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홀로서기 이후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가수 뮤지. / 사진제공=뮤지사운드
홀로서기 이후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가수 뮤지. / 사진제공=뮤지사운드
“데뷔하고 나서 요즘이 제일 행복해요. 그동안 음반 제작사도 차려봤고 그게 잘 안돼서 일반 기업에 들어가 일도 해봤고요. 그러다 소속사에 들어가 가수로 활동했고, 이제는 그 소속사를 나와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어요. 이 모든 게 내게 필요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 동안 함께 작업해온 동료들과 운명 같은 처음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이하 미스틱)를 떠나 홀로서기에 나선 뮤지가 지난 20일 디지털 싱글 ‘퓨처 트랙(Future Track)’을 발표했다. 한해와 황승언이 피처링한 ‘걔 소리야’와 지바노프가 피처링한 ‘힘들 땐 좀 기대’로 구성된 이번 싱글은 추후 공개될 정규 앨범의 예고편이라는 설명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미니 앨범도 한 번 더 내놓을 예정이다. 뮤지는 “정규 앨범에 수록될 한 곡 한 곡이 모두 좋아 조금씩 아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뮤지는 음악 작업 전반은 물론 뮤직비디오 스타일링, 감독 및 출연진 섭외, 마케팅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해내고 있다. “데뷔 후 요즘이 제일 행복하다”며 웃을 수 있는 이유다.

10. ‘퓨처 트랙’은 미스틱에서 독립 후 처음 내놓은 앨범이다.
뮤지: 1년 전부터 좋은 동료 뮤지션들을 여럿 만나게 됐다. 함께 작업하면서 큰 스트레스 없이 앨범을 만들었다. 원래는 정규 앨범 형태로 낼 계획이었다. 앨범을 작업하면서 라이머 형에게 상담을 했다. 형이 한꺼번에 모든 트랙을 발표하는 건 아까운 것 같다고 했다. 요즘 음반 시장이 그렇지 않은가. 곡을 발표하면 그에 대한 결과가 2~3일 안에 나와 버린다. 그러니 좋은 곡들을 여러 차례 나눠서 선보이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해줬다. 나 역시 그렇게 하는 편이 앨범에 도움을 준 이들을 모두 알리기에도 맞다고 생각해 우선 싱글을 발표하게 됐다.

10. 앨범에 도움을 준 이들은?
뮤지: 지금까지 작업해놓은 열 곡 중 두세 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피처링 아티스트가 따로 있다. 앨범에는 열다섯 곡 정도를 싣는 게 목표다.

10. 피처링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
뮤지: 내가 팬인 아티스트, 그리고 곡에 어울리는 아티스트다. 아티스트에게 부탁할 때 작업한 곡을 몇 곡 들려주고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고 한 뒤 함께 작업했다.

10. 작업한 곡들 중 ‘걔 소리야’와 ‘힘들 땐 좀 기대’를 먼저 공개한 이유는?
뮤지: ‘걔 소리야’는 한해의 가사 해석이 참신하고 트렌디한 곡이라 빨리 들려드리고 싶었다. 이 곡은 한해가 직접 주제를 정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써줬다. 반면 ‘힘들 땐 좀 기대’는 슬로우 템포의 곡이다. ‘걔 소리야’와는 상반된 분위기인데 새로 발표할 정규 앨범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싶었다.

10. Mne ‘쇼미더머니6’로 요즘 ‘핫’한 한해와 작업했으니 음원 성적에 대한 기대도 있었을 텐데.
뮤지: 피처링 아티스트들에게 제일 먼저 이야기하는 게 있다. 음악은 내 취미 생활이라는 것이다. 돈으로 바꾸려고 음악을 하는 게 아니다. 소속사를 나왔기 때문에 마케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여력도 없고. 그냥 즐겁게 음악을 하고 싶었다. 한해에게도 이 이야기를 했다. ‘걔 소리야’ 역시 어떻게 보면 그 친구의 결과물 중 하나로 남는 것이 아닌가. 특히 요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동생이라 술 한 잔 하며 내 이야기를 털어 놓으니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어내자’는 것에 동의해줬다. 지금 당장은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언젠가 사람들이 뮤지와 한해를 검색했을 때 좋은 곡들이 많이 나온다면, 그때 재조명받을 수 있을 거다.

