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레알 남자’가 되어 돌아온 10대 밴드 더이스트라이트/사진=이승현 기자lsh87@
‘레알 남자’가 되어 돌아온 10대 밴드 더이스트라이트/사진=이승현 기자lsh87@
“소년에서 남자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니에요.”

풋풋한 교복 대신 검정색 정장을 입고 돌아온 10대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18일 발표한 디스코 장르의 ‘레알 남자(Real Man)’를 통해 확 달라진 스타일링으로 주목 받은 여섯 명의 소년은 “스타일의 변화에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음악에 어울리는 옷을 입었을 뿐 우리는 아직 어리다. 그때그때 우리의 나이에 맞는, 우리가 낼 수 있는 색깔을 보여드릴 거다. ‘레알 남자’는 그 과정 중 하나일 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10. ‘레알 남자’를 통해 디스코 장르에 도전했는데.
정사강: 디스코 장르가 가진 복고풍의 느낌과 요즘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녹여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곡이 나왔다. 자신있다.
김준욱: 데뷔 전부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우리 팀의 꿈이었다. 그 꿈을 위해 데뷔곡 ‘Holla’부터 ‘You’re My Love’ ‘I Got You’까지 내놓는 곡마다 서로 다른 장르를 선보였다. 이번에는 앨범을 준비한 6개월 동안 멤버 모두 디스코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연습했다.

10. 어떻게 공부하고 이를 통해 무엇을 배웠나?
이은성: 이전에는 디스코 창법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디스코를 들을 기회가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창환 PD님이 비지스(Bee Gees)라는 디스코 밴드를 알려 주셨다. 비지스의 노래를 듣고 연구한 덕분에 좀 더 리드미컬한 창법을 사용하게 됐다.
이우진: 우리가 어려서 PD님이 옛날에 활동했던 디스코 가수들의 음악을 많이 들려줬다. 특히 내가 도움을 받은 곡은 비지스의 ‘Stayin’ Alive’였다.
이승현: 내가 좋아하는 프랑스의 DJ 듀오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Got Lucky’가 디스코 곡이다. 이 곡에 베이스 세션을 맡은 베이시스트 나단 이스트(Nathan East)가 내 롤 모델이라 그의 연주를 들으며 연습했다. 그래서인지 이전에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를 했을 때보다 쉽고 재밌었다.

10. ‘레알 남자’라는 제목은 어떻게 지었나?
김준욱: 원래 ‘Real Man’이라는 영어로 할까 고민했다. 그런데 우리가 적극적으로 ‘레알 남자’를 밀었다.(웃음) 일단 입에 잘 붙고 느낌이 강렬하다. 화제를 모을 수 있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노래가 정말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독특한 제목을 짓게 됐다.

10. 특히 이우진의 랩이 인상적인데.
이우진: 누나한테 나를 어필하는 내용이라 목소리를 최대한 남자답게 내려고 노력했다. 진심으로 누나를 나한테 넘어오게 할 것이라는 마음으로!
김준욱: 랩이 이 곡의 킬링 파트인데 녹음 당시 우진이가 너무 잘 소화해서 그날 회식을 했다. 우진이 덕분에 회를 먹을 수 있었다.
이우진: 누나들을 3만 명쯤 유혹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불렀다.(일동 웃음)

10. 스타일링이 확 달라졌다. 멤버 중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을 꼽자면?
이석철: 우리 멤버들 다 잘생겼기 때문에 잘 어울린다.(웃음) 특히 은성이는 영화 ‘킹스맨’의 주인공 같다.
이은성: 석철이가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날, 회사에 다시 들어갔다가 김창환 PD님을 만났는데 PD님이 석철이를 보더니 “완전 남자네”라고 하셨다.
정사강: 양복도 멤버들마다의 선을 살리기 위해 한 명씩 주문 제작한 거다. 스타일리스트 선생님들 덕분에 멋진 옷을 입게 됐다.

더 이스트라이트는 “스타일의 변화에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사진=이승현 기자lsh87@
더 이스트라이트는 “스타일의 변화에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사진=이승현 기자lsh87@
10. 풋풋한 소년에서 정반대의 이미지로 변신한 데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석철: 스타일의 변화에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음악이 달라졌기 때문에 스타일링도 달라진 거다. 우리는 아직 어리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때그때 우리만이 낼 수 있는 색깔을 보여드릴 거다. 이번 콘셉트는 그 과정 중의 하나다.
김준욱: 소년에서 남자가 되고 싶어서 정장을 입은 게 아니다.(웃음) 디스코에 어울리는 옷을 찾다 보니 정장을 입게 됐고 그래서 성숙해 보이는 것뿐이다.

