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사진=MBC ‘역적’ 방송 캡쳐
/사진=MBC ‘역적’ 방송 캡쳐
채수빈이 ‘역적’을 통해 또렷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20대 여배우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MBC ‘원녀일기’ 심청 역으로 지상파에 데뷔한 채수빈은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과 외모로 드라마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채수빈은 청순한 외모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배역에 도전했다.

가족에 헌신적인 북한 간첩에서 대학 입시에 사로잡힌 고등학생까지 매번 다른 배역마다 자연스럽게 물든 모습으로 채수빈은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이렇게 끊임없이 다양한 배역에 도전했던 채수빈에게 ‘역적’ 가령 역의 참여는 의외였다. 전작 KBS ‘구르미 그린 달빛’에 이은 사극 출연과 ‘구르미 그린 달빛’의 하연 역과 유사한 짝사랑에 직진하는 캐릭터인 가령 역의 도전은 ‘역적’이 시작되기 전 의아함을 안겼다.

그러나 채수빈은 MBC ‘킬미,힐미’로 섬세한 연출력을 자랑했던 김진만 감독과 MBC ‘수백향’과 ‘절정’으로 타고난 필력을 과시했던 황진영 작가에 대한 존경과 믿음으로 두 번 망설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고 전작과 다른 캐릭터 분석으로 또 다른 직진 캐릭터를 완벽히 만들어냈다.

‘역적’ 속 가령은 드라마 초반 톡톡 튀는 사랑스러운 캐릭터에서 후반에는 깊은 감정 연기로 휘몰아치는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역적’ 초반 엉뚱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가령 캐릭터는 잠깐씩 등장할 때조차도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귀여운 다람쥐를 연상시키며 대사 없이 구석에서 음식을 먹는 장면조차도 집중하게 만들며 묵직하게 흘러가는 ‘역적’의 주된 이야기 흐름 속에서 잠시 미소를 띠게 하는 마스코트의 역할을 만들어갔다.

‘역적’이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채수빈은 사랑에 직진하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등장할 때마다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 같은 매력을 발산하며 보는 이를 설레게 했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짝사랑을 했지만 절대 무너지지도, 비굴해지지도 않은 당당함으로 사랑스러운 걸크러쉬를 불러일으키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아갔다.

후반부로 접어든 ‘역적’에서 채수빈은 차곡차곡 쌓은 연기내공을 발휘했다. 그는 복수와 슬픔으로 얼룩진 캐릭터의 변화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입체적인 캐릭터의 완성을 이뤘다.

남편을 잃은 슬픔으로 애간장을 녹이는 오열로 캐릭터의 변화를 알린 채수빈의 연기는 피범벅인 된 모습으로 왕에게 저주를 퍼붓는 장면과 눈을 가린 채 장대에 매달린 채로 남편의 생사를 확인하는 장면에서 절정을 이뤘다.

죽음을 각오하고 왕에게 한 맺힌 절규를 쏟아내는 장면에서 채수빈은 ‘역적’ 초반 사랑스러운 캐릭터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독한 눈빛과 또렷한 말투로 씹듯이 대사를 뱉어내 시청자들을 집중시켰다.

채수빈은 소속사를 통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칭찬을 들을 때마다 항상 쑥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역적’을 하면서 너무나 좋은 감독님과 작가님, 스태프분들, 선후배 동료 배우분들을 만나 촬영 현장이 항상 즐거웠다. 역적팀 모두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 사랑스러운 가령이를 오래도록 못 잊을 것 같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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