10. 그렇다면 수익은 어디서 얻나?
뮤지: 음악 빼고 돈 되는 건 다 한다.(일동 웃음) 내가 ‘직업’으로 생각하는 게 방송이다. 혹은 광고 음악이나 다른 가수들의 음악을 프로듀싱하는 것에서도 수익을 얻는다. ‘내 음악’만 빼놓고는 모든 게 수익거리다.(웃음)

뮤지션부터 디자이너까지 뮤직비디오 카메오를 직접 다양하게 섭외한다는 뮤지. / 사진제공=뮤지사운드
뮤지션부터 디자이너까지 뮤직비디오 카메오를 직접 다양하게 섭외한다는 뮤지. / 사진제공=뮤지사운드
10. 김조한, 지소울, 보이비, 진보, 수민 등의 뮤지션부터 디자이너 노보까지…뮤직비디오 카메오 라인업도 화제를 모았다.
뮤지: 직접 초대했다. 앞으로 선보일 음악들에 참여한 분들이기도 하다. 평소 교류를 많이 하는 친구들이자 내 기준으로는 현재 가장 핫한 아티스트들이다. 진보, 수민 씨는 곡을 만들고 서로 모니터해주고 조언해주는 파트너다. 노보는 최근 유명 스포츠 브랜드 디자이너가 됐다. 다음 달이면 그가 디자인한 신발이 전 세계에 발매될 정도로 재능 있는 친구다. 다양한 분야에서 핫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싶었다. 모두 내 초대에 응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10. 앞으로 또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는?
뮤지: 사실 이번에 배우 황정민 형을 모시고 싶었다.(웃음) 그런데 이미 너무 ‘국민 배우’라 뮤직비디오 취지와 맞지 않는 것 같아 고사했다.(일동 웃음) 만약 섭외 요청을 보냈다면 이뤄졌을 가능성은… 한 30%?

10. 브랜뉴뮤직의 라이머 외에 음악을 하면서 도움을 받았던 이가 있다면?
뮤지: 요즘은 20대 초중반 동생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이다. 이제 형들은 그만 만나려고 한다.(웃음) 나도 이제 나이가 어느 정도 들었기 때문에 무엇을 할 때 ‘비즈니스’를 벗어나기가 힘들다. 그런데 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온전히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10. 동생들에게는 ‘좋은 연장자’인가?(웃음)
뮤지: 내가 어렸을 때 주변에 좋은 형들이 많이 없었다. 그게 너무 한이 돼서 나보다 어린 친구들을 만나면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도 대개 21~24살 친구들과 함께 했다. 나를 통해서 이 친구들끼리 또 교류하면 더 좋고. 한때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음악을 엄청 들었다. 어떤 음악이 너무 좋아서 창작자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 연락을 취하면 상대가 중고등학생인 경우도 많았다. 동생들에게서 영감을 받거나 도움을 얻을 때가 많았다.

10. 소속사 없이 홀로서기를 하며 두려웠던 것 혹은 기대했던 것은?
뮤지: 걱정되는 부분은 없었다. 기대한 것은 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웃음) 소속 연예인으로서는 회사의 시스템에 어느 정도 맞춰줘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홀로서기를 함과 동시에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10. 전(前) 소속사 미스틱의 윤종신 PD와는 연락을 주고받나?
뮤지: 그렇다. 소속사를 나온 뒤 MBC ‘라디오스타’에도 출연했다. 형님이 내가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 걸 알고 ‘네가 하고 싶었던 음악 다 보여줬으면 좋겠다’면서 응원해줬다. 형님을 비롯해 미스틱 직원들과 사이가 좋았고, 지금도 좋다. 모두들 응원해주고 있다.

10. ‘하고 싶은 음악’이 무엇이었나.
뮤지: 온전히 내 머릿속에서 나오는 음악. 회사에 소속돼 있으면 나란 사람에 대해 다함께 상의하고 나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간다. 그런 과정 없이 오로지 내가 생각하는 음악, 내 스스로가 하고 싶은 것을 다 보여주고 싶다.

10. 홀로서기 후 장점만 느끼고 있나?(웃음)
뮤지: 일단 내가 어떤 회사에 속했다면 지금처럼 많은 피처링 아티스트들을 모으지 못했을 거다. 회사끼리의 관계가 또 있는 거니까. 물론 단점도 있다. 몸이 좀 피로하다.(웃음) 앨범을 준비하며 음반사 관계자도 직접 만났고 마케팅도 담당자와 직접 상의해 계획했다. 뮤직비디오 촬영도 스타일링부터 감독님 섭외, 스케줄 정리까지 모든 걸 다했다. 세금계산서도 직접 떼 줬다.(일동 웃음) 이전에 제작사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 사람 만나는 게 어색하지 않다. 몸은 조금 바쁠지라도 더 즐겁다.

