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레드북’에 출연하는 배우 이상이(왼쪽부터), 아이비, 유리아, 박은석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뮤지컬 ‘레드북’에 출연하는 배우 이상이(왼쪽부터), 아이비, 유리아, 박은석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지난해 1월 시범 공연 때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애써서 만들었습니다.”

뮤지컬 ‘레드북'(연출 오경택)의 한정석 작가가 8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M시어터에서 열린 ‘레드북’의 프레스콜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작가는 “우선 공연 시간을 10분 이상 줄였다. 아울러 여성의 인권과 사회 제약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했고, 간과한 점들은 없는지 거듭 확인했다. 책임감 있게 다루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시대로 불리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레드북’은 ‘슬플 때마다 야한 상상을 한다’는 엉뚱하지만 당당한 안나와 고지식한 변호사 청년 브라운의 사랑 이야기다. ‘레드북’이란 잡지를 출간 뒤 일어나는 파장, 그로 인한 시대의 통념, 편견에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엮은 터라 마냥 가벼운 소재는 아니다.

한정석 작가는 “작품을 쓸 때는 여성 인권에 대한 문제가 사회 현상으로 떠오르지 않았다. 남성인 내가 여성 작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부당한 것들이 눈에 띄었다”며 “깊게 공부를 하면서 신기하게 사회 현상으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점들의 개념이 성립됐다”고 밝혔다.

오경택 연출가는 “지난해 공연과 크게 다른 점은 없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러닝 타임이었는데, 10분을 줄였다”며 “무대와 조명, 의상, 음향, 분장 등도 보완했다. 더불어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해 저마다 다른 색깔과 재미를 드러낸다. 관객들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소개했다.

뮤지컬 ‘레드북’에서 안나 역을 맡은 아이비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뮤지컬 ‘레드북’에서 안나 역을 맡은 아이비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초연 때 호흡을 맞춘 유리아, 박은석, 지현준 등과 아이비, 이상이, 홍우진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박은석은 “캐릭터의 변화는 없다. 워낙 탄탄한 대본과 좋은 음악을 갖춘 작품이다. 그 안에서 재미있게 놀고, 이번엔 즐기면서 하려고 노력한다”며 웃었다. 유리아는 “새롭게 들어온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다양한 시각을 갖게 됐다. 작품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최근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마치고 연달아 여성 중심의 작품을 선택한 아이비는 “부끄럽지만 여성의 인권, 차별 대우 등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관심을 갖고, 글도 읽어봤다. 이 작품을 하면서 몰랐던 걸 알게 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레드북’이 여성의 차별만 다루는 건 아니다. 성별을 떠나, 편견과 차별 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며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보고 용기와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지현준, 김국희, 윤정열, 허순미, 이다정, 홍우진, 원종환, 안창용, 정다희, 김승용 등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3월 30일까지 세종M시어터.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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