10. 자신들이 생각하는 ‘레알 남자’의 모습은?
김준욱: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우리가 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다. 연예인, 스타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음악이 좋아서 하다 보니 기획사에 들어오게 됐고 데뷔도 했다. 음악을 하는 것 자체가 행복해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과 열정이 커진다. 우리 모두 더 높은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차근차근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게 ‘레알 남자’의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웃음)

10. 컴백과 동시에 첫 번째 단독 콘서트 ‘Don’t Stop’을 개최한 소감은?
정사강: 처음 여는 콘서트라 연습하면서 혼란스럽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다. 주위의 형, 누나들에게 물어가며 연습을 많이 했다.
이우진: 지난해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합동 콘서트에 서본 경험이 있긴 하지만 밴드 콘서트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 모든 것이 새로웠다.
이승현: 콘서트에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것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다행히 우리 팀이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군단처럼 최고의 선수들만 모여서 멤버들이 각자 다 잘해줬다.(웃음)

10. 콘서트 제목인 ‘Don’t Stop’은 이번 앨범 수록곡 중 하나의 제목이기도 한데.
김준욱: 수록곡 ‘Don’t Stop’은 우리가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음악의 완성판이다. 데뷔곡 ‘Holla’의 두 번째 버전 같은 느낌이다. ‘Holla’는 ‘나는 아직 어려서 무엇을 잘하고 원하는지 모른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굴레에서 벗어나 내가 하고픈 꿈을 찾겠다’는 메시지를 갖고 있는 곡이다. 우리는 데뷔를 통해 꿈을 찾았다. 그런데 막상 꿈을 이루고 나니 슬럼프도 오고 쉽지만은 않았다. 이대로 가도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가 올까? 이런 생각에서 시작된 곡이다. 보컬 멤버들이 각자 파트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녹여냈다. 장르도 대중성이나 유행을 신경 쓰지 않았다. 강력한 타이틀곡 후보였다.
정사강: 그만큼 우리 스스로 완성도에 만족하는 곡이다.

10. 멤버 각자 2018년에 이루고 싶은 것은?
정사강: 볼빨간 사춘기의 안지영 선배와 듀엣을 부르고 싶다. 내 인생에 있어 정말 찬란한 빛과 같은 순간이 될 거다.(일동 웃음) ‘레알 남자’가 마블 영화의 OST로 쓰였으면 좋겠다.
이은성: 그렇다면 나는 아이유 선배와의 듀엣.(웃음) 한 가지 더 말한다면 더 이스트라이트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음원차트 역주행도 해보고 싶다.
이승현: 씨엔블루 선배들과 우리 팀이 밴드 협업을 해봐도 재밌을 것 같다. 또 앞으로 밴드 하면 더 이스트라이트가 떠올랐으면 좋겠다.
이우진: 나는 선미 선배랑 듀엣을 해보고 싶다. 이번에 같은 날 컴백했는데 활동을 하다가 마주치면 사진 한 장만 함께 찍어달라고 부탁할 거다.(일동 웃음) 그리고 올해는 우리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잘나가는 ‘대세’ 밴드가 되는 것이 내 소원이다.
이석철: 올해는 19살이 된 만큼 팀의 맏형이고 리더로서 사랑하는 동생들에게 맏형 노릇을 잘하고 싶다. 밴드 활동도, 나만의 디제잉 공부도 열심히 하며 할 수 있는 분야의 폭을 넓히는 게 목표다.
김준욱: 우리가 원하는 음악이 있다. 그걸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그게 참 쉽지 않다. 유행이란 게 있으니까. 데뷔곡 ‘Holla’도 정말 열심히 만든 노래인데 우리 노래 중 인지도가 가장 낮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 할 수 있으려면 인기와 인지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우리를 프로젝트 그룹이나 아이돌 밴드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우리가 어떤 포부를 갖고 음악을 하는 친구들인지, 그것을 꼭 알려드리고 싶다. 그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노래가 대박이 나야 한다. ‘레알 남자’의 붐이 일어나기를 바란다.(웃음)

2018년 ‘레알 남자’의 붐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더이스트라이트/사진=이승현 기자lsh87@
2018년 ‘레알 남자’의 붐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더이스트라이트/사진=이승현 기자lsh87@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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