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그룹 솔리드 김조한(왼쪽부터), 정재윤, 이준/사진제공=솔리드
그룹 솔리드 김조한(왼쪽부터), 정재윤, 이준/사진제공=솔리드
그룹 솔리드 이준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8번 당구공 지팡이’를 21년 만에 다시 들었다. 솔리드 재결합을 위해 새롭게 제작한 지팡이다. 이준은 “나이가 들어서 지팡이가 필요하다”며 웃었다. 미국에서 사업가로 지내던 그는 다시 무대로 돌아온 날 “반갑다. 너무 떨리지만 흥분된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솔리드의 새 음반 <인투 더 라잇(Into the Light)> 쇼케이스가 열렸다.

1993년 데뷔한 솔리드는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알엔비(R&B) 장르의 음악을 추구하며 <이 밤의 끝을 잡고> <나만의 친구> <천생연분> 등 숱한 히트곡을 남겼다. <이 밤의 끝을 잡고>가 수록된 정규 2집은 1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1997년 네 번째 정규음반 활동을 마치고 솔리드는 활동을 돌연 중단했다.

김조한은 “그 땐 ‘잠시 쉬자’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활동하는 4년 동안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던 데다 미국에서 온 이준이 대학을 졸업해야 하는 상태이기도 했다. 김조한은 “해체라는 표현은 우리에게 안 어울리는 것 같다”며 “조금 쉰다고 생각했는데 21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솔리드 합주 장면 / 사진제공=솔리드
솔리드 합주 장면 / 사진제공=솔리드
떨어져 있는 동안 멤버들은 각자의 삶에 충실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이준은 사업가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살았다. 김조한은 솔로 가수로, 정재윤은 프로듀서로 이름을 날렸다. 이들이 재결합을 결심한 것은 1년 반 전 지인의 결혼식에서다. 축가로 <천생연분>을 불렀던 솔리드는 그 때부터 재결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음반이 오는 22일 0시 공개되는 <인투 더 라잇>이다.

지난 음반과 마찬가지로 <인투 더 라잇> 또한 솔리드가 작곡·편곡·프로듀싱 등 음반 제작 전 작업을 직접 맡았다. 음반에는 더블 타이틀곡 <인투 더 라잇>과 <내일의 기억 메멘토(Memento)>를 포함해 총 9개 트랙이 실린다. 이 가운데는 <천생연분>을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한 리믹스 음원도 있다. 이날 솔리드가 즉석에서 리믹스 버전의 <천생연분>을 부르자 취재진들은 분주히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무대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였다.

그룹 솔리드/사진제공=솔리드
그룹 솔리드/사진제공=솔리드
프로듀싱을 맡은 정재윤은 이번 음반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그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삶을 향해 달리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재윤이 향하는 곳은 ‘희망’일뿐만 아니라 ‘무대’이기도 하다. 그는 “그동안 무대로 돌아오고 싶었다. 그런 아련한 마음도 담겨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솔리드는 ‘팬들에게 음악으로 먼저 인사하자’고 생각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아니라 음반 발매를 앞세운 이유다. 오는 5월 19일과 20일에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공연도 연다. 이준은 “지금은 (다른 활동보다) 공연만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는 기다리게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번 음반 이후 활동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이준이 미국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있어 일정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조한은 “지금은 팀을 다시 만드는 단계”라며 “(일정을) 맞춰서 좋은 곡들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