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많이 불안했어요. 확신이 없었죠. 첫 방송 이후 프로그램에 나온 단어들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올라와 있는 걸 보고 눈물을 흘린 PD도 있었습니다. 너무 놀랐어요. 기대 이상으로 잘 되고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죠.”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의 연출을 맡은 양정우 PD의 말이다. 양 PD는 나영석 PD와 함께 ‘알쓸신잡’ 공동 연출을 맡고 있다. 2011년 CJ E&M 공채 1기 출신인 양 PD는 지난해 나 PD와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편을 공동 연출하며 입봉했다. 같은 해 ‘삼시세끼-어촌편3’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tvN이 주목하는 차세대 주역으로 발돋움했다.
지난달 2일 5.4%(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알쓸신잡’은 지난 7일 방송된 6회에서 6.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양 PD는 ‘알쓸신잡’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부담감이 큽니다. 나영석 선배는 일로는 물론 인간적으로도 훌륭해요. ‘나영석 키즈(Kids)’라고 불리는데 사실 그 키즈가 한두 명이 아닙니다. 제 밑으로도 9명이나 있는 걸요. 나영석 선배가 이룩해놓은 걸 후배들이 잘 이어가야 할 것 같아서 걱정이 늘 있죠. ‘알쓸신잡’은 배수진을 친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알쓸신잡’은 유시민 작가, 황교익 맛컬럼니스트, 김영하 작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 MC 유희열이 국내 각지를 돌며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와 지식을 쏟아내는 수다 여행기다. 정치·경제·미식·문학·과학·음악·역사 등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강의가 아닌 수다로 풀어냈다. 하나의 사안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뻗어나간다. KTX 안에서 KTX의 약자로 시작된 이야기는 세계 기차의 역사로 확장됐다. 경주 카페 밀집 지역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토론했다. 강릉 오죽헌의 안내문과 부여 낙화암 유람선 안내방송을 통해 시대를 반영하지 못한 낡은 여성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안기기도 했다.
“생각할 거리는 이 네 분과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의도한 부분이에요. 그래도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아니므로 너무 첨예한 문제들은 피해가려고 했어요. ‘알쓸신잡’의 정체성은 예능이거든요. 문제가 될 수 있는 발언들은 세심하게 보고 있어요. 안내문이나 안내방송 같은 경우 누구 하나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거죠. 우리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방송에 내보냈습니다.”
‘알쓸신잡’은 나영석 사단이 그동안 선보였던 프로그램과는 결을 달리한다. 앞선 작품들이 여행과 음식, 힐링에 치중돼 있었던 데 비해 ‘알쓸신잡’은 지식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양 PD는 “내부에서도 이제 다른 시장을 개척해야 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그래도 많이 불안했다. 어느 정도 인기가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제작진은 처음부터 ‘수다’를 콘셉트로 잡은 건 아니었다. 양 PD는 “네 분은 말을 할 때 멋있다. 만나서 얘기를 나눠 보니까 이들이 무슨 행동을 하기보다 앉아서 지식을 뽐낼 때가 재밌더라”라고 말했다.
‘알쓸신잡’이 다루는 주제는 광범위하다. 때문에 제작진은 ‘알쓸신잡’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양 PD는 방송이 시작된 뒤 하루도 쉬지 못하고 있다. 출연자들이 이야기한 내용의 사실 확인과 편집 때문이다. 방송이 나간 후 사실과 다르다는 제보를 받고 수정해서 다시 내보내기도 했다.
“업무량이 굉장히 많아요. 공부를 많이 해야 돼요. 처음에는 네 분이 콘텐츠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전에 하던 것처럼 캐릭터를 잡아주고 분위기만 조성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더라고요. 원래 하던 일에 공부와 확인 작업까지 해야 하니 쉴 틈이 없네요. 그래도 회차를 거듭하면서 시스템이 갖춰졌습니다. 자문하는 교수님도 생겼고요. 네 분도 발 벗고 나서서 자료를 찾아주고 계십니다.”
‘알쓸신잡’의 성공 이유를 묻자 그는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의 역할이 컸다”며 공을 돌렸다.
