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올봄에도 새 음악 예능 프로그램들이 쏟아진다. 그중에서도 이전과는 결이 다르고 반전을 지닌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복사 및 붙여넣기를 한 듯 뻔한 음악 예능에 질리기 시작했을 때 눈여겨볼 만한 프로그램들이다.

Mnet ‘덕후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포스터. / 사진제공=Mnet
Mnet ‘덕후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포스터. / 사진제공=Mnet
Mnet에서는 ‘덕후’의, 덕후에 의한, 덕후를 위한 음악 예능을 선보인다. ‘성덕 PD’라 불리는 조우리 PD가 ‘성덕(성공한 덕후)’의 기질을 살려 준비한 ‘덕후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이하 ‘덕후의 상상’)다.

‘덕후의 상상’은 국내 유수의 뮤지션이 자신을 덕후의 길로 이끌었던 해외 아티스트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는다. 첫 번째 뮤지션은 밴드 장기하와얼굴들의 장기하와 절친 싱어송라이터 카더가든이다. 장기하는 ‘록덕후’였던 초심을 일깨워 카더가든과 미국으로 자신의 음악 영웅을 찾아간다.

‘덕후의 상상’이 기대되는 이유는 조 PD 또한 초등학생 때부터 밴드 플라시보를 좋아한 록덕후였기 때문이다. 음악을 좋아해 PD의 길을 걷게 된 그는 1인칭 시점 카메라를 달고 팬의 입장에서 인터뷰하는 ‘덕PD의 성덕투어’를 통해 트래비스, 레드핫칠리페퍼스, 트로이 시반, 김창완 밴드 등을 만났다. 조 PD는 “‘성덕’이 되는 순간은 우리들의 무료한 인생에서 기적을 만나는 몇 안 되는 시간”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좋아서 하는 덕질에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랑하는 것을 위해 기꺼이 노력한다는 점에서 덕질은 가장 능동적인 행복 추구”라며 “‘덕후의 상상’은 ‘적극적인 덕질이 우리 삶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아주 사적인 믿음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Mnet ‘덕후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카더가든과 처음으로 ‘성덕’의 길을 걷게 된 장기하(위). ‘덕후의 상상’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Mnet ‘덕후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카더가든과 처음으로 ‘성덕’의 길을 걷게 된 장기하(위). ‘덕후의 상상’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덕잘알(덕후의 마음을 잘 아는 인물)’이라는 신조어처럼 조 PD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발 물러나 출연진이 마음껏 덕질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또 대부분의 방송이 어느 정도 이야기와 결말을 정해놓고 촬영을 시작하는 것과 달리 ‘덕후의 상상’은 열린 결말로 떠났다. 해외 아티스트의 특성상 사전 섭외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제작진의 긴장과 걱정은 두 배가 됐다. 동시에 재미와 스릴도 그만큼 커졌다는 전언이다.

조 PD는 “장기하 등 출연진의 덕심이 타오르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자발적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평범한 덕후가 돼 스스로 드라마를 만들었다”며 “‘과연 우리의 덕후는 성덕이 될 수 있을까?’라는 확실한 목표가 다른 예능과 차별화된 점”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덕후의 상상’ 공식 SNS 계정에 올라온 예고 영상에서는 장기하와 카더가든이 너무 들뜬 나머지 화면 밖으로 사라지는 모습이 나와 웃음을 주기도 한다.

조 PD에 따르면 ‘덕후의 상상’에는 덕심과 덕력이 있다면 아이돌, 싱어송라이터 등 구분 짓지 않고 누구나 출연할 수 있다. 조 PD는 “이미 핫한 아티스트 및 프로듀서와도 촬영을 마친 상태”라며 “시즌제로 갈 수 있다면 다양한 분야의 덕후를 모시고 싶다”고 밝혔다.

음악과 예능을 좋아하는 ‘덕후’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덕후의 상상’은 오는 17일 오후 9시 Mnet에서 처음 공개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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