉴미디어 활용을 일등공신으로 꼽았다.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자체 제작 콘텐츠를 끊임없이 공급해 해외 팬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혔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아이돌 그룹 가운데 방탄소년단과 같은 기록을 세운 팀은 전무하다. 뉴미디어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하지만 누구나 방탄소년단처럼 되진 못한다.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이 ‘무엇을 통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느냐가 아니라 방탄소년단이 ‘무엇으로’ 인기를 얻었느냐를 논의해 봐야 한다. 결국 ‘음악’과 ‘메시지’다.

데뷔 음반 ‘투 쿨 포 스쿨(2 COOL 4 SKOOL)’에서부터 방탄소년단은 행복·사랑·방황·극복 등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깨달은 것들을 음악 안에 옮겨 놨다. 10대 시절 냈던 노래 ‘학교의 눈물’에서 교내 집단 따돌림 문제를 지적했던 이들은 20대 중반으로 자라나면서 ‘탕진잼’(소소한 사치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행위)에 빠진 청년들의 모습을 노래 ‘고민보다 고’에 담았다. 방탄소년단의 시선은 언제나 같은 세대를 향했다. 이들의 음악이 시대성을 획득하고 듣는 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다.

그룹 방탄소년단 ‘번 더 스테이지’ 마지막회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 ‘번 더 스테이지’ 마지막회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인간’ 방탄소년단은 ‘뮤지션’ 방탄소년단을 완성하는 중요한 존재다. 방탄소년단은 실제 자신과 음악 속 화자를 일체화시키며 설득력을 더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연작 음반, 쇼트 필름, 시리즈 영상 등의 콘텐츠을 활용해 자신의 음악을 종합예술로 진화시킨다. 방탄소년단과 청자의 교감은 다양한 방식으로 더욱 깊게 이뤄진다.

건강하고 올바른 메시지는 또한 세계시장에서 방탄소년단을 돋보이게 만든 요소이기도 하다. 트렌디한 팝 장르의 음악과 매력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도 젊은 세대에게 건전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보이그룹은 미국 음악시장에 많지 않다. 해외 팬들은 방탄소년단과 소통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이들의 노래 가사에서 위로를 얻는다고 입을 모은다.

방탄소년단은 정상에 선 지금도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다. 유튜브 레드를 통해 공개되는 방탄소년단의 리얼리티 ‘번 더 스테이지(Burn the stage)’ 마지막 회에서 RM은 “늘 신선할 수는 없잖아요. 우리도 벌써 5년 차고”라고 털어놓는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시 두 발에 힘을 준다. “어떤 방식으로든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중략) 최대한 그 신선함을 잃지 않으면서 그래도 잘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슈가는 지금의 인기가 계속되지 않을 것임을 안다. 하지만 그는 자신들과 함께 청춘을 보낸 팬들이 남아있다면, 그들과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민은 “이유가 있는 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전 세계적인 관심 속에서 컴백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인기가 신기루가 아님을 증명하려고 분투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방탄소년단은 끊임없이 성장한다. 방탄소년단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완성해내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