“선생님들의 말하는 능력이 탁월해요. 어려운 얘기를 재미있고 쉽게 해요. 관계들도 좋습니다. 서로 논쟁을 할 때도 있지만 대우를 해야 된다는 마음이 깔려 있죠. 그런 것들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그저 지식만 전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이 정도로 좋아해주시는 않았을 것 같아요. 유희열 씨도 프로그램 녹화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듣고만 있어도 즐겁다고 얘기해요.”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의 연출을 맡은 양정우 PD의 말이다. 양 PD는 나영석 PD와 함께 ‘알쓸신잡’ 공동 연출을 맡고 있다. 2011년 CJ E&M 공채 1기 출신인 양 PD는 지난해 나 PD와 ‘꽃보다 청춘-아이슬란드’편을 공동 연출하며 입봉했다. 같은 해 ‘삼시세끼-어촌편3’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tvN이 주목하는 차세대 주역으로 발돋움했다.
지난달 2일 5.4%(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알쓸신잡’은 지난 7일 방송된 6회에서 6.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양 PD는 ‘알쓸신잡’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부담감이 큽니다. 나영석 선배는 일로는 물론 인간적으로도 훌륭해요. ‘나영석 키즈(Kids)’라고 불리는데 사실 그 키즈가 한두 명이 아닙니다. 제 밑으로도 9명이나 있는 걸요. 나영석 선배가 이룩해놓은 걸 후배들이 잘 이어가야 할 것 같아서 걱정이 늘 있죠. ‘알쓸신잡’은 배수진을 친다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알쓸신잡’은 유시민 작가, 황교익 맛컬럼니스트, 김영하 작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 MC 유희열이 국내 각지를 돌며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와 지식을 쏟아내는 수다 여행기다. 정치·경제·미식·문학·과학·음악·역사 등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강의가 아닌 수다로 풀어냈다. 하나의 사안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뻗어나간다. KTX 안에서 KTX의 약자로 시작된 이야기는 세계 기차의 역사로 확장됐다. 경주 카페 밀집 지역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토론했다. 강릉 오죽헌의 안내문과 부여 낙화암 유람선 안내방송을 통해 시대를 반영하지 못한 낡은 여성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안기기도 했다.
“생각할 거리는 이 네 분과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의도한 부분이에요. 그래도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아니므로 너무 첨예한 문제들은 피해가려고 했어요. ‘알쓸신잡’의 정체성은 예능이거든요. 문제가 될 수 있는 발언들은 세심하게 보고 있어요. 안내문이나 안내방송 같은 경우 누구 하나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거죠. 우리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방송에 내보냈습니다.”
‘알쓸신잡’이 다루는 주제는 광범위하다. 때문에 제작진은 ‘알쓸신잡’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양 PD는 방송이 시작된 뒤 하루도 쉬지 못하고 있다. 출연자들이 이야기한 내용의 사실 확인과 편집 때문이다. 방송이 나간 후 사실과 다르다는 제보를 받고 수정해서 다시 내보내기도 했다.
“업무량이 굉장히 많아요. 공부를 많이 해야 돼요. 처음에는 네 분이 콘텐츠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전에 하던 것처럼 캐릭터를 잡아주고 분위기만 조성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더라고요. 원래 하던 일에 공부와 확인 작업까지 해야 하니 쉴 틈이 없네요. 그래도 회차를 거듭하면서 시스템이 갖춰졌습니다. 자문하는 교수님도 생겼고요. 네 분도 발 벗고 나서서 자료를 찾아주고 계십니다.”
‘알쓸신잡’의 성공 이유를 묻자 그는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의 역할이 컸다”며 공을 돌렸다.
“선생님들의 말하는 능력이 탁월해요. 어려운 얘기를 재미있고 쉽게 해요. 관계들도 좋습니다. 서로 논쟁을 할 때도 있지만 대우를 해야 된다는 마음이 깔려 있죠. 그런 것들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그저 지식만 전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이 정도로 좋아해주시는 않았을 것 같아요. 유희열 씨도 프로그램 녹화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듣고만 있어도 즐겁다고 얘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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