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낯선데 자꾸만 눈길이 간다. 묘한 매력으로 사람을 끌어당긴다. [TEN흥신소]는 떡잎부터 다른 신인들을 소개하는 코너다. 이른바 “인을 개합니다.” [편집자주]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변수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최리 / 사진=텐아시아DB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변수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최리 / 사진=텐아시아DB
세입자의 전세금을 올리려고 궁리하는 집주인의 딸 변수정. 세입자 집에서 살다시피 하며 그 집 둘째 아들과 게임을 한다. “연예인이 되면”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외모와 몸매 자랑에 여념이 없다. 현실에 있다면 꽤 얄미운 캐릭터다.

하지만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최리는 이를 사랑스럽게 그려낸다. 영화는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동생 진태(박정민)가 난생 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원로배우 윤여정과 믿고 보는 이병헌·박정민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이들의 하드캐리 열연으로 웃음과 감동을 빚어낸다.

쟁쟁한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최리는 신인다운 신선함으로 제 몫을 단단히 챙긴다. 선배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몇몇 장면에선 주도적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끌어내기도 한다. 특히 관심도 없어하는 진태(박정민)에게 몸매 자랑을 하거나 그가 가율(한지민)을 좋아하는 걸 알곤 홀로 질투하고 화를 내며 원맨쇼를 하는 모습 등이 그렇다.

수정은 사춘기를 겪으면서도 “엄마가 마담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자신만의 세상에 사는 진태에게도 먼저 다가간다. 캐릭터가 끌고 가는 이야기가 많진 않지만 최리는 단 한 마디, 한 번의 표정으로도 수정의 성향과 심리를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그것만이 내 세상’ 최리 스틸컷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그것만이 내 세상’ 최리 스틸컷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최리는 2016년 데뷔작인 영화 ‘귀향’에서 소녀 무당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로 주목을 받았다. 제53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뉴라이징상도 수상했다. 이후에는 드라마 ‘도깨비’ ‘마녀의 법정’ 등 화제작에 잇따라 출연했다. 비중이 작을지라도 등장 신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호평을 받았다.

올해는 최리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순이’도 개봉할 예정이다. 한 형사가 작은 산골마을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들을 쫓던 중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소녀 순이를 만나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다. 최리는 순이의 언니 신주 역을 맡았다. “촬영장에서 신발을 신은 적이 없다”고 귀띔한 터여서 그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두르지 않지만 매번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는 최리. 차근차근 단단하게 필모그라피를 채우고 있는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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