10. 창작물에 대한 책임도 오롯이 혼자 져야하는데.
뮤지: 내 음악을 상품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수익을 바라고 만든 제작물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 앨범이 나오고 음원 차트 순위도 확인해보지 않았다.

10. ‘내’가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이 바라는 음악 사이에서의 고민은 없나?
뮤지: 천천히 가고 싶다. 지금 당장 짠!하고 사랑받을 음악을 내놓기보다 꾸준히 좋은 음악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인정받지 않을까? 요즘은 그런 것 같다. 누군가의 팬이 될 때, 많은 사람들이 지금 당장의 결과물보다 그가 걸어온 길을 더 중요시한다고 할까? 아, 이 사람이 열심히 살았고 지나온 길이 괜찮았구나… 나에게는 그 길이 음악이지 않나. 지금은 길을 멋있게 잘 다듬고 있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프로젝트그룹 UV의 멤버 유세윤에게 배운 점이 많다는 뮤지. / 사진제공=뮤지사운드
프로젝트그룹 UV의 멤버 유세윤에게 배운 점이 많다는 뮤지. / 사진제공=뮤지사운드
10. 지금 ‘뮤지의 길’ 초입에 서 있는 셈이다. 이전까지와는 어떻게 달라졌나?
뮤지: 여태 나는 모든 작업을 혼자 했다. 작사·작곡·편곡, 그리고 뮤직비디오 작업까지. 그러다 매너리즘에 빠지고 음악을 쉬었다. 방송을 시작한 계기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은 정말 많은 사람들과 협업했다.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받으며 내 색깔과 트렌디한 감성을 함께 녹였다.

10.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쉬운 일은 아닌데.
뮤지: 앨범을 작업하면서 내가 한 역할은 ‘조율’이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트렌디한 뮤지션들에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가사를 너무 잘 쓰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절제해야 하는 부분을 제시하는, 감독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대화를 통해 퍼즐 맞추듯 뮤지션들의 재능을 하나의 완제품으로 가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10. ‘뮤지’하면 음악인보다 예능인의 이미지가 강한데.
뮤지: 내가 하는 음악에 자신이 없었다면 예능 이미지가 싫었을 거다. 그러나 나는 죽을 때까지 음악을 할 것이라 사람들이 나를 재미있다고 생각해주는 게 고맙다. 방송에서 불러주는 덕분에 그 돈으로 먹고 살고 음악도 할 수 있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10. ‘개가수’의 대표그룹 유브이(UV)의 활동 계획은?
뮤지: (유)세윤이 형과 약속한 프로젝트가 세 개 정도 남았다. 곡은 정말 많이 써 놨다.(웃음)

10. 음악 파트너로서의 유세윤은 어떤 사람인가?
뮤지: 우선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부지런하다. 연예인에 완벽히 어울리는 성향을 가졌다. 자기가 만들고자 하는 콘텐츠에 대해 24시간 깨어있다. 한편 굉장히 감성적이다. 감성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일부러 바쁘게 사는 사람이다. 옆에서 많이 배웠다. 나도 쉬지 않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들었다. 유브이 작업을 할 때는 형이 나를 많이 배려해줬다. 자신이 개입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음악에 대한 것은 전적으로 내게 맡기고 피드백도 조심스러워했다. 덕분에 형과 함께 하는 작업은 늘 즐겁다.

10. 유브이란 어떤 의미인가?
뮤지: 내가 음악만 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 유브이 덕분에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를 알렸고, 이렇게 솔로 앨범도 낼 수 있게 됐다.

10. 미래에 대해 그리고 있는 그림이 있다면.
뮤지: 정규 앨범을 내고 나면 분기별로 신곡을 발표하는 레트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 옛날 사운드를 지향하는 뮤지션들과 모여 프로젝트 앨범을 만드는 게 꿈이다.

10. 공연 계획은?
뮤지: 아직은 음악을 만드는 일이 더 좋아서 공연을 열겠다는 계획은 없다. 대신 요즘 주말마다 한강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다. 매주 다른 아티스트들을 초대해서 기습적으로 버스킹을 하는데 재밌다.

10. 이루고 싶은 목표는?
뮤지: 음악을 편하게 하는 것.(일동 웃음) 경제적인 걸 생각하면 음악을 편하게 하는 게 쉽지 않다. 방송이든 무엇이든 열심히 임해서 음악을 편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가능한 한 오래도록 열심히 음악을 할 계획이다. 천천히 나아갈 테니 지켜봐 달라.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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